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비님이 꽤 많이 내렸고 부슬부슬 이슬비가 내린 아침.
점점 구름이 엷어지며 하늘이 밝아지고 비는 그치고 있다.
닭밥과 개밥을 사서 들어가느라 일꾼 아침 열기를 못하고 걷기에 합류했다.
98번 버스에서 동무들이 밝은 표정으로 내리고, 길을 건너 걷기를 시작했다.
더운 여름날이라 전망대 앞에서 인사하면 바로 노월경로당으로 향했다.
노월경로당에서도 잠시 한 숨 돌리면 배움터로 걷는다.
서준이가 장화를 신었는데 새장화여서 살이 스쳐 아프다고 하니 민들레가 준비해온 뽀로로 반창고를 붙여주었다.
몇 걸음 걷다가 그래도 아파서 못 걷겠다하여 나와 신발을 바꿔 신고 배움터까지 갔다.
2층복도를 올라가니 아침 바람이 참 시원했다.
아침열기를 하며 동무들에게 얘기했다. 오늘 리연, 루이, 레아, 하울이 배움터에서 지내는 마지막날이니 롤링페이퍼를 쓰면 어떻겠냐고. 모두들 고개를 끄덕거린다.
동무들은 오전 수업에 자리하고 민들레, 해리, 빛난다는 말씀과 밥의 집 모임에 참여하였다. 말씀과 밥의 집에서는 어머니밥상을 위해 소금, 라떼, 거북, 후마, 뜸부기, 이든 아빠가 팔을 걷어부치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이 사람은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평소에 맘이 걸렸던 자리의 풀을 정리하였다. 구름이 끼어 있을 때는 할만했는데 구름이 겆히고 햇볕이 내리쬐자 등짝이 뜨겁다.
점심밥모심을 위해 말씀과 밥의 집으로 올라왔다. 12시 밥모심 이야기를 라떼가 해주었다. 감사한 말씀이다.
밥모심을 하고 뜸부기, 이든아빠가 닭밥과 개밥을 옮겨주었다. 덕분에 착한 동물식구들 먹거리를 확보했다.
1시 순례자 마음모으기 시간이다. 민들레, 들국화, 마을인생학교 예슬, 예은이 자리했다.
이 자리에서 마음모으는 것을 순례자들도 느낀다니 놀랍고 신기하다.
야구배트를 배움터에서 갖고 놀고 싶다는 서준이가 엄마를 불렀다고 한다.
민들레, 이 사람, 서준, 서준엄마가 같이 자리해서 배움터에 야구배트를 가지고 오면 안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서준이는 납득이 안되는지 떼쓰기도 하고 울기도 했다. 자리가 마무리되었다. 서준이는 집에 가고 싶어했다. 이 분위기에서는 전환이 필요할듯하여 그렇게 하라고 하였다.
서준이를 보내고 올라와서 몸이 솜처럼 무거워서 하늘친구방바닥에서 한 숨 잤다.
동무들 새참시간이다. 녹두죽이라 말씀과 밥의 집에서 함께 모셨다.
2층으로 올라가서 5,6학년 하루마무리를 하였다. 3일간 함께한 레아에게 하고 싶은 말을 돌아가며 했다.
레아도 또 오고 싶다고 하였다. 서로가 서로에게 놀러가고 놀러오라고 한다. 고마운 시간이다.
이제 동무들은 집에 가거나 피아노동아리활동을 하고 있다.
일꾼들은 저녁밥모심 전까지 쓰레기 정리를 할 예정이다.
밥모심 후에는 어른연극시간이다.
우리의 걸음 걸음이 선물임을 잊지 않기를.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