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 빵 먹을 사람
「가톨릭 성가」 503번인 <생명의 양식>의 원제목은 라틴어로 ‘파니스 안젤리쿠스(Panis Angellicus)’입니다.
여기서 Panis는 ‘빵’을 뜻하고, Angelicus는 ‘천사의’라는 의미인데, 흔히 ‘생명의 양식’으로 번역되어 영성체 성가로 자주 불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 하나는 ‘회사’를 나타내는 ‘컴퍼니(company)’와 ‘친구’를 의미하는 ‘컴패니언(companion)’에도 빵을 뜻하는 ‘panis’가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company와 compaion에서 com은 ‘함께’라는 뜻이고 pany와 panion은 빵을 뜻하는 panis에서 파생되었다고 하니, 이들 단어의 의미가 새삼 마음 깊이 와닿습니다.
결국 회사란 ‘함께 빵을 나누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고, 친구란 역시 ‘함께 빵을 나누어 먹는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만약 ‘컴퍼니’ 라는 간판 아래 자기 혼자만 빵을 독차지하려고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이 잔뜩 모여있다면, 그곳을 진정 회사라고 부르기는 힘들 것입니다.
절친한 ‘컴패니언’이라면서 빵이 생겼을 때 혼자 먹으려고 서둘러 빵을 감추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친구라고 인정하기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갈수록 복잡하고 삭막한 인간관계에 지쳐가면서 혼자 있는 게 더 편하고, 혼자라서 더 즐거운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빵 한 조각 생기면 누군가가 생각나는 그런 기쁜 날이 우리의 오늘이길 기도합니다.
첫댓글 아멘 아멘~!
감사합니다 신부님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