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2006년 8월 26일(토) 오후 6시
■ 장소: 인천 교보문고 이벤트 홀
■ 주최: 인천작가회의
■ 후원: 인천문화재단, 교보문고
■행사 진행
1) 인사말
- 이해선 (소설가, 인천작가회의 지회장)
2) 사회
- 이희환 (문학평론가, 작가들 편집장)
3) 유채림의 소설 세계
- 회원 (소설가)
4) <낭독 & 작은 공연>
*공감이 있는 낭독*
(1)작가 낭독 - 유채림
(2)동료 낭독 - 회원 (소설가)
*현악기 공연*
지영희 (한국예술종합학교 대학원)
5) <소설가와의 대화>
질문1 - 회원 (소설가)
질문2 - 인천시내 학교 학생
질문3 - 시민 독자
6) <저자 사인회>
7) 식사 및 담화
■우리 시대의 작가
유채림 - 소설가
1960년 인천에서 출생하여 1989년 문예지 『녹두꽃』에 장시 「핵보라」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는 장편 서사시 『쑥대 설렁이는 해방산 저 기슭』(1990), 장편소설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황혼녘에 날개를 편다』(1993), 『그대 어디 있든지』(1996), 『서쪽은 어둡다』(2000) 등이 있다.
■ 책 갈피
“잘 마른 옷을 입고, 한은 검붉게 타오르는 관음연봉을 읽었다. 치솟아 오를 듯이 창끝처럼 뾰족하기로는 상중하 관음봉이 모두 같았다. 하기사 이름만으로도 모양새를 가늠할 수 있는 게 금강산 봉우리들이 아닌가. 머리통이 둥그스레한 것은 지장봉이고, 몸뚱이가 푸짐하고 웅대한 것은 석가봉이고, 철갑을 두른 듯한 바위로 된 것은 미륵봉이다. 넓적하면서도 솟을 듯이 드높은 것은 가섭봉이고, 가늘면서 솟을 듯이 드높은 것은 옥녀봉이고, 기름하게 생겨 높게 올라앉은 것은 사자봉이다. 그런 금강산의 봉우리들은 서두르지 않는다. 인간이 산 속에 들면 산조차 서두르나 금강산은 서두르지 않고 참으로 넉넉했다.”
“저기 저 빨간 원은 수도원으로 떠나던 날 어머니의 눈물만 같고, 저기 저 삼각의 초록색은 마을 뒷산만 같네요. 저기 빨갛고 긴 곡선은 동구 밖까지 이어져 있는 고향 마을 기나긴 길만 같구요. 사실적인 것보다 수많은 상징을 담은 그림들이 때론 이렇게도 가슴에 와 닿는구나 싶네요.”
-장편소설『금강산, 최후의 환쟁이』중에서
■ 언론사 추천글
바깥세상은 6·25 전쟁 산속은 그림과의 전쟁
전쟁 중 금강산 숨어 그림 그리다 월남한 화가
한묵의 실제이야기 바탕으로 고독한 예술혼 묘사,
단단하면서도 시적인 문장이 소설 ‘질감’ 드높여
소설은 한이 금강산 깊은 골에 움집을 짓고 홀로 지내면서 고독한 예술혼을 불태우는 모습을 치밀하게 묘사한다. 바깥 세상에서는 전쟁이 벌어지는 동안 한 사람의 예술가가 산 속에 틀어박혀 그림에만 몰두한다는 상황은 확실히 작가적 상상력을 자극할 법하다. 그러나 이렇다 할 사건은커녕 대화 상대조차 없는 산 속 생활을 가지고 장편소설을 쓴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노릇만은 아니다. 작가는 한편으로는 한의 과거사를 중첩시키고 다른 한편으로는 한과 마찬가지로 ‘체제 바깥’을 택한 다른 입산자들과의 만남을 중간 중간에 배치하는 것으로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었을 소설에 흥미와 긴장을 불어넣는다.
- 『한겨레 신문』(7.14)
■인천작가회의 [초대글]
금강산의 사계, 그 치밀한 묘사
남북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금강산 관광이 현실화된 것도 이제 낯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금강산의 아름다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작가가 직접 가보고 수많은 화집과 도록을 통해 재구성해낸 그 시절 금강산의 모습은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곳까지도 치밀하고 섬세하게 그려진다.
주인공 한의 움집이 있던 대자봉 가운뎃골을 중심으로 세존봉과 채하봉, 멀게는 만폭동 보덕암과 정양사, 표훈사까지. 한이 보낸 2년간의 금강산 생활은 이 소설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계절마다 바뀌는 금강산의 이름처럼 화가인 주인공의 눈에 비치는 금강산의 모습도 다채롭기만 하다.
현재 진행형인 분단과 이산의 아픔
작가는 분단과 이산의 문제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에 놓여 있음을 한 화가의 기구한 삶에 투영시킨다. 모든 것이 잘 되어 가고 지나간 세월이 다만 하나의 단편적인 추억으로만 남게 되어도 민족의 비극인 분단과 이산의 아픔은 언젠가는 해결되어야 할 일이라는 사실을 작가는 잊지 않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