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내 배달 음식 이용 잦은데, 음식물처리기도 없어
미화원들 “시험기간중 음식물쓰레기 3-4배 증가” 학생들 “악취 고통”
학생들의 교내 배달 음식 이용이 잦은 일부 대학에서 음식물 처리기조차 설치돼 있지 않아 학생과 미화원 모두 불편을 겪고 있다. 대학생들은 동아리방·과방·학생회실 등에서 비교적 처리가 간편한 편의점 음식을 먹기도 하지만, 배달 음식 같은 음식물처리가 특히 필요한 음식을 자주 먹는다. 그러나, 일부 대학에서는 음식물 처리기가 아예 없어 학생들은 물론, 교내 청소를 맡은 미화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다.
춘천 시내 한림대학교의 경우, 학관 1층과 4층에 국물 처리기는 비치돼 있지만, 마땅한 음식물 잔여물 처리 방법이 없어 학생들이 변기에 버리는 등 변칙적인 방법이 사용되기 일쑤다.
“쌓인 음식물 쓰레기로 인해 정말 고약한 악취가 몇 일간 지속됐었는데, 그 냄새와 충격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는 재학생 이모(22)씨는 “평소엔 잘못 느끼지만 특히 시험 기간이 되면 처리가 되지 않은 음식물들이 학관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는 것이 다반사”라며 “지나다니며 보기에도 안 좋지만 악취가 고약한 것이 문제”라고 불만을 전했다.
이와 관련, 이 대학 학생회측은 음식물 처리 기계 설치 방안을 학교 측에 건의했으나, 학교 측은 “음식물 처리 기계를 설치한다면, 학교에서 실내 음식물 섭취를 마치 권장하는 것처럼 보일 것”이라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총학생회는 차선책으로 간이 음식물 처리통을 각 층마다 비치토록 했다. 이에 대해 한림대학교 학관 청소 미화원 김모(43·여)씨는 "간이 음식물 처리통으로 그나마 음식물과 쓰레기 분리가 돼 편리해진 것은 맞지만 제일 힘든 것은 '국물 처리'“라며 ”현재 간이 음식물 처리통은 국물을 제외한 음식물만 처리가 가능해, 국물 섞인 음식물은 변기에 버려져 변기 막힘의 원인이 되거나, 그냥 쓰레기통 위에 방치해 악취를 유발한다" 고 전했다. 김씨는 "시험 기간에 음식물 쓰레기 양이 3-4배로 늘어나는데, 음식물·국물 등을 모두 처리해주는 음식물 처리기가 생긴다면 보다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음식물처리기가 일부 설치된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반기고 있다. 춘천 시내 강원대학교는 대학본부 등 2개 건물에 각 층마다 음식물 처리기를 설치하여 학생, 교직원들의 음식물 쓰레기 고충을 덜어줬다. 재학생 최모(24)씨는 “음식물 처리기를 사용할 때마다 편리함을 느끼고 있다”며 “강원대 건물 전체에 더 많은 음식물 처리기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원대학교 대학본부 건물에 음식물 처리기가 설치돼 있다.
대학생들은 배달 음식의 이용이 잦은데다, 특히 학생들이 원거리 집을 오가지 않고 학내에서 기숙하며 생활과 배움의 시간을 함께 하는 ‘정주형 캠퍼스’를 추구하는 대학이라면 학생들의 음식물처리 고충에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재범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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