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알린 학생 신상은 유출하고, 가해 교수는 보호하나”
서울여대 인권센터 “C교수 징계기록 제공 못해”...23일, 학생들 교내 항의
사진 캡션: 서울여대 교내 성범죄 사건 수사 협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23일 오후 서울여대내 만주벌판에서 진행됐다.
23일 오후 3시 30분 서울여대 만주벌판에서 ‘교내 성범죄 사건 수사 협조 및 대책 수립’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 대학 래디컬페미니즘동아리 ‘무소의뿔’이 주최를 맡았다.
서울여대는 지난 9월 독어독문학과 C교수의 제자 성추행 공론화, 10월 가해 교수가 교내 성추행 고발 대자보를 게시한 재학생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함에 따라 가해자의 재징계 처분과 성범죄 대책 마련을 두고 항의 시위가 열린 바 있다. <오마이뉴스 10월31일 보도>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경찰의 수사 협조를 거부한 학교와 인권센터의 ‘내로남불’ 행태를 규탄하고 교내 성범죄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서울여대는 지난 10월 가해 교수가 고발 대자보를 게시한 학생들을 고소했을 당시, 고소를 당한 세 학생의 출입 기록을 요청하는 공문에 즉각 협조해 9월 4일부터 10월 29일 사이 건물 출입기록을 제공했다.
그리고 해당 공문은 두 달이 지난 시점에서 최근 뜻밖의 장소에서 발견됐다. 학생들의 개인정보가 담긴 문서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교내 건물 쓰레기통에 파쇄도 되지 않은 채 버려져 있던 것이다. 공문에는 피고소인 학생들의 건물 출입기록은 물론, 학과와 학번, 주민등록번호 전체가 그대로 표시돼 있었다.
사진 캡션: 무소의뿔이 찾아낸 노원경찰서 수사협조의뢰서와 피고소인 3인의 출입기록이 담긴 문서. 개인정보가 전부 표기돼 있지만 파쇄 처리 없이 버려졌다. <사진= 무소의뿔 제공>
학교측의 학생들 개인 정보 경찰 제공 및 안일한 사후 처리 조치와 달리, 최근 교내 성추행 사건에 대한 경찰 조사 과정에서는 인권센터가 경찰 공문에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해당 가해 교수에 대한 징계기록 전달을 거부하는 등 비협조적 자세로 일관한 것이 밝혀져 학생들의 공분을 샀다.
교내 성범죄 대책에 대해 미흡하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무소의뿔은 이 사건 공론화 초기부터 성범죄 가해자가 학생을 가르칠 수 없도록 규정하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지난 13일 서울여대 비상대책위원회가 공개한 결의안에서 해당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의안에는 ‘성행위로 징계받은 교원이 담당하는 필수 과목은 분담 조치한다’는 내용이 대안으로서 포함됐다.
이를 두고 무소의뿔은 “만약 가해 교수가 필수 과목이 아닌 선택 과목을 맡는다고 하더라도 타 강의의 선수강 과목이거나 졸업 여건 및 진로에 관련된 경우 학생들에게 수강 선택권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학생들은 이번 사건처럼 피해를 감수하고 자체적으로 수강을 포기하거나 두려움을 안은 채 수업을 들어야 해, 사실상 ‘허명무실 조치’라는 지적이다.
이날 기자회견이 끝나고 성추행 피해자의 대독이 이어졌다. 피해 학생은 “현 상황에 대해 매우 화가 나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문을 연 뒤 “공론화 이후 인권센터측에서는 걱정과 면담이라는 가면 아래 은근히 징계 사실에 대한 타당성을 설명하고 위험해질 수 있다며 공론화를 그만두라는 식으로 말한 것은 엄연한 협박과 가스라이팅”이라며 학생을 최우선으로 보호하지 않는 인권센터의 태도에 실망했다는 말을 덧붙였다.
피고소인 발언에서는 인권센터장을 향한 날카로운 비판이 담겼다. 공익적 목적의 대자보를 붙인 학생들 출입 기록, CCTV 제공에는 쏜살같이 협조한 센터측이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가해자의 징계기록은 일체 제공을 거부한 것에 대해 “이것이 학교가 생각하는 보호할 가치가 있는 개인정보의 기준이냐”며 비판의 강도를 한층 더 높이고 당장 경찰에 협조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서울여대측은 인권센터 공문 거부 건에 대해 “거부가 아니라 경찰에 (공문 발송) 다시 요청을 한 것”이라며 “자세한 건 확인 중이다”고 답변을 일축했다.
한편 교내 성추행 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C교수는 지난달 20일 사직서를 제출해 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소연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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