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력(萬曆) 15년 정해년(1587) 4월 19일(무인)
흐림. 탕참(湯站)을 지나 단산(團山) 냇가에서 쉬었다. 탕참의 수보관(守堡官) 오도행(吳道行)이 하정을 보내왔다. 개주산(開州山)과 봉황산(鳳凰山)이 가장 기이하고 수려하였으며, 단산은 일명 ‘용산(龍山)’이라고도 하였고, 시내의 하류는 연자하(燕子河)였다. 건자하(乾子河)와 유의둔(劉義屯)을 지나니 돌길이 자못 험하였다. 저녁에 백안동(伯顏洞)에 묵었다. 봉황성(鳳凰城) 수보관 송규취(宋奎聚)가 하정을 보내왔다. 주인은 양이정(楊以正)이었다.
陰. 過湯站, 憩團山川邊, 湯站守堡官吳道行送下程. 開州山・鳳凰山最奇秀, 團山一名龍山, 川下流則燕子河也. 過乾子河劉義屯, 石路頗險. 夕宿伯顏洞. 鳳凰城守堡官宋奎聚送下程. 主人楊以正也
▶ 하정(下程) : 외국에 가는 사신의 숙소에 소요되는 여러 가지 물품을 제공하는 일이나 제공한 물품을 가리킨다.
만력(萬曆) 15년 정해년(1587) 4월 20일(기묘)
맑음. 소쌍령(小雙嶺)과 대쌍령(大雙嶺)을 넘었다. 松站은 일명 ‘진동보장령(鎭東堡長嶺)’이라고 하였다. 사가하(蛇柯河)를 건너고 두령(斗嶺)을 넘어 제이하(第二河) 냇가에서 쉬었다. 대략 산령(山嶺) 네 곳을 넘는 과정에 길이 험하여 사람과 말이 몹시 지쳤다. 저녁에 고연대(古烟臺)의 이덕옥(李德玉)의 집에 묵었는데, 차가운 우물이 매우 맑고 시원하였다.
晴. 度小雙嶺大雙嶺. 松站一名鎭東堡長嶺. 渡蛇柯河, 踰斗嶺, 憩第二河川邊. 大槩經過四嶺, 路險, 人馬極困. 夕宿古烟臺李德玉家, 有寒井極淸凉.
《국역 배삼익 조천록》 p158~159, 김영문(세종대왕기념사업회 국역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