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이 느껴지는 잔잔한 일본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
이복 자매들의 사랑과 상처를 잔잔하게 담고 있어요
흔히 있는 가족사는 아니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독특하지만 담담한... 뭐 일본 음식 비스무리한?
그리고 장맛으로 점점 깊어지는 음식처럼 세 자매의
애정도 조금씩 얽히면서 끈끈해지는 과정을 보여줘요.
이 작품은 바닷가 마을에 사는 평범한 세 자매의 아버지
장례식 소식으로 시작하는데요, 아버지는 세 자매가 어릴 때
다른 여자와 딴살림을 차리면서 집을 나가버렸죠.
그래서 셋째 딸 치카는 아빠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어요.
큰딸 사치는 사춘기 시절, 부모의 이혼을 겪으면서
동생들에게 실질적인 엄마 노릇을 해왔고 15년이나
의절하고 살았던 아버지의 장례식 소식에 세 자매는 딱히
눈물도 나오지 않는 모습을 보이네요. 다만 장례식 정도는
참석하는 것이 예의라는 의무감만 있을 뿐...
둘째 요시노는 어린 시절 겪었던 아버지의 부재와 혼란한
가정사 때문인지 만나는 남자들이 죄다 신통찮아요.
변변한 직업도 없고 여자한테 빌붙고, 그러면서 아무때나
마음 내킬 때 여자를 차버리는 이런 패턴의 연애를 하는
남자들을 만나는 것을 반복하면서 살고 있네요.
사실, 지루한 일상에서 가벼운 즐거움을 얻는 것 외에
남자에게 기대하는 것도 없구요, 차일 때마다 술 진탕
마시고 진상 좀 부리고 나면 해결되는 듯 해요.
장례식장에 가는 기차 안~ 따뜻한 봄날의 기차 소풍 가는
분위기? 잔잔한 일본영화 특유의 느낌이 살아나는 장면.
다들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아빠의 존재를 그리워하지만
실제로 그에 대한 기억은 거의 없기 때문에
딱히 큰 감정이 없는 듯 해보이네요.
아빠의 세번 째 부인. 두 번째 부인 사이에 딸 하나를 낳고
사별한 뒤 만난 여자. 잠깐 나오는데 글쎄? 딸들의
입장에서는 아버지가 대체 어떤 사람들과 같이 살아온
것인지 이해를 못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장례식에는 많은
조문객이 왔고 다들 그를 그리워하는 모습이 보여요.
딸들과는 의절한 채 만나지 못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순하고 착했던 사람이었다고들 하네요.
세 자매는 아빠가 다른 여자 사이에서 낳은 이복 동생
스즈를 첫만남에서부터 호감을 느끼고 귀여워해요.
예쁘고 당찬 중학생인 이복 동생은 누가 봐도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매력적인 아이로 새엄마 대신 아버지도
돌봤구요, 사치는 장례식에서 만난 이복 동생에게 남다른
호감을 느낍니다. 본인이 간호사인만큼 아버지 병구환을
혼자서 해낸 어린 동생이 대견하기도 하고 고마워해요.
이들 넷이 처음 만나는 날 함께 바라본 풍경은 세 자매의
고향에 있는 어느 풍경과 비슷해요. 세 자매를 그리워한
아버지는 비슷한 풍경을 소중히 하며 바라보고 있었겠죠.
세 자매는 새엄마와 혼자 남겨진 스즈를 고향의 집으로
데리고 오게 되는데요, 그녀 역시 처음 만나는 언니들에게
정을 느끼고 있었기에 망설임 없이 따라갑니다.
그리고 언니들의 살뜰한 보살핌을 받으며 조금씩 새로운
집과 학교에 적응해가요. 스즈는 중학교 축구부원으로
재능있는 사커이기도 한데 여성미 넘치는 언/니들과는
꽤 닮은 듯하면서 다른 모습이에요.
사치는 어린 시절 부모의 불화와 이혼을 겪으면
이성적이고 엄격한 성격이 됐고, 다소 철없어 보이는
엄마 역시 일찌감치 집을 버리고 나가면서 어린 동생들을
보살펴야만했어요. 지금은 돌아가시고 없는 외할머니가
세 자매에게 따뜻한 가정과 추억을 많이 만들어주었지만,
부모의 불화와 부재는 세 자매 모두에게 큰 공허감을
남긴 듯이 보이네요...
