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엔 날이 춥고, 햇님 바짝 나면 선선한 가을날 입니다.
아침 명상 시간에 '걷기 명상'의 중요성에 대한 말씀을 듣습니다.
사랑어린배움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걷는 것, 그것 하나라는 이야기에요.
몸을 움직여 걷는 행위, 사유는 발 뒤꿈치로 한다는 이야기도 자주 들었던 기억이 나더군요.
날마다 명상을 할 수 있고, 날마다 아름다운 길을 동무들과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참 큰 복입니다.
버스에서 우리 동무들 한가득 내리면서 신나는 걷기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라떼도 걷기 동무로 함께 하시네요.
하늘은 높고, 선선한 바람이 걷는 우리에게 에너지를 보태주시네요.
탈곡한 쌀을 말리는 할머니들도 반갑게 우리를 반겨주시구요.
오늘은 제주에서 전태일 연극을 하는 볍씨학교 동무들과 선생님이 오십니다.
볍씨학교 제주 학사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요.
우리처럼 초, 중 9학년제인 볍씨학교는 마지막 1년은 제주학사에서 지낸다구요.
그 동무들은 새벽같이 일어나서 산으로 달리기를 하고, 불을 지펴 솥에 밥을 직접 해서 먹고, 농사와 제주 돌일을 어른처럼 하고, 글을 쓰고, 합창도 하며 하루를 아주 알차게 산다는 이야기들...
그곳에 다녀온 많은 사람들이 놀람과 경외로움을 가진다고 하더군요.
공양간에선 여러 부모님들과 일꾼들이 종일 청소를 하고, 우리는 벗님들 밥모심 장소를 쓸고 닦고 식기를 준비하며 맞이 준비를 했네요.
천지인들은 영어 수업, 민들레 가족들은 수와 셈을 공부하구요.
오늘 2층은 아주 많은 이들을 먹여주는 커다란 밥집으로 변신 하였습니다.
그리고 새식구 모심을 위한 마음 모음 시간.
사랑어린 배움터 살림정신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우리는 이미 새식구 모심을 진행하고 있다는 이야기에 모두 주억거렸네요. 지난주 금곡고 언니들 부터 오늘 볍씨 동무들까지 새로운 식구들이 이렇게 오시고, 공양간 청소도 새롭게 하게 되었고, 살림방 청소도 의도하지 않게 하게 되면서 새로운 식구를 맞이하기 위한 대청소도 이미 하고 있다구요.
마음을 모으는데 우렁찬 노랫소리가 들립니다.
전태일 연극 연습이 시작되었군요.
특별 출연하는 우리 시다언니들은 첫 전체 연습인데 목소리도 우렁차고 잘 합니다.
멋진 조연출 선생님 덕분이라는 소문이 무성...
우리 동무들 다닥다닥 살림방 창문에 붙어서 구경하느날 정신이 없네요.
청년 전태일.
오늘 천지인 동무들과 전태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우리가 이렇게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자신을 바친 많은 분들 중에 한분이라고.
인간의 존엄성을 고민하고,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을 고민하며 어둡던 시대를 치열하게 밝힌 청년.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도록 이 사회와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려준 아름다운 사람.
가난으로 고통받는 어린 여공들을 보며 가슴아파 했던 자비로운 사람.
그 전태일을 우리와 같은 또래 동무들이 힘차게 노래 부르며 연기하는 모습이 참 놀랍고 신기하게 보이네요.
언제나 마무리 될까 했던 공양간 청소는 일단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수고해 주셔서 말끔한 새옷을 입을 공양간이 빛이 나네요.
배움지기들은 공양간에서 마무리 모임을 하고 다같이 쓰레기를 버리고 볍씨 동무들 저녁 밥모심을 준비합니다.
할머니 오셔서 이것 저것 밑반찬 내어 주시고, 몇명 엄마들의 맛있는 반찬 꾸러미도 선물처럼 오셨군요.
미술실에선 한달에 한번 오시는 우림 오셔서 동무들과 우주이야기 하셨구요.
우주이야기 수업 마친 동무들은 볍씨 동무들과 짬 축구 한판도 신나게 하였네요.
오늘도 가득한 하루.
고맙습니다.
당신이 계셔 내가 있습니다.
우리는 사랑어린 사람입니다.
참, 26일 오후 4시에 전태일열사 연극 '네 이름이 무엇이냐' .
손에 손 잡고 많이 보시러 오세요~
표 없어도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