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 노벨상 수상으로 본 비건 시장
올해 250만명, 전체 인구 4.9% 추정…순수 채식부터 일부 육류섭취까지 다양
노벨상 수상작가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인간의 ‘폭력’에 사회적 감수성을 드높이는 가운데, 비건 소비문화의 꾸준한 성장이 재조명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올해 국내 채식 인구를 약 25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는 자체 설문조사, 채식이나 비건 관련 검색 빅데이터 자료 분석, 국내 채식 제품 쇼핑몰 판매 추이, 국내 채식 식당과 카페 숫자, 채식 관련 인터넷 카페와 동호회, SNS 등의 추이 등 여러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추정한 것이다. 이는 전체 인구의 약 4.9%에 해당하는 것이니 10년 전 채식인구 2~3%에서 배가 늘어난 것이다.
이같은 비공식 추산을 뒷받침하는 실물 통계자료도 많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발표한 2021년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조사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5.6% 성장했다. 비건인증 식품도 2021년에 286개의 제품이 신규 인증을 받아 전년 대비 44%나 증가했다. 이는 비건식품 규모를 비건인증 식품과 대체육 시장규모로 나누어 집계한 것이다.
원래 비건(vegan)은 vegetarian+an을 결합해 만든 용어로 간단히 말하면 채식주의라는 의미이지만, 그 경계가 확대돼 식품뿐 아니라 비건 패션과 비건 화장품 같은 다른 소비 분야에도 비건이 자리를 잡고 있다.
비건 화장품은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 유래 성분을 사용하지 않는 제품인데, 동물성 재료로는 카민(연지벌레), 동물성 글리세린, 밀랍(비즈왁스), 꿀에서 나온 프로폴리스, 동물의 피부와 조직에서 추출한 콜라겐, 달팽이 점액 등이 있다. 주로 윤리적인 측면이 고려된 제품들로 폭력에 대한 성찰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진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와 이런 점에서 맥이 닿는다 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 분석 기관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비건 코스메틱의 시장 가치가 2018년 1억 3천만 달러에서 2024년 약 1억 9천만 달러로 증가했으며 2025년에는 2억 달러의 시장 가치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비건 패션은 모피나 가죽, 실크 등의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친환경뿐만 아니라 동물 보호를 통해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려는 지향이 담겼다. 동물의 털을 깎고 가죽을 벗기고 벌레를 삶아 죽이고 고치를 채취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동물성 소재 대신 에코 퍼, 비건 가죽 뿐만 아니라 양털은 해초 섬유로, 실크는 나무 펄프, 캐시미어는 콩을 사용한 친환경 비건 캐시미어 등으로 대체하고 있다.
채식의 유형 (출처: 인터비즈)
동아일보와 네이버가 만든 비즈니스 콘텐츠 플랫폼
같은 채식주의자라고 해도 철저히 채식만 하는 사람들만 있는 건 아니다. 비건, 락토, 락토-오보, 페스코, 폴로, 플렉시, 프루테리언 총 7가지 형태로 분류할 수 있는다. 이 중에, 비건(vegan)은 순수 채식주의자로 채소 및 과일만 허용하는 형태의 채식이다. 락토(lacto)는 채소 및 과일에서 우유(유제품)까지는 허용하는 채식을 의미한다. 오보(ovo)는 채소·과일·계란까지 허용하지만 우유(유제품)는 허용하지 않는다. 락토-오보(lacto-ovo)는 채소 및 과일·우유·계란까지 허용하며 페스코(pesco)는 락토-오보에서 생선까지 허용하는 채식을 말한다. 폴로(pollo)는 채소 및 과일·우유·계란·생선·닭고기까지 허용하고, 플레시테리언(flexitarian)은 채소 및 과일·우유·계란·생선에 더해 올바른 방법으로 도축된 고기까지만 섭취한다. 단, 고기 섭취량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프루테리언(fruitarian)은 과일만 섭취하는 극단적 채식주의이다. 해외에선 이러한 비건의 세부적인 분류에 대한 인식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상대저적으로 국내에서의 인식은 아직 부족한 편이다.
마스크팩에 명시된 비건 인증마크 (촬영=전다영 기자)
한편, 국내의 비건 인증기관을 통해 인증마크를 달고 출시되는 제품들 중 제조시설에 대한 실사 없이 서류심사로만 진행된 경우가 있어 인증 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도 있다.
비건 화장품의 경우 비건 제품이라서 민감성 피부에 대해 적합하다는 식의 광고도 문제가 된다. 비건 화장품을 사용하는 20대 여성 윤모씨는 “피부가 예민한 편이다보니 비건 제품이나 순한 제품을 더 선호하게 된다”며 "비건 제품이 피부에 자극이 적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비건 제품들은 동물실험과 동물유래성분들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것이기 때문에 명확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으며 소비자들은 비건 인증마크 여부만 확인하는 것이 아닌 전성분을 고려해 구매하는 소비 습관도 중요하다. 비건 인증마크가 있어도 향료는 동물성 재료가 사용된 제품도 있기 때문이다.
전다영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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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오마이뉴스 송고 뒤에 비건 책 쓰신 작가 분 메일 답변이 뒤늦게 왔는데 현재 보낸 글은 채택이 안된 상태라 그냥 삭제하고 인터뷰한 부분 추가해서 재전송해도 괜찮을까요...? 아니면 그냥 추가하지 않고 둬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