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의 친구들,
까까중 머리로 우리는 음악이 좋아 합창단을 했다. ㅎ
그 이름이 ‘나래’ 나래합창단이다.
마산이라는 작은 항구도시 7개 고등학교 남여가 매주 모여 연습하고 발표하고….
그때 우리 눈에 엄청 위대하셨던 지휘와 지도선생님은 아직 정정하셔 우리와 같이 늙어 가신다.
저때의 친구들이 자리를 했다.
고향이 아닌 서울의 강남에서,
강남에 자리 잡은 친구는 고맙게도 예술의 전당 앞에 아트센터를 만들어 놓고 퇴임후의 봉사와 취미의 놀이터를 삼고 있다.
빈티지나는 카페 같은 곳이다.
1층은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고 나무계단을 따고 오른 2층엔 그랜드 피아노가 가운데 자리하고 이 주위로 테이블과 의자들이 자유롭게 배치되어 있다.
오른쪽 벽면으로 컴퓨터 모니터가 두대고 화면엔 악보들로 채워져 있다.
반대편 안쪽 작은 룸에는 촬영 스튜디오인지 거치대에 카메라 두대가 벽을 향하고 있다.
많이 들어차도 40명이 다 못 앉을 것 같은, 나이먹은 음악가의 작업실 같다.
누구나 와서 음악을 얘기할 수 있고, 차를 마시며 연주도 할 수 있는 곳, 빈티지 음악 카페…. 같다랄까?
친구는 이곳에 자신이 기획한 연주회와 음악인들의 모임을 한다고 한다.
‘라보엠’과 또 다른 오페라도 했다는 자랑이다.
관객과 출연자가 함께 하는 공간,
따라서는 출연자가 관객이 되고 관객이 출연자가 되는 공간,
벽면의 거울과 테이블의 찻잔이 있는 그대로 소품이 되는 공간,
이름하여 아이팍(IPAC),
우리가 늘 꿈꿨던 공간이다.
이러고보니 친구는 고전음악을 생활음악으로 즐기고 있는 샘이다.
참 멋지다!
우리가 저 고딩 때 노래연습을 할 곳이 없어서 여기저기를 떠돌아었다.
늘 가던 교회가 문을 걸어 잠그고 쫒아낼 때는 부둣가에 주저앉아 울면서 노래하던 적도…..
그래서 우리가 어른이 되면 건물을 지어 나래회관이라 이름걸고 마음껏 노래하고 또 우리 같은 아이들이 노래하도록 하자 서로서로 약속했었다.
이런 친구가 여기 이렇게 아트센터를 가지고 있으니,
고향 마산이 아니라 쪼메 아쉽지만 자랑스럽고 기특다^^
50년 흘러온 청운의 꿈,
그대로인 것이 그저 반갑고 고맙다^*^
더 늙기 전에 다음달 고향에서 더 많은 친구 선후배를 만나기 위해 [나래 동문 Home Coming Day] 가지기로 하고 해어져 나온다.
이렇게 저 먼 기억을 살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