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좋은날이다.
이 주 들어 처음으로 유룡정류장으로 걸어가 동무들을 맞이하였다.
천지인 체험 중인 수호도 도착했다.
노월전망대앞, 천지인 선배들이 데리고 온 개들을 서로 잡고 싶어하는 초등동무들이다.
태율의 손을 잡고 민들레반 동무들 제일 뒤에서 배움터까지 걸었다.
오랜만에 철봉에 매달렸다. 태율이 옆에 마음이가 같이 매달려 수를 세었다.
민들레반 교실에서 아침 열기를 하였다.
주머니 던지고 받기, 한발 들기 등 조정신샘에게 배웠던 신체놀이를 부지런히 하는 것을 보았다.
민들레의 율동을 보며 따라하는데 버벅대는 이 사람이 보였다. 아이들은 잘 따라한다.
좀 속도가 빨라지면 유화가 너무 빨라서 못하겠다고 한다. 그러면 다시 속도를 늦춰서 천천히 하였다.
1학년들과 태율은 수와 셈 시간에 푸른솔과 따로 수세기를 한다.
태율은 무명이 옆에서 찬찬히 세는 것을 도와준다.
관율, 하진, 유화 모두 개성이 강하고 속도가 달라서 굳이 동시에 같이 하려하지 않았다.
같이 하다보면 유화는 어느새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다.
어느 정도 하다가 관율과 하진이 마무리되면 유화와 일대일로 수세기를 하였다. 되는 만큼! 할 수 있는 만큼!
점심밥모심, 오늘은 해리가 진행을 하였다. 분위기가 시끌시끌하여 밥모심 기도를 다시 하였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바람개비가 왔다. 참 고맙다.
1시 새식구모심에 마음 모으는 시간이다. -2일이다. 왠지 두근댄다.
공동체와 영성에 대한 배움을 하고 싶은 이 세상 어딘가의 가족에게 우리의 마음이 잘 전해지기를.
배움지기들이 돌아가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민들레가 좀 전 30분 전에 새식구설명회때 발표할 동무들의 글을 보았다고 하였다. "참 잘썼다"라고 하며 눈물을 훔쳤다...
잠시 쉬었다가
입학원서를 수정하고 뽑고...
토향과 새식구모심 설명회 공간 꾸밈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닭밥과 개밥을 율파, 라떼의 도움을 받아 옮기고,
아이들이 하교 때 버스 타는 것을 배웅하고
그렇게 오후 시간이 채워졌다.
일꾼 하루 마무리를 마쳤다.
마무리 시간에 배움터 체험 중인 수호 이야기를 나누었다.
신체적 장애로 축구를 하거나 섬세한 손동작을 하지는 못하지만 대체로 수업시간이나 다른 때에도 스트레스 없이 잘 지내고 있고 동무들과 배움지기들에게도 만족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우리학교에 더 다니고 싶어한다고 한다.
말씀과 밥의 집에 들러 고추장 담은 것을 항아리로 옮겨 담았다. 내일 비온다니 오늘 하였다.
이번 고추장은 처음에 너무 뻑뻑하여 묽게 하는데 신경을 썼다.
물을 끓이다가 조청을 좀 넣고 15분 정도 더 끓여 식혔다고 고추장에 섞었다.
다행히 겨울을 앞두고 담아서 상할 염려는 별로 없다.
닭장으로 가서 아까 마무리 못했던 닭밥을 옮기고 뚜겅을 잘 닫았다.
닭들이 푸드덕대기를 심하게 하면 뚜겅이 흔들거리니까.
어젯밤에 단골 기획사로 학교 리플렛 내용을 메일로 보냈고
하루 종일 전화를 여러번 했으나 통화가 안되었다. 그런 일이 처음이라 혹시 사장님에게 무슨 일이나 병이 생긴 것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5시 반에 중앙동의 인쇄 사무실을 향하여 배움터에서 출발했다.
남정동 근처에 가서 마지막이다 생각하며 전화를 했다. 한참 울리다가 사장님이 드디어 받으셨다.
목소리가 힘이 전혀 없고 쉬었다. 겨우 '내일 하겠다'는 말씀을 듣고 전화를 끊었다.
그래도 큰 일은 아닌 것 같아 안심이었다.
어떤 일이 오든지 그에 대한 반응이 더 중요하다고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 그것도 어쩔 수 없다.
그저 바라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