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놋그릇/손설강
지푸라기 돌돌 말아
기왓장 가루 묻혀
닦아놓은
눈부신 제기(祭器)
세라믹과 본차이나/현송희
재질은 달라도 그럭저럭
한 방향 빛을 보며 걷고 있다
본차이나가 후기 모델이니
더 잘해야지 생각한다
그릇/최재우
한치의 오차 없이
똑같이 주시지
받고자 하는 크기대로
기도/권현숙
밥심으로 사는 사람들
밥줄 끊기지 않게 해주십사
소망 담아 지어올린 고봉밥 한 그릇
꽃 한 그릇/강영식
봄날에는
꽃과 알과 밥이 같은 말입니다
꽃게장이 먹고 싶구나, 하시던
아버지 산소에 가다 만난
알 꽉찬 꽃 한 그릇
돋아라, 싹/박주영
생명을 키우고 있는
깨진 그릇
황량한 내 안에도
실낱 목숨 꿈틀댄다
내 안의 바다/조영래
고량주잔이었다
맥주잔 크기가 된다
양동이가 된다
달빛과 파도에 앉아 있으면
그릇이 점점 커져 작은 바다가 된다
첫댓글 대단하시네요. 한편의 시도 찾기 힘든데 묶어서 주제시를 발굴하고 올려주시니 천리안을 가진 느낌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시를 감상헐 수있어 감사해요
명작들이네요 ....
선생님께서 옮겨주시는 작품들의
다양한 시선을 읽는 맛이 참 좋습니다.
저는 이런 그릇도 쓴 적 있네요.
이땐 어머니랑 아웅다웅하며
더 드시라고 뭐라하곤 했는데...
염진희선생님
또 차려준 밥상에 호사를 누립니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