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구입 진통제, 내성보다 과사용을 주의해야
[의학상식] 해열진통제는 간에, 소염진통제는 위·신장에 부담
시중에 판매되는 해열진통제(좌)와 소염진통제(우)의 모습이다. / 출처: 함영준
통증은 현대인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약국도 아닌 집 근처 편의점에서 진통제, 해열제 등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도 현대인의 ‘일상화’된 통증의 한 반증일 수 있다. 약국 현장 데이터 분석 서비스 ‘케어인사이트’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8월 한 달간 일반의약품 매출이 가장 많은 약품 10종 중 3가지(1, 6, 9위)가 진통제였다. 다른 2가지(3, 5위) 약품에도 진통제 성분이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4년 8월 약국 일반의약품 판매 순위 / 자료출처 : ‘케어인사이트’(www.careinsight.co. kr)
진통제에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마약성 진통제와 비마약성 진통제다. 그리고 비마약성 진통제는 소염진통제와 해열진통제로 나뉜다. 마약성 진통제는 모르핀, 코데인 등이 있으며 주로 암 환자들에게 마약 성분의 진통 효과를 기대하며 사용한다. 우리가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진통제들은 비마약성 진통제들이며 염증을 완화하는 소염 효과의 유무로 구별한다. 소염진통제는 이부프로펜 같은 성분이 있는 약으로 소염, 진통, 해열의 기능이 있고 해열진통제는 아세트아미노펜이 대표적인 성분이며 소염 기능을 제외한 진통, 해열의 기능을 갖고 있다. 케어인사이트 자료에서 판매량 1위에 있는 타이레놀이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해열진통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진통제를 자주 복용하면 내성이 생기는가?’는 질문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델타 변이가 한국에서 유행했던 2021년 7월의 경우 ‘진통제 내성’이라는 키워드의 검색 빈도가 일시적으로 증가하기도 했다.
진통제 내성 검색 횟수 / 출처: 네이버 데이터랩
서준완(22)씨는 “어렸을 때는 진통제를 1정만 먹어도 효과가 들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며 2정을 복용해야 효과가 있거나 아예 효과가 없을 때도 있다”라며 내성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용순(48)교수는 “질병 자체의 변화로 통증 강도가 증가했거나 기타 복합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또 약물 사용에 대한 기대감과 심리적 요인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어릴 때는 강한 믿음의 효과가 약물 효과를 강화했을 수 있고, 반대로 성인이 되면서 의심 혹은 반복 사용으로 약효에 대한 기대감이 줄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간이나 신장의 약물 대사 능력에 변화도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내성’이라는 표현과 관련, ‘약물 과사용 두통’을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약물 과사용 두통이란 무분별한 약물 사용에 의해 약효가 떨어지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1차성 두통 질환에서 두통 발작 치료를 위한 약제를 자주 사용해 두통의 강도와 빈도가 증가하는 2차성 두통이 있다. 이는 내성이라기보다 약물 과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이라고 보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이라는 것이다.
진통제에 대해 유의해야 할 또 한가지 사항은 “진통제는 저마다 고유의 특성과 부작용, 주의 사항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해열진통제의 경우 간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고 간 질환이 심각하면 약 처방을 제한하게 된다. 이부프로펜 같은 소염진통제의 경우 위장 기능을 떨어뜨려 속쓰림을 느끼기도 한다. 또, 신장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소염진통제가 신장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어 다른 계통의 약물로 처방을 대체한다.
이 때문에 개인별로 ‘평생 주치의’를 정해두고 건강 관리를 꾸준히 받는 것이 불필요한 약물 사용을 줄이는 방법이라는 것이 박교수의 설명이다.
함영준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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