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남강(南江)의 발원과 그 속에 내포된 의미
우리 선조들은 산 이름 하나 강 이름 하나를 짓는 데도 깊은 의미를 내포시켰다. 한문을 공부하면 그 의미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 우리 고장을 관통하는 남강(南江)의 명칭은 진주의 옛 관아가 있던 진주성의 남쪽으로 흘러서 얻은 이름이고, 낙동강은 고대 사벌국 도읍지(경북 상주) 이름인 '낙양'의 동쪽으로 흐르는 강이라 붙은 이름이다.
남강(南江)의 명칭은 진주에서 창녕 남지 두 물머리까지의 강을 말하고, 그 후 낙동강 본류와 합류하고부터는 낙동강이 된다.
남강(南江)의 경우 덕천강(德川江)과 경호강(鏡湖江)이 진양호에서 만나는데 이 때부터 남강으로 불러지게 되는 것이다.
덕천강(德川江)의 ‘덕(德)’은 인간이 스스로의 수양을 통해서 덕(德)을 얻게 되고, 그것이 다시 실천을 통해 나타나는 것으로 유학의 정치사상인 덕치주의와 예치주의를 설명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공자는 〈논어〉 위정편에서 ‘백성을 인도하는 데 덕(德)으로써 하고 백성을 가지런히 하는 데 예를 가지고 한다면 백성은 부끄러움을 알게 되고 바로잡힐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덕천(德川)은 그 덕(德)이 냇물처럼 흐른다는 의미다.
덕천강(德川江)의 발원은 지리산(頭流山) 천황봉 해발 1,915m의 지리산정 바로 아래 있는 천왕샘과 1,806m의 제석봉에 있는 제석천, 1,750m의 장터목 아래 있는 산희샘에서 발원한 물이 모여 내를 이루는 법천계곡과 지리산 중봉과 써리봉 사이에 형성돼 있는 순두류계곡 물이 모여 중산리계곡을 이루면서 강의 면모를 띠기 시작한다. 여기에 다시 세석산장의 샘과 영신봉 아래 음양수샘에서 발원한 내대천에 이어 고운동 계곡에서 흘러온 반천이 합류해 덕산에 이르러 대원사계곡에서 흘러온 물과 만나면서 화살처럼 빠른 시천(矢川)이 된다.
지리산 새재와 왕등재에서 시작한 대원사계곡 물은 유평을 지나면서 수량을 더해 웅석봉 밤머리재에서 흘러온 물과 합치면서 강폭을 넓혀 내원골과 장당골의 물이 만나는 대포에 이르러 강만큼 넓은 들을 펼친다.
중산리계곡에서 흘러온 물과 대원사계곡에서 흘러온 물이 만나는 지점이 양단수다. 물이 얼마나 맑고, 주변 경치가 좋았으면 무릉도원이라 했을까?
남명은 일생토록 벼슬길에 나가지 아니하고 지리산이 올려다 보이는 양단수 언저리에 산천재를 열고 ‘안으로 바른 마음을 기르며 밖으로 그 옳음을 실천한다.’는 경의학(敬義學)을 몸소 행하며 가르쳤다. 그가 지은 시조 두류산 양단수는 이러하다.
두류산 양단수
두류산 양단수를 녜 듯고 이제 보니
도화 뜬 맑은 물에 산영조차 잠겨 세라.
아희야, 무릉이 어듸오 나는 옌가 하노라
덕산을 지나서는 웅석봉 아래 마근담에서 흘러온 물과 덕산에서 하동을 넘는 갈치재에서 흘러온 중태천이 물을 보태면서 자양 들을 일군다. 자양보 아래로 내려오면 백운계곡 물이 합류하게 되고 이 물은 하동 옥종으로 흘러간다. 옥종을 거쳐 진주 수곡으로 또 사천 본촌을 마지막으로 진양호에 합류한다.
경호강은 남덕유산 남쪽기슭 참샘이 발원지다. 거기에 북쪽의 바른골과 삿갓골 샘이 합류하고 화림동 계곡을 거쳐 백운산(白雲山:1,279m) 계곡수와 만나 위천이 된다. 수량이 더욱 풍부해 지는 것은 지리산 주릉 북쪽계곡인 심원계곡, 뱀사골, 백무동, 칠선계곡에서 발원한 물이 모여 합류하면 임천강이 된다. 이 강이 산청군 생초면에 이르면 경호강으로 부른다.
경호강(鏡湖江)이란? ‘경(鏡)’은 거울을 뜻한다. ‘호(湖)’는 호수다. 경호(鏡湖)는 거울 같은 호수다.이 명칭에는 두 가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하나는 ‘물이 잔잔하게 흘러 산수가 투영됨이 거울에 비친 것처럼 아름답게 보인다.’는 뜻이고, 다른 하나는 명경지수(明鏡止水) 즉 ‘마음이 고요하고 잡념과 가식, 허욕이 없이 아주 맑고 깨끗하다.’는 뜻이다.
