<윤동주 헌정 시>
밤하늘 성좌와 맑은 영혼의 느낌
- 윤동주 시인의 본향과 겨레의 초상(肖像)
엄창섭(가톨릭관동대 명예교수, 한국기독교문인협회 고문)
푸른 천년의 바람, 그 낯선 이국땅 북간도(北間島)
아득한 명동촌(明洞村), 낮은 산자락에 탯줄을 묻고
아호가 해환(海煥)인 ‘별의 시인 윤동주’는,
첫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그 페이지에
존재의 꽃 피워 ‘시인의 본향과 겨레의 초상(肖像)’으로
응어리진 통한(痛恨)도 말끔 씻겨낸 민족혼의 실체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걸어가야겠다.(序詩)”라는
저토록 생명의 기표와 운명적 대응(對應)에 맞물려,
꽃은 비에 젖어도 향기는 젖지 않는 이법(理法)에
지극한 영성(靈性)은 민족의 징표로 변형되었네.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묵언으로 지켜보면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바람 끊긴 적막이어도,
그 치욕의 일제강점기, 서정성 눈부신 저항 시인으로
심장이 뜨거운 꽃다운 나이의 삶을 옥사로 마감한
놀라운 충격(衝擊)에 영원한 청년, 동주의 감성(感性)은
교회당 종소리로 울어줄 자유로운 바람의 선율이다.
아! 눈물겨워라. 홍이삭 작사의 「少年」에 맞물려
뮤지컬 DIMF 창작지원의 「민들레피리」눈물겹나니,
이상윤 제작의 영화 「시인의 방」에 가슴은 저며온다.
<懺悔錄>의 ‘슬픈 사람의 뒷모양에’ 공허함 묻어나
피 멍든 손으로 영혼의 닻줄을 켜켜이 움켜잡고,
날(刃) 푸른 집념으로 ‘새로운 아침’ 못내 소망하면
천상의 층계 오르기는 창조주의 다함 없는 축복이다.
* 시인 약력 : 강릉출신, 「화홍시단」(1965년) 발행인, 「시문학」출신,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관동대학교 교수(대학원장, 총장대행), 한국시문학 학회, 김동명학회 회장, 민족시인 심연수 선양위원장 역임, 현재 가톨릭관동대 명예교수, 한국현대비평학회, 한국기독교문인협회, 아태문인협회 고문, 사) K 정나눔 이사장, 월간 「모던포엠」 주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