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륜가(五倫歌)(주세붕)
사람 사람마다 이 말슴 드러사라
이 말삼 아니면 사람 아니니
이 말삼 닛디 말오 배호고야 마로리이다 [1]
아버님 날 나하시고 어마님 날 기라시니
父母(부모)옷 아니시면 내몸이 업실낫다
이 덕을 갑하려 하니 하날 가이 업스샷다 [2]
종과 항것과랄 뉘라셔 삼기신고
벌와 가여미아 이 뜨들 몬져 아이
한 마암애 두 뜯업시 속이디나 마옵새이다 [3]
지아비 밧갈 나간대 밥고리 이고 가
飯床(반상)을 들오대 눈섭의 마초이다
진실노 고마오시니 손이시나 다라실가 [4]
늙으니난 부모 갓고 얼운은 형 가타니
가탄대 不恭(불공)하면 어대가 다랄고
날노셔 마지어시단 절하고야 마로리이다 [5]
● 전문 풀이
[1]
모든 사람들은 이 말씀(삼강오륜의 말)을 들으려므나,
이 말씀이 아니면 사람이면서도 사람이 아닌 것이니,
이 말씀을 잊지 않고 배우고야 말 것입니다.
[2]
아버님이 날 낳으시고 어머님이 나를 기르시니
부모님이 아니셨더라면 이 몸이 없었을 것이다.
이 덕을 갚고자 하니 하늘같이 끝이 없구나.
[3]
종과 상전의 구별을 누가 만들어 내었던가
벌과 개미들이 이 뜻을 먼저 아는구나.
한 마음에 두 뜻을 가지는 일이 없도록 속이지나 마십시오.
[4]
남편이 밭 갈러 간 곳에 밥 담은 광주리를 이고 가서,
밥상을 들여 오되 (지아비의) 눈썹 높이까지 공손히 들어 바칩니다.
(남편은) 진실로 고마우신 분이시니 (삼가고 조심해야 할) 손님을 대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5] 늙은이는 부모님과 같고, 어른은 형과 같으니,
이와 같은데 공손하지 않으면 (짐승과) 어디가 다른 것인가.
나로서는 (노인과 어른들을) 맞이하게 되면 절하고야 말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