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정이 카페에 올라왔을때 우와 지리산 재밌겠다, 무조건 천왕봉까지 올라가야지 생각으로 여행준비를 하고 여행을 떠났다.
중산리에서 출발해서 로타리 대피소까지 올라가는데 다리가 부서지는것 같았다. 발바닥은 뜨겁게 맥박이 뛰듯 뛰고있고 땀 때문에 앞머리는 젖고 찝찝한곳이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로타리 대피소에 도착하고 도저히 천왕봉까진 올라가지 못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침 배도 고프니 주먹밥이랑 라면을 끓여먹었다.
위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온몸이 싸해지더니 갑자기 울컥했다.
“왜 내가 여기까지 와서 주먹밥이랑 라면을 홀짝홀짝 먹고 있는거지, 집이였다면 이러고 있진 않았겠지 너무 불편하고 개운하게 씻고 누워있고 싶다.”
내 모습이 너무 비참했다. 내가 만나려했던 지리산과 지리산을 오르는 내 모습을 마냥 비춰보지 못하고 사랑하지도 않았다.
마음같아선 그냥 굴러서 내려가고 싶었다. 하지만 꼴에 대피소까진 왔다고 시간을 좀 보내고 내려왔다.
다른사람들은 다 천왕봉에 갔다왔고 난 아래서 혼자 사람들을 기다렸다. 너무 내가 한심했다
쟤들도 올라가는데 왜 난 올라가지 못했지, 왜 지리산을 즐기지 못하고 쉴 생각만 했지 왜 이모양일까 난 여행을 하러 온것이 맞을까,,
지리산을 타며 한심하고 비참한 내 모습만 자꾸 비춰졌다. 차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며 지리산을 한번 둘러봤다.
“널 사랑해”
짜증났다 바뀐 내 새로운 배움의 장소인 지리산을, 그곳에 배우러 올라가는 나를, 천왕봉까지 갔다온 사람들을 사랑하지 못했다. 되려 질투하고 미워했다.
그렇게 멍해져서 마지막날이 왔다.
성철스님 생가인 겁외사에 갔다. 어떻게해서든 한말씀을 들어보려 이곳저곳 둘러봤지만 억지로 끼워맞추는건 별로 마음이 나지 않았다. 옆에 있는 성철스님 기념관에 가서 성철스님께서 공부인들에게 주신 글을 한번 읽어봤다.
“생을 살면서 참된 행복은 남을 돕는것이다. 나 좋으려고 남을 아프게 하면 그것은 불행의 근본이다“
난 나를 사랑하려고 온갖생각들에 잠겼는데, 왜 성철스님은 나보단 남을 생각하라고 하셨을까, 그러면 나를 사랑하는것이 안되지 않을까?
현곡께 여쭈어보았다.
”그건 너가 생각해봐야지“
그래 이건 어떠한 대답을 듣든 내가 하는행동에 따라 그에 대한 대답이 바뀐다.
”나를 사랑함과 동시에 남도 사랑하는 방법“
이것을 내 마음에 새기고 되물어 봐야겠다.
지리산도 사랑하지 못하고 되려 내가 밟고간 돌도 사랑하지 못하고 내 몸마저 비참하게 여긴 이번 여행
정말 최고다.
첫댓글 글의 마지막이 제 나름의 배움에 대한 대답임과 동시에 새로운 질문으로 끝이 나네요.
앞으로 같이 지내며 어떤 대답을 질문지에 써 넣을지 궁금하고 또 기대 됩니다.
기주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