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딸과 함께 읽는 소설 여행 8
6.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조세희) 줄거리
숙부를 은강그룹의 회장으로 착각한 공원의 칼에 맞아 숙부는 죽었다. 사촌은 미국에서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왔다가 나(은강그룹 경영주 아들 경훈)와 함께 법정에 참석한다. 범인은 은강방직 기사로 일하던 난쟁이 가족 큰아들이었다. 사람이 죽은 엄연한 사실을 갖고 변호인 측은 은강 그룹 회장이 노동자의 억압의 중심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죽여야 했다는, 부정한 사회를 바로잡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투사적 논리까지 펴나간다. 변호인 측 증인으로 등장한 손가락이 여덟 개뿐이 없는 지섭은 난쟁이의 큰아들은 이상을 펴려다 고생을 했으며 지금도 난쟁이 큰아들과 자신이 상대하고 있는 것은 집단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논리를 편다. 마음 약한 사촌은 그들의 논리에 열심히 귀 기울이고 무엇이 사실인가를 나에게 설명한다. 공판은 끝나고 사촌형은 떠났다. 재판 결과는 난쟁이 큰아들에게는 사형이 선고됐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기대를 품었던 공원들은 혼란과 착각에 빠졌고 재판에 승소할 것처럼 기세등등하던 변호인은 낙담했다. 이번 일로 나는 공원들의 행복과 부모님이 내게 주신 사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창작과 비평> 1978. 여름.
핵심정리
성격 : 사회고발적, 비판적
배경 : 1970년대, 은강시
시점 : 1인칭 주인공시점(은강 그룹 화장아들-경훈의 시점)
표현 : 자본가의 입장에서 노사 문제를 바라봄으로써 그들의 위선과 잘못된 사고방식을 보여 줌
주제 : 자본가 계급의 비윤리성 비판과 노동자들의 비참상 고발
등장인물
영수 : 난장이의 첫째 아들. 공장을 전전하다가 노동 운동에 투신. 회사의 기
만적 행위와 노동자 탄압, 폭력배를 통한 구타에 대항하다가 은강그
릅 회장 살해기도, 회장으로 착각한 회장의 형을 살해하게 됨. 법정
진술에서 자신의 살인이 계획적이고 의도된 것이고, 노동자의 생존을
위한 행동이었음을 말하고 사형을 언도받음
경훈 : 은강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 두 형과 경쟁의식을 가지고 있음. 기업에
대한 야망을 지니고 있는 인물. 노동자의 어려운 현실은 외면한 채
자신과 아버지가 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여 오히려 생활이 나아지
게 했다고 생각함. 노동자는 피해의식으로 잘못된 적개심과 오기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들의 불행한 삶에 혐오를 느끼고 있음.
사촌 : 경훈의 사촌 형. 영수에 의해 칼에 찔려 죽은 숙부의 아들, 마국에서
공부 중. 지극히 선한 인물. 노동 문제에 공감하면서 영수의 살인 행
위를 정당방위였다고 생각함. 현재의 노사관계로 인해 언젠가는 크게
대립과 마찰이 있을 것임을 예감하고‘나’(경훈)에게 충고하나 입장 차
이만 확인함
숙모 : 남편의 죽음을 계기로 은강그룹 회장에게 회사를 요구함. 그러나 자
신의 불륜 사진을 들이대는 회장의 협박에 아무런 주장도 하지 못함.
지섭 : 법정에서 변호인의 증인으로 활동하여 영수를 옹호함. 영수에게 강한
영향을 주었으며, 정확하게 현재의 노사문제의 모순과 쟁점을 파악하
고 있는 분석적인 인물
이해와 감상1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연작 12편중의 하나이다.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는 ‘난장이’의 아들 영수가 은강 그룹 회장의 동생을 살해한 뒤의 이야기이다. 작품 구성은 회장의 아들인 경훈의 시선에 의해 그의 생활과, 자신의 숙부를 죽인 영수의 재판 과정이 전개되고 있다. 경훈은 숙부를 죽인 노동자의 재판을 보러 간다. 영수는 회장인 자기 아버지를 살해하고자 했으나 아버지를 닮은 숙부를 아버지로 오인하여 살해한 것이다. 재판정에 들어선 경훈은 공원들의 역한 체취와 파리한 모습에 눈살을 찌푸린다. 그들은 터무니없는 오해와 증오로 뭉쳐져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 공장을 지어 일자리를 제공한 자신들은 시혜자라고 단언한다. 살해의도를 시인한 영수는 결국 사형선고를 언도 받는다. 그러나 경훈은 영수의 뻔뻔스러움에 놀라며 그를 미치광이라고 생각한다. 변호사가 은강 공단 노동자의 비인간적인 노동 환경과 조건을 열거할 때, 경훈은 눈을 감고 시원한 수영장과 점심 식사 후의 정사, 유럽 여행을 생각한다. 낮잠을 자는 영훈은 꿈을 꾸기 시작한다. 그물을 드리워 놓았으나 그 그물에 걸려 나오는 것은 앙상한 뼈와 가시뿐인 무수한 가시고기들이다. 1978년에 완결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연작은 노동자 계급의 소외로 요약될 수 있는 1970년대 한국의 사회적 갈등에 대한 본격적인 문학적 보고서에 해당된다. 산업화 시대에 진입하기 시작한 부랑노동자의 현실을 그린 황석영의 <객지>와 더불어, 70년대 리얼리즘 문학의 가장 큰 성과의 하나로 손꼽힌다. 또한 이 작품에는 현실에 대한 리얼리즘적인 포착과 함께, 반리얼리즘적인 독특한 단문형의 문체 및 서술자와 서술 상황을 바꾸어 기술하는 시점의 이동, 각각의 부분이 단편적인 완결성을 가지고 있는 단편 연작 형식의 장편 구성 등 다양한 형식적 실험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리하여 1960년대 이래의 순수문학/참여문학 이라는 도식적 대립항을 뛰어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한 문학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문학적 성과와 아울러 단행본 판매량에서도 대단한 실적을 올려, 문학적 성취와 독자층의 호응, 작가의 소명의식과 시대적 요청이 행복한 결합을 이룬 70년대 소설의 대표작의 하나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