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1월 20일 월요일 현곡생신 이틀 후 저희 삼무곡 일동은 다같이 놀이동산 경주월드에 다녀왔습니다! 생일은 무언가를 받는날이 아닌 주는 날이라며 저희에게 놀이동산 그것도 그곳에서 “무상”을 배울 기회를 선물하셨습니다. 더 할말이 있습니까 본론으로 넘어갑시다!
처음 입구에 들어서고 거리를 걷자마자 보인건 어느새 무리지은 삼무곡 고추밭이였습니다. 그 넓은 구역에서 혼자 돌아다니자니 심심하기도 하고 꼽사리 껴 돌아다녀도 나쁠건 없었기에 저도 무리와 합류해 놀이기구를 향했죠. 그리고 처음 결정된 첫빠따 놀이기구는 무려 “상공 63m까지 올라가 90도로 꺾인 채 최대 시속 177km의 속도로 낙하한 이후 약 5~6번 정도의 낙하구간이 존재하는 한국 최초의 수직낙하 롤러코스터 드라켄!“ 이였습니다.. 솔직히 그땐 좀 망설여졌어요. 전에 경주월드에 왔었을땐 드라켄의 악명을 보곤 혀를 내두르며 그 옆의 작은 발키리만 타고놀았으니까요. 하지만 재혁이형과 다른 사람들의 동의로 전 난생 최초 거대 롤러코스터 드라켄에 오릅니다. 처음에 올라가는것 까지는 나름 버틸만 했습니다. 근데 꼭대기 까지 올라가니 아차 싶더라구요. 하지만 그 선택이 후회되거나 두렵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어딘가에서 올라오는 각오와 기대감이 제 마음을 다잡아주었죠. 그리고 수직으로 떨어지는 그 순간 전 내안의 나와 무상을 부르짖으며 시속 117km의 속도로 아래를 향해 떨어졌습니다. 진짜 거짓말 안치고 숨이 안쉬어지더군요. 그 후로도 몇바퀴 돌고 척추가 0.5cm정도 늘어나는 경험을 한 후에야 좌석 벨트를 풀 수 있었습니다.
이런건 다시는 못타겠다 라는 속마음이 먼저 나왔지만 한 박자 늦게 제 속에서 무언가가 제게 말해주었습니다. “생각보다 할만한데? 솔직히 재밌지 않았나?” 그런 순간에 난생 처음듣는 말이였습니다. 그러더니 점점 드라켄을 향한 기염을 흐려지고 인생 최대업적을 깬것만 같은 희열이 밀려오더군요. 전 그 기세로 무리와 함께 킹 바이킹도 타보고 파에톤이라는 매달린 롤러코스터까지 즐겼으나 그 이후로는 도저히 저의 기력이 버텨주지 못했습니다. 익스트림하고 High한 놀이기구를 하루만에 그것도 두 번이나 즐긴 탓일까 척추는 1.5cm 늘어난 기분에 불같이 타오르던 열정은 차게 식어 지침이라는 잿더미가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그냥 남은시간 동안 닭꼬치도 사먹고 회전목마와 무슨 문라이트세일? 이라는 레일형 회전 놀이기구를 타며 남은 시간까지 느긋하게 보냈습니다.
하지만 현곡쌤께서 저희를 경주월드에 보내주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무상” 그리고 삶을 배우기 위해 저흴 이곳으로 데려다 준것 아닙니까. 이젠 제가 경주월드에서 경험한 인생을 정리해드립니다.
