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앙의 마지노선
그러나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에게는 물러설 수 없는 신앙의 마지노선을 분명히 그어야 할 시점이 반드시 옵니다.
다니엘은 궁중 음식과 술로 자신을 더럽히지 않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자기가 더럽혀지지 않게 해 달라고 내시장에게 간청하였다.(1,8)
‘마음속으로 다짐하고’라는 말은 아주 단호하고 강한 결심을 뜻합니다. 이때까지 다니엘의 삶은 마치 세상의 모진 폭풍에 떠밀려온 것 같았습니다. 조국은 망했고, 그와 친구들은 타국에 포로로 끌려왔습니다. 끌려와서는 바빌론 식의 이름으로 바뀌고 그곳의 학문까지 배웠습니다. 그리고 이번엔 임금의 식탁에 올라가는 최상품의 음식과 포도주를 먹으라고 합니다.
사실 세상의 시각으로 보면 엄청난 특권입니다. 비록 그의 나라는 망했지만 다니엘에게는 출세의 길이 활짝 열린 셈이었습니다. 바빌론 식 이름도 받고, 임금이 먹는 최고의 음식을 먹고, 3년만 있으면 높은 관직에 앉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니엘은 하느님의 사람이었습니다. 세상 사람과 똑같은 시각으로 인생을 해석하지 않았습니다. 기도하는 사람인 그에게 이 문제는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바빌론의 학문을 배우고 바빌론의 이름을 받는 것은 세상 속으로 들어가라는 하느님의 사명으로 생각하며 버틸 수는 있었지만 우상에 제물로 바쳐졌던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였습니다.
다니엘은 ‘궁중 음식과 술로 자신을 더럽히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말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째는 하느님의 율법에 피가 섞인 고기를 먹는 것을 금하고 있었습니다. 바빌론 임금이 먹던 음식과 술은 좋은 음식이 아니고, 모두 바빌론의 신에게 바친 뒤에 내려지는 우상의 제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음식을 먹으면 자신도 그 우상을 섬기는 게 되는 것입니다.
둘째는 바빌론의 임금은 우상들에게 바쳐졌던 음식을 자기와 바빌론의 지도층들이 먹음으로써 자신들의 건강과 전쟁의 승리와 축복을 보장받는다고 믿었습니다. 따라서 다니엘이 그 음식을 먹게 되면 자신의 인생을 바빌론 임금과 그 우상 신들이 결정한다고 고백하는 것이 됩니다.
배가 항해 중일 때, 물이 배 안으로 들어오게 되면 배는 침몰하고 맙니다. 바빌론 학문을 배우고 바빌론 식의 이름을 받는 것까지는 배가 물 위에 있는 것이지만, 우상의 음식을 먹는 것은 물이 배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것과 같다. 다시 말해 음식을 먹으면 어두운 권세와 그 하수인인 우상들의 영향력이 내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몸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십니다.
여러분의 몸이 여러분 안에 계시는 성령의 성전임을 모릅니까? 그 성령을 여러분이 하느님에게서 받았고, 또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의 것이 아님을 모릅니까? 하느님께서 값을 치르고 여러분을 속량해 주셨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의 몸으로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하십시오.(1코린 6,19-20)
세상이 그리스도인을 압박하고 시련을 줄 때는 양극단이 있습니다. 첫째는 이해할 수 없는 고난과 아픔을 주어서 신자들이 분노하며 하느님을 원망하고 불평하게 만듭니다. 다니엘에게도 나가라 망하고, 바빌론에 포로로 끌려가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최악의 상황에도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며 잘 적응했습니다.
둘째는 세상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출세와 화려함으로 유혹하는 것입니다. 바빌론은 이것저것 감투와 재물로 사람의 혼을 쏙 빼놓은 뒤, 결국은 바빌론의 노예로 만들어버리려는 속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와 이렇게 됐으니 나라는 망했어도 너는 살아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바빌론 사람이 되어라.” 수단과 방법에는 바빌론 우상 문화에 동화되는 것도 은근슬쩍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사실 둘째가 첫째보다 더 이겨내기 어렵습니다. 유혹치고는 정말 달콤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니엘은 단호하게 그 유혹을 떨쳐버렸습니다. 비록 십대의 어린 나이였지만 그 끝이 무엇인지를 알았습니다. 하느님의 사람이 가야 할 길이 아님을 안 순간 그는 벌떡 일어섰습니다. 노예로 끌려와 몸은 어떻게 할 수 없었지만 영혼까지 팔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은 바빌론이 휘두르는 대로 끌려가선 안 되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첫댓글 아멘. 아멘. 아멘.~~
"마음 속으로 다짐하고"
"여러분의 몸이 여러분 안에 계시는 성령의 성전임을 모릅니까?
그 성령을 여러분이 하느님에게서 받았고,
또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의 것이 아님을 모릅니까?
하느님께서 값을 치르고 여러분을 속량해 주셨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의 몸으로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하십시오."(1코린 6,19-20)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