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지각
성탄절이 다가올 때마다 떠오르는 이야기 하나가 있습니다.
평생 세 번씩이나 중요한 순간에 일이 꼬여 기회를 놓친 사람이 있었습니다. 루비와 청옥, 진주를 예물로 준비하고 아기 예수님을 경배하러 길을 떠났던 네 번째 동방박사 ‘알타반’이 바로 그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첫 번째는, 세 명의 동방박사와 만나기로 한 장소로 가는 길에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사람을 만나게 된 알타반은 루비를 팔아 그를 돕다가 베들레헴에 늦게 도착하여 아기 예수님을 뵙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두 번째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아기 예수님을 뵙기 위해 이집트로 향해가던 길에서 발생합니다. 군사들로부터 죽을 위기에 처한 갓난아기를 발견하곤 그들에게 청옥을 건네주고 아기를 구하느라 시간을 지체하는 바람에 또 그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33년의 세월이 흐른 뒤 골고타 언덕길에서 예수님을 뵐 수 있었던 결정적 순간에도 일이 꼬이고 맙니다. 예수님을 뵙기 직전, 매를 맞고 노예로 팔려가게 된 소녀를 보고는 마지막 예물이었던 진주마저 그 소녀와 맞바꾸면서 시간이 지나버린 겁니다.
마흔 살의 나이에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경배하기 위해 고향을 떠났다가 일흔 살이 넘어 드디어 예수님을 뵙게 된 그 순간마저도,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다가 번번이 그 소중한 기회를 놓친 알타반….
소중한 기회를 놓친 알타반….
예수님이 그를 알아보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난 이미 너의 경배를 세 번씩이나 기쁘게 받았다. 네가 약한 사람들에게 베푼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다. 네가 만 난 그 사람들이 바로 나다.”
바쁘다는 핑계로 예수님 만나러 가는 길에 늘 지각하기 일쑤인 우리들입니다.
가만히 눈을 감고 알타반의 이 ‘아름다운 지각’이 들려주는 마음의 울림에 깊이 잠겨봅니다.
첫댓글 "네가 약한 사람들에게 베푼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다.
네가 만 난 그 사람들이 바로 나다.”
아멘 아멘~!!
감사합니다 신부님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