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말은 겨울의 초입 입니다.
특히나 서울은 한바탕 기습한파가 왔었고,
포항 흥해부근에서 발생한 지진은 수능시험일을 일주일 연기할만큼 큰 파장을 가져왔습니다.
알록달록한 단풍잎도 짙은 갈색으로 변해버렸고, 대부분 불어오는 바람에 알몸이 되어갑니다.
11월23일에 정마사 6기수료식 및 정기총회가 있어, 술잔을 멀리할 수 없었습니다.
토요일에 충분한 카보로딩이 되지못해서 대회에대한 우려스려움이 있었지만, 다행히도 근래에 아킬레스 부위 통증이 잠잠해지면서 대회를 잘 뛸 수 있을것 같다는 기대치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새벽 3시30분에 기상하여 간단히 요기를 하고, 짐을 챙겨 택시를 타고 잠실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남원으로 갑니다.
부족한 잠은 차안에서 쪽잠으로 보충하고, 운동장에 진입하니 최옥수 교수님 내외분께서 반갑게 맞아주시네요.
조깅을 10여분 실시하고 복장을 탈의후 아킬레스부위에 약을 발라줍니다.
이부위가 말썽을 피우지 않으면 오늘대회는 선방할 자신이...
옥타코사놀을 지참하였으나, 썬그라스를 챙겨오지못하는 어수선한 분위기에 방긋하는 햇살이 반갑지만은 않네요.
하프와 풀코스 주자들이 동시출발하면서 쉽게 가늠이되지 않는 초반이였지만, 오버하지 않고 적절하게 페이스를 잡아갑니다.
초반 내리막을 지나 적잖은 언덕길이 쉽게 공략할 코스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5km지점에서 보온용으로 착용한 비닐옷을 찢어서 버리고, 페이스를 올려나아간다.
이미 앞쪽에 하프주자와 빠르게 나아간 20대의 젊은영건주자인 김성원님이 있다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한참 속도를 올려서 하프코스주자들이 반환을 하고나니 풀코스 선두주자가 약 100m 앞서 달리고 있었고, 이내 선두를 따라잡았다.
부지런히 뒤따르던 대구에 이승규님도 내 뒤를 바짝 붙어오셨고, 12km부터는 동반주가 이어진다.
18km부터 대열이 깨어지면서 김성원아우님과 내가 리더해간다.
반환을 하고 돌아오는데, 3등을하신 김승환님이 빠른속도로 뒤쳐진 이승규님을 추격하고 있었다.
가까운 거리에 추월을 당할것이라 생각했고, 선두권에서 밀리면 여지없이 추격하시는분께 잡히는 그림이 나올 것이다.
김성원 아우님은 대전에서 김수용아우님께 운동을 배웠고 근래에 급격히 성장하는 러너이기에 후반에 어떤 레이스가 이어질지 장담못한다.
1시간 50분을 달리고, 사점이 오는 느낌이 들었다.
옥타코사놀을 복용하고 잠시 고민을 하게된다.
마지막까지 같이 가기엔 27세의 젊은혈기가 변수가될 수 있기에 지금의 기를 꺽어야했다.
승부수는 옥타코사놀의 힘을 빌어야했다.
3분 50초 페이스로 달리다 3분 20초대로 페이스를 올려 2km를 달렸더니 150m 이상의 간격이 생겼고 조금더 속도를 이어가 200m 정도의 차이를 보이며 발걸음을 잠시 늦춰본다.
너무 빨리 치고나간것이 후반에 또다른 변수꺼리였지만,큰 고비없이 뒷주자와의 간격을 적절히 지켜가며 결승점으로 골인하게됩니다.
2시간 42분13초이며, 전반보다 후반이 어려운 코스입니다.
123번째 플코스 마라톤 우승을 하게되어 기뻤지만, 풀코스완주후 아킬레스부위에 전해지는 통증은 또다른 고민꺼리로 남습니다.
결승점에 환영해주고 챙겨주시는 최옥수교수님과 포항에 동갑내기 친구가 정겹게 재회하고, 시상식까지 잘 마쳤습니다.
대회후 과하게 술을 마신듯 싶습니다.
오는술 마다않고 다 마셨다간 정신줄 놓을 것 같습니다.
셔틀버스를 타고 서울에 도착하여 일잔을 더하고 자정이지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언제까지 선두에서 달려질지는 알 수 없지만, 선두에서 경쟁하고 이렇듯 운좋게 우승까지하게되면 더없는 행복으로 다가옵니다.
늘 이번우승이 마지막일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며, 그러하기에 더 감사하는 마음으로 주로를 달리게되고 축하해주는 고마운 인연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슴속 깊이 새겨좁니다.
주로에서 함께하신분들 모든분들께 다시한번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저 한사람의 우승이 아닌 모든 달림이들이 우승자이십니다.