경호강이 생비량면에 이르면 황매산에서 발원한 양천강을 만나 더욱 큰 물줄기로 완성된다. 이 강이 진주 대평을 거쳐 진양호에서 덕천강과 만나게 되는 것이다.
덕천강의 발원은 지리산 즉 두류산(頭流山)이다. 두(頭)는 백두산을 뜻하고 류(流)는 흐른다는 뜻이다. ‘頭流’의 의미는 백두산(白頭山) 천지(天池)에서 형성된 천기(天氣)가 백두대간(白頭大幹)을 따라 흘러 이곳 두류산으로 흘러왔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천기(天氣)’가 흐른다는 것이다. ‘기(氣)’는 ‘만물의 생성, 성장, 소멸을 지배하는 원천적인 힘’을 뜻한다.
경호강의 발원지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덕유산(德裕山)이다. ‘덕유산(德裕山)’의 의미는 ‘덕을 넉넉하게 한다.’는 뜻이다. 그러고 보면 두 강물이 합쳐진 진주 남강은 기(氣)와 덕(德)이 갖춰진 강(江)이라고 할 수 있다.
천기(天氣)가 강하게 흐른다는 강, 덕천강(德川江) 상류 시천(矢川)에는 조선중기(朝鮮中期)의 위대(偉大)한 유현(儒賢)이며 뛰어난 실천(實踐) 도학자(道學者)였던 남명선생(南冥先生)이 만년(晩年)에 강학(講學)했던 곳이다. 선생의 고고(孤高)하고 강의(剛毅)한 기상(氣象)은 여기에서 발원한 것으로 사료된다.
남명(南冥)의 학풍(學風)은 최영경(崔永慶), 정인홍(鄭仁弘), 정구(鄭逑), 김우옹(金宇옹) 등 발군(拔群)의 여러 제자(弟子)들을 통해 전승(傳承)되었다. 특히 임진왜란(壬辰倭亂)때에는 곽재우(郭再祐) 김면(金沔) 정인홍(鄭仁弘)등 경상우도의병(慶尙右道義兵)의 주축(主軸)이었는데 이 문하(門下)에서 군기(群起)하여 국난극복(國難克服)에 크나큰 공덕(功德)을 세운 것도 어떻게 생각하면 천기(天氣)의 발로였을 것이다.
덕(德)이 넉넉하다는 경호강 상류의 인물은 사림학파의 거두였던 일두(一蠹) 정여창이 있다.
조선 전기 사림파의 대표적인 학자로서 훈구파가 일으킨 사화(士禍)로 희생된 인물이다.
일두 선생은 일찍이 지리산에 들어가 5경(五經)과 성리학을 연구했다. 1490년(성종 21) 효행과 학식으로 천거되어 소격서참봉에 임명되었으나 거절하고 나가지 않았다. 같은 해 과거에 급제하여 관직에 나간 후 예문관검열·세자시강원설서·안음현감 등을 역임했다.
그는 유학적인 이상사회, 즉 인정(仁政)이 보편화된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먼저 치자(治者)의 도덕적 의지가 확립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그리하여 주자학적 세계관을 우주론적으로 해명하는 이기론과 함께 개인의 도덕성 확립을 위한 심성론(心性論)을 본격적으로 탐구했던 성리학자였다.
덕천강이 산청을 지날 때 시천(矢川)이라 한다. 시천(矢川)은 물이 화살처럼 빠름을 나타낸다. 그래서 래프팅 장소로는 적합하지 않은 반면, 경호강은 그에 비해 유속(流速) 조금 느리다. 래프팅 장소로 적합한 곳이다. 덕유산(德裕山)의 넉넉한 은덕을 입은 것이겠지?
남강이 흐르는 진주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기(氣)와 덕(德)이 응결(凝結)된 지역이다. 그 음덕에 힘입어 많은 충신과 선비를 배출한 곳이다. 그래서 옛날부터 삼남 인재 반 진양이라 했던 것이다.
개천예술제와 병행해서 열리는 남강 유등축제는 문화관광부가 지정한 최우수 축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남강은 진주시민에게 있어서는 의미 있는 강이다. 그 유래와 얽힌 이야기를 알고 남강을 보면 더욱 애착을 갖게 될 것이다.
첫댓글 형부~~
내가 제일존경하는 우리형부~
늘 열심히 공부하셨서 좋은글 올리시면 가게에서 짬짬히 열심히 봅니다~
오늘은 어버이날이라 더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항상 행복하시고 건강하셨서
좋은 정보 좋은글 많이 올려주세요~
이세상에서 제일가는 카페지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