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전언 -유배지에서의 안부를 묻다
오세환
미명에 떠난 파발마는 소식이 없고 강 나루터에는 면벽의 유형으로 강물만이 출렁입니다 그해 겨울 녘은 유난히 춥고 눈은 쌓여 적멸의 그림자가 고요를 채웠습니다 깊고 어두운 사유많은 적소의 밤 세월은 흘러 순백의 반란에도 산수유 꽃망울에서는 부서지며 굽이치는 강물소리가 들려옵니다 천리 밖, 당신의 뒤란에는 솨솨솨 대숲은 울고 이봄에도 삐죽빼죽 연두색 화두가 밀물져오겠지요 사립문 앞 쇠오리 떼의 수없는 비상으로 눈 안에 가득채운 풍경은 어찌 걸어두셨는지 쪽빛 겨울강을 건너선 뚝방의 꽃잎들은 흐드러져 촌부의 마음을 시나브로 적시겠습니다 머지않아 정구지 밭 고랑사이에 푸른 화엄은 일어 복사꽃은 절정에 올라 대책없는 사태를 벌리고 개여울은 봄날의 전언을 호명하며 강으로 바다로 흘러가겠지요 가고오고 피고지는 속절없는 꽃잎같은 인생 아득한 대금소리의 소실점으로 풀빛같은 그리움이 나비처럼 눈물겹게 스며듭니다
부디 청건하시길, 눈이 내리는 삼월에.
- 다산선생 유배지강진에서
백련사 였든가요? 다산의 초당위의 작지만 그윽하던 절 이름이... 다산초당 앞을 지나는 길은 신작로라고 부르기에는 협소한 ... 90년대 초반 완도로 가려면 국도보다는 다산초당앞을 지나는 지방도를 타면 조각공원 옆으로 빠져 한 5분쯤 완돗길이 단축되던 기억이 나는데 그곳의 대숲소리 강진만의 갈대 부딪는 소리, 철따라 흘리고 가던 철새들의 울음소리가 바지런해 귓가의 친구되고 언덕베기 풀풀 날리던 황토의 붉은 마음만큼 나라위한 백성이한 아낌마저 찰지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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