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의 사냥개
프란시스 톰슨(1859~1907)은 영국의 시인으로 특이한 생애를 보낸 사람이다. 그는 일찍 성직자를 희망하여 신학교에 들어갔다가 환속하였으며 다시 의사가 되기를 꿈꾸었으나 모두 이루지 못하고 마침내 26세에 방랑 생활을 시작한다. 빈민굴을 헤매던 그를 편집자인 메이넬이 발견하여 글을 쓰도록 하였는데 이때 쓴 시가 유명한 「하늘의 사냥개」이다.
나는 그로부터 도망쳤다/ 밤과 낮과 오랜 세월을/그로부터 도망했다/
내 마음의 얽히고 설킨 미로에서/ 눈물로 시야를 흐려가면서/
그로부터 도망했다/ 나는 웃음소리가 뒤쫓는 속에서/ 그를 피하였다/
그리고 나는 환히 트이는 희망을 향해/ 쏜살같이 날아 올라갔다가/
그만 암흑의 수렁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틈이 벌어진 공포의 거대한 어둠으로부터/ 힘센 두 발이 쫓아왔다/
서두르지 않고 흐트러짐이 없는 걸음으로/
유유한 속도 위엄 있는 긴박감으로/
그 발자국 소리는 울려왔다/ 이어 그보다도 더 절박하게 울려오는 한 목소리/
나를 저버린 너는 모든 것으로부터 저버림을 당하리라.
「하늘의 사냥개」란 시의 한 구절을 읽어보며 웃음소리와 희망을 버리고 하느님으로부터 도망치는 톰슨의 영혼과 서두르지 않고 흐트러짐 없는 힘센 두 발로 계속 쫓아오는 사냥개와 같은 하느님의 존재와 그분의 목소리를 다음과 같이 느낄 수 있다.
“너는 모든 것으로부터 저버림을 당하리라.”
‘돌아온 탕아’의 비유는 성경 속에서 가장 잘 인용되는 구절이며 또한 톰슨의 그것을 떠올리게 한다. 작은 아들은 톰슨처럼 먼 고장으로 떠나간다. 그는 알거지가 되었지만 계속 도망치려 한다. 돼지나 먹는 열매를 먹는 순간에야 아들은 도망가리를 멈추고 아버지에게로 몸을 돌린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라고 몸을 돌린 순간 아버지는 아들을 용서하고 성대한 잔치를 벌여주신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몸을 돌린 바로 그 순간이야말로 죽음에서 새 생명이 탄생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사냥개로부터 숨을 곳을 절대 없는 것을 알면서도 톰슨은 계속 도망쳐 결국 빈민굴에서 아편중독으로 숨을 거두게 되낟.
그렇다. 피할 곳은 그 어느 곳에도 없으며 아버지에게서 도망칠수록 아들은 모든 것으로부터 저버림을 받게 될 것이다. 죽을 죄를 진 내 손에 가락지를 끼워주고 내 발에 꼬까신을 신겨주신 아버지 내 하느님, 이제 탕자인 제가 돌아왔으니 저를 보호하시어 아버지의 집에 계속 머물 수 있기에 합당한 자가 되게 하소서.
첫댓글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