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부 속까지 스며드는 사랑
건조한 날씨 탓인지 피부 가려움증이 자주 생깁니다. 붓으로 살짝 점 하나 찍은 것 같은 조그만 염증인데도 만만치 않은 가려움 때문에 밤을 설치기도 합니다. 참아보다가 도저히 안 될 것 같아 결국 피부과를 찾았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피부에 바르는 연고를 처방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연고 바르는 일이 번거롭겠지만, 염증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꾸준히 바르셔야 됩니다. 거의 다 나은 것 같다고 중간에 멈추면 안돼요. 그러면 금방 또 재발하거든요. 그때는 약에 내성이 생겨서 효과를 볼 수 없으니 주의하세요.”
고개를 끄덕이며 연고를 받아 들고 왔긴 왔는데, 며칠 지나지 않아 그 당부의 말을 까맣게 잊고 말았습니다. 염증이 깨알만큼 작아지자 그만 게을러진 거지요. 아니나 다를까 얼마 후 피부에 다시 염증이 생겨 병원을 찾았고, 이번에는 이전의 연고보다 훨씬 더 독한 약으로 처방받아야 했습니다. 위장을 보호하는 약과 함께 말입니다.
누구나 한두 번은 겪어본 일일 겁니다. 겉보기에 다 나은 것 같으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쉽게 판단합니다. 피부 겉면만 보았지, 그 아래 염증의 뿌리까지는 생각지도 못한 것이지요.
사람들과 부딪히다 보면 우리 마음에도 염증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 불편함을 없애고 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나름대로 애를 씁니다.
하지만 어설프게 사랑하고 어설프게 용서하면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마음 깊숙이 남 아언젠가 또다시 더 큰 상처가 되어 부메랑처럼 돌아옵니다.
사랑과 용서는 꾸준히 해야 하는 것, 마음의 피부 속까지 스며들어 갈등의 뿌리마저 흔들어야 그게 진짜 사랑이며 용서인 것, 바로 그 힘든 걸 해내는 사람만이 참평 화에 이르게 됩니다.
첫댓글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