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이젠 마라탕 대신 ‘헬시플레저’
자극적 음식보다 샐러드·포케·곤약 김밥 등 건강먹거리 찾아 SNS 공유 확산
‘MZ세대들은 마라탕·탕후루·요아정과 같이 자극적이고 건강에 안 좋은 음식만 찾는다’는 인식은 이제 옛말이 되고 있다. ‘헬시플레저’ 열풍이 불면서 샐러드나 각종 건강식 음식점을 찾는 젊은 세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헬시플레저란 건강을 의미하는 ‘헬시(Healthy)’와 즐거움을 의미하는 ‘플레저(Pleasure)’가 합쳐진 말. ‘건강을 추구하는 동시에 즐거움도 놓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MZ세대의 SNS 인증과 재미를 중시하는 경향이 어우러져, 맛집을 찾아 ‘건강한 맛’을 즐기고 이를 SNS를 통해 전파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위해 칼로리는 낮으면서도 건강하고 포만감은 있어야 한다”는 여대생 김모씨는 실제로 샐러드나 포케를 자주 사먹는다. “샐러드, 포케는 종류가 엄청 다양해서 골라 먹는 재미도 있다”는 것이다.
여대생 박모씨는 “요즘 김밥도 휜 밥 대신 곤약밥과 키토를 넣은 것을 자주 찾게 된다”고 한다. “맛은 별 차이가 없는데 더 건강하게 먹을 수 있어 다이어트 목적이 아니더라도 이들 다양한 김밥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곤약밥은 곤약을 쌀처럼 밥을 짓듯이 만든 음식으로, 곤약과 쌀을 1:1 비율로 지어 먹어도 200g 기준 밥 한 공기를 340kcal라고 한다면 그 절반에 해당하는 칼로리만 섭취할 수 있다. 키토는 저탄수화물 고지방 음식으로 키토김밥의 경우, 휜 밥인 탄수화물 대신에 달걀지단을 부쳐서 채 썰어 넣어 만든 김밥을 말한다. 그리고 포케는 곡물밥이나 메밀면 위에 두부·옥수수·버섯·양파·견과류 등과 각종 푸른색 채소들로 채워져 드레싱을 뿌려 먹는 음식이다. 각종 토핑과 드레싱 선택의 폭이 넓어 다양한 맛을 낼 수 있다.
김씨와 박씨는 모두 “친구들끼리 이처럼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면서 예쁘기도 한 곳을 찾아 다니며 SNS에 업로드 하는 것을 즐긴다”고 입을 모았다. 때문에, 이들 MZ세대들이 건강하고 예쁜 식당을 찾는 방식으로는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을 이용한 SNS 탐색이다. ‘헬시플레저’, ‘건강’, ‘다이어트’ 등의 해시태그 기능도 활용한다고 한다.
사실, 건강 먹거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의 증가는 이미 감지된 지 오래다. 일례로, aT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21년 1월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를 통한 샐러드 검색량이 전년도 대비 급증한 것이 확인됐다.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를 통한 샐러드 검색량. 2021년 1월, 전년도 대비 급증했다. (출처: aT식품산업통계정보)
단순히 인터넷 검색량 뿐 아니라 실물 시장에서도 그 건강 먹거리에 대한 관심은 확인된다. 식약처 통합식품안전정보망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샐러드 판매액은 2020년 447.4억 원에서 2022년 901.2억원으로 배 이상 증가했다.
건강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 증가는 그 수요를 충족할 건강 식당의 출연으로 이어지고 있다. 춘천 서부대성로의 ‘사유식당’ 송세옥(여) 사장은 “식당 손님 연령대는 거의 젊은층이 많고 가공식품 안 좋아시는 분들이 오시기도 한다”며 “어릴 때부터 딸을 키우면서 안 좋은 건 먹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해오던 것이 이 식당을 열게 된 계기”라고 소개했다. “김밥만 하더라도 김밥집을 가면 햄이랑 게맛살이 들어가 있는데 이런 것들을 빼고 좋은 재료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메뉴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춘천에 위치한 “ 사유식당 ” 의 (왼쪽부터) 매콤참치와 불고기가 올라간 “두부유부 ”, “두부강정샐러드 ”, 구약감자 · 귀리 · 병아리콩으로 곤약면을 만든 “곤약비빔면” 이다. (사진=손다현)
춘천에 위치한 “ 녹색시간 ” 의 “ 오픈토스트 겨울 홍시 ” 메뉴. 계절 과일, 계절 신선 재료들을 활용한 브런치 메뉴를 제공한다. (사진=손다현)
한림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박소현 교수는 “샐러드·포케·첨가당이 없는 그릭요거트 등을 통해 즐거움을 칮을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혀만 즐거운 음식이 아니라 속도 편하고, 마음까지 즐거워질 수 있는 식습관을 만들어가는 일은 정신건강과 몸건강을 함께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두번 먹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평생 지켜갈 건강한 식습관을 갖는 방안으로 헬시플레저를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손다현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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