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에 감사할 일들이 너무 너무 많았네
한 해의 마지막 날을 맞아서 ‘여기까지’ 보호하시고 이끌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며 감사한다.
* 작년부터 예배당 공사를 시작하면서 화요일마다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기도모임을 가졌다. 올해는 그 기도모임이 끝났다. 건축을 마치고 새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화요일마다 모이는 일은 계속되고, 30분간 경건회 시간을 가진 후에 예배당 주변에서 전도 활동을 하였다. 순천에서, 대전에서 예배당 건축에 관계한 지난날을 기억하면서 건축에 관해 여러 가지를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는 이런 생활은 처음이어서 너무 기쁘고 좋았다. 50년에 넘는 내 신앙생활에서 언제 2시간씩 기도하는 모임을 가진 적이 있었나?
* 6월 6일에 입당예배를 드릴 때 정** 씨와 어머님을 초대했는데 기쁘게 참여했고, 그 이후에 계속 출석하며 새신자 교육을 받고 교인으로 등록했다. 그때 김** 선생은 장모님과 처남을 초대하여 그때 이후로 계속 출석 중인데, 특히 처남은 전혀 새롭게 신앙생활을 시작하고 있다. 이것은 정말 큰 기쁨을 주는 일이다. 처남에게 『벨직 신앙고백서 강해』와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학습교재인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삶』을 주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선생도 많이 안정이 되고, 10월에 부안으로 1박 2일의 단합대회를 갔을 때 함께 갔다가 왔으며, 그후로는 더욱 교회 생활이 안정되어감을 보인다. 정** 씨는 교인들과 탁구를 치면서 어울리기도 하고, 청소하는 일이나 식당에서 봉사할 일에 함께하기도 하면서 금방 안정이 되고, 어머님도 교회 생활을 좋아하시니 옆에서 그것을 바라보는 나도 기쁠 수밖에 없다.
* 금년엔 1남 선교회의 선교부장과 봉사부장으로 섬기게 되었다. 실제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었던가? 전반기에 한 번, 후반기에 한 번, 그리고 성탄절 전에 마지막으로 전도 활동을 하였다. 1남선교회 단톡방에 선교에 관련한 글을 두 번 올렸지만 대단히 조심스러워서 중단하였다. 10월에 부안으로 1박 2일의 단합대회를 갔을 때는 밤에 ‘신앙 이야기’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부목사님과 한 침대를 사용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 봄이 되어 상추를 넉넉히 심은 것이 잘 되어서 교회 모임에 갈 때에 몇 차례 가지고 가서 나눠줄 수가 있었다. 여름에 고구마 순이 잘 되어서 몇 번 여러 상자를 가지고 가서 나눠 드릴 수가 있었다. 비가 오래 오는 것이 고구마 순이 잘 자라기엔 큰 도움이 되어서 수확한 것을 여러분들과 나눌 수 있음이 큰 기쁨이었다.
* 2월부터 시니어 클럽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처음엔 뽑히지 않고 예비후보로만 되었는데 금방 일할 수 있게 되어서 2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소비안전지원” 영역의 일을 하였다. 하루에 3시간씩, 일주일에 5일간, 한 달에 20일을 하는 것이요, 주로 계룡도서관에 앉아서 컴퓨터로 검색을 하는 일이라서 근무여건이 너무 좋았다. 새로운 소득이 생겨서 건축헌금도 하고, ‘순교자의 소리’에 후원금도 더 많이 할 수 있었다. 개척교회를 하시는 목사님께 후원금도 보냈다.
