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선선해진 날~ 절로 시원하다는 이야기를 하게되네요.
걷기 명상 시간엔 여전히 그늘을 찾게 되지만, 동무들과 산책 나온 개들은 싱글벙글, 언니들이 건네준 개들 목줄잡은 동생들은 좋아서 싱글벙글.
다같이 삥~ 둘러 서서 레오랑 레오 아빠 소개와 인사도 하였어요.
태율이는 레오형 어디있냐고 새로운 얼굴 찾기 놀이도 하구요.
아침 열기 시간을 가지고 수업을 합니다.
5678 동무들은 두더지와 3대 성인 이야기를 나누고, 1234 동무들은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에 빠져드네요.
9학년 동무들은 졸업 에세이 주제 찾기로 진지하네요.
자신을 알아가기 위해서는 사유가 필요합니다.
내 인생을 관통하는 주제는 무엇일까.
동무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다른 동무에 대해선 훨씬 쉽게 이야기 할 수 있는데 막상 나의 이야기는 잘 모르겠다 합니다.
우리는 평생 밖으로 뚫린 눈과 귀등 오감으로 밖을 감지하는 일은 쉼없이 하여왔는데,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내 몸과 마음을 감지하는 것은 잘 안해보았던 일이지요.
그러니 잠시 멈춰보고, 눈을 감기도 하며 내 안의 나를 느껴보는 것을 의도적으로 해야하나 봅니다.
맛있는 떡볶기로 밥모심을 합니다.
매워도 잘 먹네요.
우리 밭의 고추도 언니들은 아주 잘 먹어요.
오후에도 동무들은 수업을 하고 간식으로 나온 빵과 우리 밭 옥수수로 배를 채웁니다.
옥수수는 끝물이라 더욱 맛있게 느껴지나 봅니다.
초등 동무들이 마무리를 준비할 시간에 천지인 동무들은 리코더 소리로 우리를 감싸주네요.
오늘은 관옥나무 도서관에선 길위의 인문학이 펼쳐지고
천지인 교실에선 간송과 수학 수업이 진행되었어요.
관옥 할아버지 길위의 인문학 수업은 마지막이라지요.
광주, 합천, 순천에서 오신분들이 장자에 대한 말씀을 잘 들었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생각이 빚어놓은 세상에 살고 있다지요.
그래서 저마다 사는 세상이 다를 수 밖에 없구요.
각자 다른 세상에 살고 있으니 내 생각, 내 세상만 옳다고 주장하지 말고 상대의 세상, 생각에도 귀기울이면 배울 수 있다 하셨어요.
'용심약경用心若鏡'
관옥 할아버지는 장자에서 이야기하는 거울처럼 사는 사람이고 싶다하셨어요.
누가 와도, 어떤 상황이 닥쳐도 거울처럼 그냥 비출 수 있는...
할아버지 말씀 듣는 내내 나도 내 생각에 사로잡혀서 다른 많은 것을 놓치고 싶지 않다 하는 바람이 들었어요.
생각이 나를 부리는 것이 아닌 내가 내 생각을 부릴 수 있는 사람.
이렇게 긴 하루를 잘 마무리 하였습니다.
천지인 동무들도 수업 잘 마무리 하고 간송과 구정차에 나누어 타고 작은집으로 가구요.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편안하게 주무시고 내일 만나겠습니다.
당신이 계셔 내가 있습니다.
우리는 사랑어린 사람입니다.
첫댓글 음흐ㅡㅁ!! 두더지 3대 성인이야기는 마치 '간송가'라고 쓰신 것과 같아요 ㅋㅋ 가을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