처음 드라켄을 타고 정상까지 올라갈때 느꼈던 아차 그것은 이건 뭔가 심히 잘못됐다를 뒤늦게 알아챌 때를 상징하는 후회의 종류입니다. 하지만 그 아차를 알아채봤자 뭐하겠습니까. 안전바를 풀고 런을 칠수도 없고 울며불며 생난리를 쳐서 돌아갈수도 없거늘 그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전 끝내 그것을 선택합니다. “피할수 없으면 즐겨라.” 거기에 삼무곡 맛소금 한 꼬집 더해서 ”피하고싶은만큼 존X나게 즐겨라.“라는 마음으로 인생 최대의 추락을 경험했습니다. 1+1으로 무자비한 속도에 압도되어 두려움과 잡념마저 사라지고 오직 순간만 남는 무상을 자각함은 덤이고요. 이게 인생에서 어떻게 발현되겠습니까. 처음에는 가벼운 변심이든 단단한 각오든 모든 일은 때때론 물러설 곳 없이 오직 책임을 다하고 마주해야 할 순간이 필연적으로 닥치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그때 제가 망설이거나 역행한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수도 있고 전 스스로 본인의 길을 거부한 사람이 되겠죠. 그러니 피할수도 없는거 피할 생각은 단 하나도 없이 오직 나만이 남는 그 순간을 마주하고 즐기는 겁니다. 그 난관을 헤쳐나가면 나 자신은 더욱 견고해지고 인생이라는 길을 걷는 존재로 거듭나가는 것이겠죠. 전 드라켄에서 추락하는 그 순간 저의 길은 피하는 것이 아닌 마주하고 즐기는 것밖에 남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한껏 쉰 제 목이 생각보다 빨리 회복한다는 사실도요. 애도 피하지 않고 즐긴건가 강해졌네.)
그 난관을 헤쳐나가며 얻는 환희와 행복은 곧 다른 난관에 대한 도전으로 이어주기까지 합니다. 드라켄에서 끝나지 않고 바이킹과 파에톤을 탄것처럼 말이죠. 이미 커다란 추락을 경험했으니 이후에 추락을 견디고 즐기는 방법을 알고 그리 할 것입니다. 원래 인간은 부정적인 것을 강하게 기억하지만 긍정적인 것을 끊임없이 마주하고파 하는 존재니까요. 그렇게 끝없이 환희를 향한 도전의 굴레에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기는 겁니다. 도전을 부정하는 두려움 없이 오직 순간과 무상만이 남는 추락과 난관을 헤쳐나가는 경험을 위해서 그러다 어느순간 작은것에도 웃음을 참지 못하고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드라켄에서 추락하는 그 순간에 한번 파에톤에서 원심력에 짓눌리는 순간에 한번 그리고 닭꼬치를 사서 먹는 순간에 한번 순간 순간의 무상을 자각하고 그 무엇과도 비교하지 못할 진실한 행복을 누린것 처럼 말입니다.
인생의 무상과 행복을 즐기는 방법은 꽤 간단합니다. 그냥 두려워만 하지말고 피하지 못할 그 순간까지 가서 가장 힘든 그 순간에 즐기는 것. 그 과정까지 수많은 일이 있을 겁니다. 때가 됐다 싶을때 어느샌가 다시 역행할 수도 즐기려 하기도 전에 또다른 길로 밀려날수도 그러다가 삼무곡 사람들과 저의 결심을 통해 이 배움까지 인도한 스승의 도움으로 하나 하나 도장깨기 하듯이 두려움이란 족쇄를 풀고 모든것으로부터 행복을 경험하는 길을 걸을 때까지 즐기며 나아가는 것. 그것이 제가 배운 삶입니다.
현곡쌤께서 말하시길 우리가 간 놀이공원은 곧 삶이라 하셨습니다. 자유이용권을 통해 입구에 들어선 순간 세상에 태어나 여러 과정이라는 놀이기구를 경험하곤 모든걸 즐긴 뒤 놀이공원을 나가는 그 순간이 삶의 끝 “죽음”이라는 것. 아쉽게도 놀이공원이라는 작은 삶에 체험판에선 기력이라는 한계를 넘어서지 못해 평범한 노후생활을 보냈어도 그곳에서 얻은 배움은 한 평생을 살았기에 얻을 수 있던 고귀한 순간임을 알았습니다.
혹여나 이것이 어딘가 많이 부족하고 비실한 배움일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러면 어떱니까. 인생은 곧 시련과 즐거움의 순환과 연속이요, 그 속에서 걷다보면 미쳐 깨닫지 못한 진실을 자각하는 그 순간이 올 것입니다. 그때까지는 전 이 순간을 만끽하고 인생을 가장 행복하게 사는 최고의 방법으로 살겠습니다.
늘 우리를 인도해주시기에 때론 절벽으로 몰아넣고 때론 그곳에서 즐기는 법을 알려주는 스승께 그리고 그 스승과 어렵풋이나마 마주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시는 삼무곡의 스승님들께 “잘 놀고 잘 배우다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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