* 여름엔 이** 목사님의 『벨직 신앙고백서 강해』와 『교리사』의 교정을 하느라고 바쁜 나날을 보냈다. 은퇴 기념으로 내는 중요한 책인데 오탈자가 보이는 것이 안타까워서 미리 교정을 해 드리겠노라고 해서 상당한 분량의 책을 교정하면서 많은 공부를 하게 되었다. 목사님께서 책의 앞부분에 내가 교정을 본 것을 밝혀 놓아서 심히 쑥스럽고 큰 책임감도 느낄 수밖에 없는 일이 되었다. 드디어 책이 출판되었을 때 목사님께서 『벨직 신앙고백서 강해』는 10권, 『교리사』는 2권을 보내주셔서 『벨직 신앙고백서 강해』는 복용교회 교인들과 계룡에서 자주 만나는 분들과 나누고, 『교리사』는 1권을 김 ** 목사님께 드렸다. 『교리사』는 1016쪽에 이르는 두툼한 책이요, 영어 제목(A History of the Reformed Dogma)이 보여주듯 개혁파 교회가 믿어온 교의를 살피는 책이다. 교정이 끝나니 대부분을 잊어버린 것이 안타깝지만 그래도 3번을 보면서 큰 흐름은 이해할 수 있어서 감사하기만 하다.
* 6월 12일에 조카가 우리 집에 오게 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내가 사용하던 방을 내주고 나는 아내가 사용하던 방을 같이 사용하게 되었다. 교회에도 함께 다니고, 1년에 1독하는 교회 프로그램에 의한 성경도 함께 읽고, 가끔 한글과 영어로 된 소요리문답을 공부하다가 요즘은 매일 성경 읽기와 새벽기도회 강설을 듣고, 주중에 하루는 주일 오전예배 강설 복습을 한다. 가끔 소요리문답 공부도 한다. 9월에는 아내의 가족 여행 때에 함께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고, 옥천, 세종, 보령, 남원, 서울 등 그녀에게 부족한 국내여행을 채워주려고 힘쓰고 있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안정되고 발전한 모습을 보면서 감사를 드리고 있으며, 더욱 지혜와 사랑을 가지고 대하고자 기도하고 있다. 어쨌든 조카가 온 후에 이전과 다른 삶을 살면서 주님의 긍휼을 기도하고 있다.
* 아내가 금년에도 많이 변화한 것을 느낀다. 올해는 특히 한** 목사님의 설교를 많이 좋아하며 자주 듣고 있다. 말씀에서 풍족함을 배우니 삶의 여러 영역에서도 흘러넘침이 있다. 그리고 그 변화의 넘침에서 가장 많은 혜택을 받으며 즐거워하는 자가 바로 나다.
* 무엇보다도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 신앙 생활을 하시는 분들도 그렇거니와, 불신자들 중에서도 독서모임을 함께하는 사람들과 운동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참 좋다. 텃밭농사를 같이 하는 사람들도 다 좋다. 시니어 클럽 일을 하시는 분들도 좋아서 서로 돕고 사랑하며 기쁨과 슬픔을 나눈다. 그래서 삶이 더욱 풍성해지고 장성함이 있는 것 같다.
* 올해 특이한 일이 일어났으니 몇 년 전부터 기도하던 독서모임을 시작하게 하신 것이다. 김** 목사님이 계룡에 오신 일과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주민모임’을 시작한 것이 어울려서 성원아파트에서 ‘책 읽는 사람들’ 독서모임이 시작되었다. 9월부터 매월 넷째 주 화요일 밤에 가지는데 12월까지 4회의 모임을 가졌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장태산에 가을소풍을 가기도 했고, 성탄절 밤에 ‘potluck party’를 갖기도 했으니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목사님이 스코틀랜드에서 장로교를 공부하고 오셨고, 좋은 책을 쓰시기도 하고, 독서에 관한 강의도 많이 하신 분이라서 우리의 모임에 크나큰 도움을 주시고 있다. 더구나 좋은 책들을 가지고 오셔서 나눠주시니 우리의 영혼이 은혜로 차고 넘친다. 목사님께서는 내가 가지고 있는 책 중에서 『벨직 신앙고백서 강해』와 『교리사』, 그리고 『Knowing the Times』 몇 권을 가져가셨고, 서재에 있는 『칼빈의 욥기 강해』를 빌려 가시기도 했다. 서재의 책들이 쓰임받는 길이 생기다니 기쁘기 그지없고 감사가 넘친다.
