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벌레들이 창궐하는 여름입니다.
여름만 되면 나를 괴롭히는 벌레들에게 적잖이 시달려 왔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 성가신 벌레들을 처치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 끝에 몇 가지 방법을 고안해 냈습니다. 다음에 소개해 올리는 것들은 여러분도 직접 한 번 시도해 보시기 권합니다.
파리
밥사발 위에 앉은 파리를 파리채로 때려잡는 것은 비위생적일뿐더러 먹는자(食者)에 대한 올바른 처사는 아닐 것입니다. 비록 미물일지라도 장성택 처형하듯 때려잡을 수는 없지요. “개도 먹을 때는 건드리지 마라.”라는 속언이 있습니다. 적어도 포식할 동안만은 기다려 주는 여유가 있어야겠지요. 그렇다고, 홈키판가 하우스키판가를 직직 뿌려대는 것도 인체에 해가 된답니다.
파리가 밥사발을 앞에 놓고 두 손을 싹싹 비비며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기도를 드릴 때는 인내심을 발휘해야 합니다. 녀석이 욕망을 다 채우고 밥상 바닥에 미끄러지듯 스르르 내려와서 밥알에 꽂았던 빨대 주둥이가 흐믈흐믈하고 식곤증으로 혼곤해져서 비몽사몽의 순간 왕 송곳으로 쾅 찍는 겁니다. 밥상의 구멍이야 파리더러 배상하라 하지요.
모기
애~ㅇ, 공습경보가 귓전을 울립니다. 바짝 긴장이 되는 순간입니다. 모기의 공습은 일본의 진주만 기습공격보다는 신사적입니다. 행동 개시 직전에 반드시 귓전을 돌면서 선전포고 하듯이 사이렌을 울려 주니까요. 그러나 침착해야 합니다. 녀석이 팔이나 종아리를 날카로운 창 주둥이로 찌르고 공격해 올 때를 기다렸다가 이때다 싶을 때 순간적으로 근육에 꽉 힘을 줍니다. 한참 피 맛을 탐닉할 때 허를 찔린 녀석은 덫에 걸린 주둥이를 빼낼 재간이 없습니다. 제아무리 RPM을 다 올려 회전날개 출력을 높여보지만 이미 이륙은 실기를 했습니다. 다음은 손바닥에 피를 묻힐 차례만 남았습니다.
바퀴벌레
녀석은 아무데나 못 굴러가는 데가 없습니다. 그 중에도 녀석이 자주 들르는 즐겨찾기 사이트가 있지요. 주로 장판 밑이나 신발장 그리고 싱크대의 서랍 등이 녀석들의 은거지입니다. 그 은거지에 폐타이어 한 개를 구해다 턱 버티어 놓으면 그만입니다. 녀석이 저보다 엄청 큰 바퀴를 보고는 뒤로 벌렁 나자빠져 사지를 바동거리고, 허우적대고, 뱅뱅이를 돕니다. 그때 손바닥으로 치든 읽던 책으로 치든 그거야 선택의 문제지요.
첫댓글 ㅋㅋㅋ
바퀴벌레 보다 큰 타이어를 놓아라? ㅎㅎ
그럼 자기보다 큰 바퀴를 보고 놀랄거이다? ㅎㅎ
빵! 터졌습니다. ㅋㅋㅋ
며칠간 집을 비우고 왔더니 답글이 늦어졌네용.
햐야간 퇴치 방법이 제데로 되긴 했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