사치는 같은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를 사랑하고 있는데
하필이면 유부남 T^T 자신도 아내가 있는 유부남을
사랑하고 있기에 스/즈를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었겠죠.
매실주 담그기는 세 자매 집에서 해마다 있었던 연례행사~
스즈도 언니들과 살면서 매실주를 함께 담그게 됐는데요,
일상을 함께 하며 서로를 알아가는 네 자매.
마냥 편할 수만은 없는 관계임에도 그들에게는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을 수 있는 추억을 만들어내고 있는 중.
세 자매가 모르는 아버지의 모습을 스즈는 가지고 있고
이것이 그녀들에게 위안과 보상으로 다가와요,
치카는 유독 낚시를 좋아하는데 스즈를 통해서 아버지도
낚시광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기뻐해요.
세 자매와 아버지를 단절시키면서 태어났던 스즈가
역설적이게도 그 거리를 다시 좁혀주고 있어요.
특히 스즈는 첫째 언니 사치를 가장 많이 닮았죠,
야무지고 똑부러지고. 여동생들보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가장 많고 그만큼 미움도 컸던 사치는 누구보다
스즈를 가슴으로 받아들이게 되어요. 불꽃놀이를 하면서
자신의 유타카를 주기도 하구요.
동네 음식점 아저씨, 역사가 기본 20분인 가게들!
그만큼 그 긴 시간 동안 얽힌 인연과 사연도 많은 법이겠죠?
아빠는 이곳에서 만든 음식을 좋아해서 스/즈에게
자주 만들어주었었어요, 스즈 또한 언니들이 살고 있는 곳에
와서 그와의 추억을 만나기도 해요.
이 아주머니도 음식점의 주인분이신데 세 자매의
어린 시절을 모두 알고 있는 분이세요. 이어서 새로 온
스즈도 이집 단골이 되었어요. 하지만 이 아주머니...
곧 병환으로 돌아가신다 T^T
자신의 존재로 인해 언니들에게 상처를 줬다고
생각하는 스즈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신 따뜻한 분인데.
스즈는 남 모르게 자신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존재로
생각하고 있었던 거였어요. 음, 이렇게 흔치않은 루트로
태어난 사람들은 이 아이처럼 생각할 수도 있을 거
같기도하네요.
스/즈를 좋아하는 남학생이 그녀의 남모를 고민을 듣고
함께 하는 대화. 그 남학생은 세 형제의 막내로 태어났는데
여자아이를 간절히 바랬던 부모의 실망 속에 태어나서
형제들 중에서 사진이 가장 적다고...
잔잔한 일본영화다운 감성이 계속 드러나요.
완연히 한 식구가 되어가는 그들, 오래된 전통 가옥이지만
가족들의 소중한 추억이 깊이 배인 집이에요.
맏딸 사치는 이집을 책임지고 지키고 있고 스즈는
이 안에서 가족애를 느끼며 성장해나가죠.
동네 음식점 아주머니... 돌아가셨네요. 그녀들은
자신들의 어린 시절의 추억과 아픔으로 모두 알고 있는
분의 죽음을 진정으로 슬퍼해요. 1년 전 아버지의
장례식에서도 미처 느끼지 못했던 이별의 아픔...
장례식장에서 나와 바닷가 산책을 하는 네 자매,
아버지가 자신들에게 남겨준 선물로서 스즈를 받아들이게
된 언니들. 세 자매의 바닥없는 공허함이 어느새 조금씩
치유되어가고 있어보이네요.
이제 스즈는 언니들한테 자신의 엄마에 대한 이야기도
할 수 있게 되었구요, 같은 아버지를 두고 있지만 엄마가
다른 자매들은 다른 자매들처럼 엄마에 대해 편하게
얘기할 수 없었거든요.
러닝타임내내 잔잔한 일본영화 특유의 감성을
느끼고 싶으신 분들은 .
한 번 보면 가슴 속에 아릿하게 남아있는 장면들,
아마 1년 뒤에 또 보고 싶은 영화입니다
카페 게시글
하하씨네(영화방)
바닷마을 다이어리 줄거리입니다
나이스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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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29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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