늘 꽃을 피우는 마음으로 하루를...
저는 위대한 하루를 살아가는 정석근이였습니다.
첫댓글 감독님 우승축하드립니다
먼곳의 원정에서도
우승을 거머 쥐셨군요
시차적응도 힘들고 ㅋㅋ
잠도 부족하고
악조건에서도 선방하셨습니다
멋지십니다
실력은 미천한데,대진운이 좋았습니다.ㅎㅎ
아프지 않아야 잘 뛸 수 있는데...
이 정도가 제 실력인듯 싶네요.
새벽 원정경기인데요
명풀허전 입니다
지방대회가 다 그렇습니다.
서울에서 지방가려면 새벽잠 설쳐가며 가야하지요.
지방분들이 서울대회 참가하려면 같은마음일 겁니다.
감독님 최고네요.
학생 때 일찍 시작하시고 지원만 받았으면
이봉주 황영조 급이셨을 것 같아요
설마요.
저는 그 정도 그릇이 안됩니다.
ㅎㅎ 이제서야 멋진 후기를 읽습니다.
어제 셔틀버스가 함께 타오온 분들이 모두 타야만 출발한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기에
저희차가 출발할때 즈음에 군복입은 여자분이 골인지점을 향해 달리는 것을 보고선
감독님께서는 지리한 시간을 보내고 계시겠구나 싶었답니다. 저는 진작에 서울로 향하신 줄 알았거든요,ㅎ
그때 마침, 감독님의 전화도 받게 되었고~~ 마음 같아서는 차에서 내려 작별인사를 하고 싶었지만,
남의 차를 얻어 타고 왔었기에 그것도 정말 마음 뿐이었답니다.
죄송합니다,ㅎㅎ 남편이 클럽에 가입하다보니 그럴 때 조금은 불편함이 있네요,ㅎ
단체행동을 하여야 하기에 말입니다.
저역시 누님이 먼저 가셨을거라 생각했습니다.
기다리는동안 술 많이 마셨지요.
일행중에 술을 무척 좋아하는분이 계셔셔.
거듭 축하드리구요,ㅎ
어제 결승점에서 찍은 사진과 시상식 장면이 담긴 사진들은 우리 학생들한테
보여 주면서 자랑 많이 했답니다. ㅎㅎ
조만간 서울에서 뵈올 것을 기대합니다.
아참, 감독님의 조언을 듣고 서울 뚝섬의 송년 마라톤은 취소했습니다, ㅎ
보잘거없는 실력인데도 이렇듯 치켜세워주시니 기분이 up 되네요.
대회가 끝나고 한바탕 비가 쏟아졌는데 다행히 비를 맞지않아 다행이였습니다.
우앙 쌀쌀한 날씨에도 많은 분들이 계속 달리시는군요.
감축드리고,
저도 옥타코사놀 한방울 먹어 볼 그날까지 열심히~~~ 히히히히
내년 서울동마 뛰세요.
이번에 잘 준비해서 완주하셔야죠.
풀코스 참석자에게 지급할께요.
어제 이봉주선수 하남 왔더라구요
난로불 같이 쐬고
이야기하고
사진찍고
5km 같이 뛰어서
먼저 들어왔다는 ㅋㅋ
이봉주를 이기는 포스~
대단해요.ㅎ
정감독님 우승 축하합니다.
수료식/정기총회 못가서 미안합니다.
섭섭합니다.
오실줄 알았는데...
늘 강건하세요.
한잔마시고 집에 들어가는중입니다.
나중에 달아야지 하다 너무 늦었네요 ㅎㅎ
감독님의 우승이 100번이든 1000번이든
매번 후기가 특색있고 살아있는듯 합니다
그만큼 매 대회때마다 철저히 준비하시고
대회에 임하시기 때문인듯 합니다.
이번 후기를 읽으면서 또 한가지 배우고 갑니다. ^^
즣은 후기 감사합니다~
댓글 감사해요.
사람은 어린아이에게도 배울게 있다고 합니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눈으로 몸으로 배움을 체득해갑니다.
육중한 몸이 이제는 날렵한 몸으로 변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또한 저를 포함해 타회원들이 배울점이라 봅니다.
더 좋은모습을 보여주실거라 믿습니다.
저는 더 보여줄게 없네요.이재는....ㅎ
@정석근 왜 그러셔요. ㅎㅎ
잘 달리시는것만, 잘 가르치시는것만 따진다면,
책보고, 인터넷보고, 동영상보고 배우고 따라하겠죠.
감독님도 사람이고 우리도 사람이니,
실수도하고, 서로 웃고, 다독거리면서
서로에게 배우는 거지요.
정마사에 가입하고 살도빠지고 건강해지고
좋은분들도 많이 알게되어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