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걷기명상에 오릅니다.
하늘은 낮게 내려앉고 세상이 고요합니다.
내 걸음에 집중하기에 좋은 날이네요.
어린동무들을 맞이하고 배움터로 향해 걷습니다.
노월 회관으로 가는 길 옆 도랑에 동무들이 웅성웅성 모여있습니다.
무슨 일일까? 싶어 합류하는데~
아기새 한 마리가 도랑에 빠져있네요.
물에 빠지지 않으려고 물 옆 가장자리에서 머뭇머뭇거리며 서 있습니다.
손을 뻗기에는 역부족.
나뭇가지도 안 되고, 우산을 펼쳐서 우산 안으로 집어넣으려고 해도 안 되고, 드디어 긴 국자를 어디에선가 들고 와 아기새를 안전하게 구출하여 풀밭으로 옮겨 놓습니다.
그리고 힘내서 날아가라고 이야기 한 후에 배움터로 들어옵니다.
가슴이 뭉클거렸습니다.
어린 동생부터 어른까지 한 마음과 한 뜻으로 아기새를 응원했습니다.
우리도 갓난아기였을 때 속수무책으로 어머니의 사랑으로 살아져야 할 때가 있었지요. 그것이 이렇게 우리들 가슴에 사랑으로 자리잡아 나보다 약한 생물들에게 자기도 모르게 연민의 마음이 느껴져 오늘과 같은 일로 드러난 것이지요.
함께 무엇인가를 경험한 것은 참으로 중요한 것이네요. 아침열기 시간에 다시 한번 복기하면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오전배움은 함박꽃이 오셔서 지인들과 생물 수업을 하지요. 어제 작은집에서 내일은 함박꽃과 수업한다고, 함박꽃은 무슨 말만 해도 너무 재밌다고, 맛있는 것도 많이 싸가지고 온다고, 저에게 재잘재잘 이야기하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고맙습니다.
민들레가족은 말과 글, 신난다가족은 수와 셈입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더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오전배움을 마쳤습니다.
점심 밥모심에는 간장게장이 나왔네요. 어른들은 함박 미소로 화답하고 어린동무들은 이게 뭐야? 하는 표정이고 천지인들은 밥종이 울리기도 전에 쏜살같이 내달리네요. 간장게장 국물에 비벼먹을 수 있도록 여러 반찬들도 겉들여졌네요. 잘 모셨습니다.
한시입니다.
순례자들을 위한 기도모임입니다.
오늘은 순례자들과 함께 하는 것은 마무리되는 자리이며 회향하는 자리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고슴도치, 바다, 사랑이 함께 합니다.
날마다 새로운 사람들이 오고가는 자리였으며 함께 하는 이들이 사랑어린사람이다는 것을 알아채는 자리였으며 순례자들이 순례길에 오르더라도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가 계속해서 이 자리에서 순례자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가는 자리이기도 했지요.
고맙습니다.
오후배움이 시작됩니다.
초등동무들은 수공예수업이고 천지인은 영어 수업이 이어지지요.
그렇게 하루 배움을 잘 마무리하고 어린동무들은 집으로 돌아갑니다.
하늘이 많이 내려앉습니다. 비님이 오시려나 싶게 바람님도 힘자랑을 하네요.
이후에는 9학년 학부모님들과 배움지기일꾼들, 두더지, 신난다, 민재, 상율, 지안이가 함께 하는 이웃나라순례를 위한 모임을 가집니다.
마음모아 빛 보냅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는 사랑어린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