* 서재에 가서 책을 읽고 강설을 녹음하거나 들으며, 가끔 글을 쓰는 일을 계속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감사하다. 올해는 시니어 클럽 일을 하게 되어서 마음에 원하는 만큼 많은 책을 읽지 못해서 아쉽지만 그래도 노** 목사님의 『Knowing the Times』와 다른 책을 교정한 일, 그리고 이** 목사님의 책을 교정한 것이 깊이 있는(?) 독서를 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가끔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의 경건회 설교를 녹음하여 운동하면서 혹은 텃밭에서 일하면서 듣기도 하고, 다른 목사님들의 좋은 강의나 강설을 녹음하여 듣기도 했다. 집에서는 식구들에게 방해가 되니 이런 일을 할 수 없지만 서재에서는 혼자만 있으니 마음놓고 녹음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가끔은 『진리의 깃발』에 있는 글을 녹음하고, 청교도들의 책에서 좋은 것-예를 들어 『기도하면 정말 달라질까』-을 녹음하기도 했다. 아울러 한 달에 서너 번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감사한 일이었다. 대체로 교회에서 강설을 들으면서, 혹은 책을 읽으면서 묵상하고 싶은 것을 정해서, 인터넷에서 자료들을 더 구하고, 며칠 생각을 계속하며 다듬은 후에 하룻밤에 늦게까지라도 일단 쓰고, 다음에 한 번 더 교정한 후에 Facebook과 cafe(https://cafe.daum.net/kwgeh)에 올리는 과정을 거쳤다. 이렇게 부족한 글이지만 올린 글을 읽는 분들이 있어서 감사하다. 텃밭 농사에 바쁜 여름에 얼마 동안 글을 쓰지 못하였는데 운동하러 가면 왜 요즘에 글을 쓰지 않느냐고 묻는 분이 계셔서 비록 ‘좋아요’를 누르지는 않지만 글을 읽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래서 더욱 사명감(?)을 가지고 필요한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 건강에 관하여 이야기하자면 주변 사람들이 코로나 혹은 독감으로 한두 차례 고생하며 지냈지만 나는 잠깐 목감기를 앓은 것 외에는 건강하게 지내서 너무 감사하다. 시니어클럽 일도 힘든 육체노동이 아니라서, 텃밭 농사는 내가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일을 하기에 한 해를 큰 어려움 없이 건강하게 보낼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하나님께서 마음에 평안을 주시고, 사고를 막아주시며, 질병에서 지켜주신 은혜 때문이다. 덧붙이면 작년 10월에 시작한 이 임플란트를 무사히 마치고 자유롭게 식사할 수 있는 것도 감사할 일이다.
* 마지막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주시는 것이 감사하다. 작은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쉽게 짜증을 내는 사람, 불평하는 사람을 보면 스스로 행복을 멀리하는 것이 안타깝게 여겨진다. 신앙생활을 한다고 하면서 그러는 것을 보면 더욱 안타깝다. 우리에게 주신 은혜가 얼마나 큰가를 생각하며 마음에 평안을 누리며 기뻐하면서 살아도 짧은 인생이 아닌가. 하루하루가 덤으로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작은 어려움을 불편하게 생각하거나 힘들어하지 않을 수 있고, 나의 연약과 무가치한 것을 생각하면 감히 짜증이나 원망을 생각해 볼 수가 없다. 그런 점에서 나는 여러 약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그만큼 겸손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되니까. 그리고 작은 것에도 크게 감격하며 나도 남들에게 그렇게 베풀기를 원하게 된다.
* 물론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은 많이 있다. 큰아들과 며느리와의 신앙적 소통 문제, 둘째 아들의 불신앙, 그리고 형제들과 그 가족들의 불신앙을 비롯하여 조카의 안정된 생활 등이 기도할 제목들이다. 교회에서 되어지는 일들에서 느끼는 것들도 있고,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상황에서 염려되는 것들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일들을 다스리시는 주님을 믿는다. 또 새로운 한 해를 바라보는 이 시간에 주님의 선하신 손길과 은혜 베푸심을 믿고 나가자. 새해에도 감사와 찬송이 넘치는 생활을 기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