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전체 배움지기 수련은 진안에 있는 소부 목사님댁에서 2박 3일 이루어졌습니다. 세가지의 질문을 받은 배움지기들이 한학기를 돌아보며 질문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시간과 배움터 마루인 두더지에 한가지씩 질문하고 그 답을 듣는 시간으로 구성되었지요. 그 중 두.질.답 시간에 나눠진 이야기입니다.
1. 문명전환의 시대를 맞아 도서관 일을 할 때 그 기운이 바뀌고 있는 것이 느껴지기도 하고 특히 도서관 프로그램에서 진행하고 있는 문명전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니 실제 현장에서 강사를 만나는 일이나, 홍보 문구를 정리하는 일등에 어려움이 있다. 문명전환의 전반적인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도움 말씀을 요청한다.
사랑어린 마을배움터가 하는 일 전반이 문명전환에 관련한 일이다. 그것을 우리의 실천 언어로는 ' 저마다 자신의 길을 찾아가도록 돕는다' , ' 함께 어울려 놀면서 크는 집' 으로 표현되고 있다. 모든 것들이 늘 변화하고 있는데, 21세기를 맞아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것을 인류가 맞이하고 있다. 그 Key word가 '여성'과 '영성'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물질이 개벽했으니 정신도 개벽하자' 나 실상사에선 '미혹의 문명에서 깨달음의 문명으로'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는데 모두 각자의 현장에 맞게 쓰고 있다. 동학과 무위당, 마하트마 간디 더 나아가 석가, 예수 그리고 도덕경, 반야심경, 사랑어린 배움터 수행자의 기도속에 문명전환의 내용들이 다 들어가 있다. 어려운 것이 아닌 이미 우리가 그 바탕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겠다. 다만 내가 하고 있는 일이 그것을 바탕에 두고 있는가는 개인이 질문하여야 한다. 우리가 하고 있는 '마음공부', '걷기', '가슴교육' 등 거의 모든 것이 문명전환을 위한 몸짓이다. 이제는 종교의 시대는 저물었다. 요즘은 그 구체적 언어로 '생태'를 이야기 한다. 100여년전 소로우도 산업사회 시작부터 이미 그것을 본 사람이다. 함께 어울려 놀면서 크는 집의 함께는 사람과의 관계, 어울려는 자연과의 관계를 이야기 한다. 굳이 생태라는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우리의 언어들에 모두 들어있다.
우리가 작년부터 '다르게.새롭게.깊게'를 주제로 살고 있는데 모든 인류가 기후위기와 코로나를 경험하면서 특히 우리 배움터는 명확한 메세지를 받았음에도... 사람들이 그것에 대한 성찰없이 살다보니 그 이전보다 오히려 더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아닌가. 물론 많은 곳에서 문명전환의 기운이 확산되고 있다. 마을이란 말을 다시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예이다. 문명전환과 생태에 대해서는 학교와 도서관에선 공부해야 한다. 사유의 깊이가 얕으면 어떤 일을 하는데 어려움을 만든다. 무위당의 생명사상, 김종철선생의 철학적 토대, 이러한 시대정신을 갖고 우리는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그런 시선으로 보면 사랑어린마을배움터가 문명전환을 실천하고 사는 곳임에는 틀림없다.
2. 배움터 약속 중 문서화 되지 않는 것들( 꽃다발을 가져오지 않는 것, '너무' '빨리' 등 배움터에서 사용하지 않는 말들...)을 설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 모든 것들이 현장에서 생활하는 과정에 축적되어진 것들이다. 그러므로 이야기를 전달할 필요는 있다. 그 내용이 많지 않으니 정리하면 될것이다. 이것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는데도 하지 않는다면 할 수 없다. 그런데 우리 자신이 쓰는 말들을 사유해봐야 하지 않겠나. 예를 들어 이전에 동네 한바퀴를 오래 걷기라 표현했을 때 동무들이 그 말만 들어도 짜증을 내거나 하기 싫다는 반응을 하지 않았나. 같은 말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삶의 자세가 달라진다. 우리 동무들이 승주로 한원식선생님을 찾아뵈었을 때, 한선생님이 간절하게 '너무'라는 말에 대한 말씀을 하셨다. 빨리도 시대적 단어이다. 산업화 속에 말들어진 이러한 단어들을 성찰해 보면 알 수 있다. 우리가 함부로 내뱉는 말 몇가지만 사용하지 않아도 삶이 달라질 수 있다. 우리들의 경험속에 축적된 내용이니 정리해 보고 실천하면 좋겠다.
3. 도서관에서 마을숲 배움이나 점심 시간에 동무들이 오는데, 개인적으로 반사되는 동무들이 오면 연민의 눈으로 봐지지 않고 먼저 화가 나는데 어떻게 하면 될까.
어떤 상황이든 상황과 상관없이 내 안에 분노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인식하면 된다. 그리고 내 안의 분노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질문해야 한다. 내 안의 분노가 이런 모습으로 일어나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 분노를 어떻게 작업할 것인지... 간단한 문제이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저 동무는 어떤 환경에서 자라서 그런지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연민의 눈을 만들어 줄 수 있다. 어떤 상대를 만날 때 내가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도 그곳에서 나온다.
4. 도서관에서 올해 반년을 살면서 문명전환이라는 '함께 어울려 놀면서 크는 집' '저마다 자신의 길을 찾아 가도록 돕는다'에 방점을 찍고 돌아보았는데 내 개인의 큰 변화가 없으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개인의 문제이든, 도서관의 구조적 문제이든 간에 내가 자신의 소임에 부응하며 잘 가고 있는지 말씀을 요청한다.
기관의 구조적 문제는 놔두고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나도 배움지기들에게 질문하고 싶었다. '당신들은 문명전환의 시대를 맞아 어떤 변화를 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은 사람은 자신이 먼저 눈을 떠야지 다른 이들과 함께 도반이 되어 살아갈 수 있다. 우리가 늘 하는 말 ' 당신이 계셔 내가 있습니다' 무위당 선생님의 표현으론 '모심과 살림'으로 우리는 간절하게 살아가고 있는가. 사랑어린마을배움터는 이런 것을 공부하고 실현하는 곳이니 그것을 자각하고 변화해야지 이곳에 사는 기쁨이 있지 않겠나. 공동수련때 배움지기 모두가 스텝이 되어 잘 모시고, 동무들도 잘 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