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전직 대통령 사저 반경 100m 이내를 집회·시위 제한 장소로 규정하는 내용의 법률안 개정을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이 귀향한 양산 하북면 평산마을 일대에 확성기를 이용한 비난 방송이 이어지자 이를 원천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16일 정청래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정 의원은 집회·시위 금지장소에 전직 대통령 사저를 포함하는 내용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대표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정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집회·시위 제한 장소에 전직 대통령 사저가 포함되면 (시행령에 의거 일반 주거지역보다) 강화된 집회 소음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며 “현재 공동 발의 서명을 받고 있고 이르면 17일 의안과에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제안이유 및 주요내용에서 “최근 전직 대통령 사저 방향으로 확성기, 스피커를 설치한 차량을 정차하고 종일 전직 대통령을 비난하거나 박정희 전 대통령이 낭독하는 국민교육헌장을 반복하거나 노래를 틀고있다”며 “또한 국민교육헌장을 내보내는 등 상식을 벗어난 확성기 집회로 주민들의 피해가 극심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현행법상 대통령 관저, 국무총리 공관 등 국가 주요인사와 관련된 장소에서 집회·시위가 금지돼 있지만 전직 대통령 사저 앞은 제외되어 있어 경찰 등에 신고해도 조치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이에 집회·시위 금지 장소에 전직 대통령 사저를 포함, 인근 주민들의 피해를 예방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정 의원은 법안 제11조(옥외집회와 시위의 금지 장소) 6항을 신설할 방침이다.
한편 일부 보수단체는 최근 문 전 대통령 사저 인근에서 확성기와 스피커를 활용해 밤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단체는 집시법 시행령 14조에 규정된 소음 기준을 준수하고 있어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은 전날(15일) 페이스북 글에서 “양산 덕계성당 미사. 돌아오는 길에 양산의 오래된 냉면집 원산면옥에서 점심으로 냉면 한 그릇”이라며 “이후 집으로 돌아오니 확성기 소음과 욕설이 함께하는 ‘반지성’이 작은 시골마을의 평온과 자유를 깨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양산 평산마을 주민 여러분 미안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