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님이 함께 합니다.
기온이 오르락내리락 하니 옷도 입었다가 벗었다가, 코가 맹맹거리다가 말다가, 재채기가 나오려고 하네요.
그래도 우리 동무들은 잘 걷습니다.
가끔씩 걷고 있는 동무들의 뒷모습을 보면 언제 저렇게 컸나 싶게 든든하지요.
와온 바다도 뻘을 길게 드러내고 시원시원한 바람에 의지하여 생명의 기운을 뿜어냅니다.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는 완벽한 하루입니다.
아침열기를 합니다.
노래를 부르고 손뼉치기를 하고 콩주머니를 던지고 받고 한 발로 서보고 마음도 모으지요.
오늘 수업은 어떤 것이 있는지 마음의 준비도 하고 드디어 하루수업을 시작합니다.
날마다 반복하는 것이지요.
할머니가 주머니 불룩하게 무엇인가를 들고 조심스럽게 교실에 들어오십니다.
어린동무들은 두 팔 벌려 "할머니~" 하고 달려가 매달리지요. 수업이 시작되었네요.
도서관에서는 신난다가족이 두더지와 질문하고 답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두더지가 정성스럽게 차를 내리고 함께 합니다.
이야기의 내용은 '천지여아동근이요 만물여아일체라'
혜민이와 민유, 라율이에게 무슨 뜻이냐고 물으니 들었던 이야기를 가지껏 설명해보네요.
하늘친구방에서는 신난다가 9학년 동무들과 에세이 수업을 합니다.
수업 도중에 서준이가 자신의 신발을 찾는 소리가 들립니다. 예전 같으면 목소리가 높고 거칠었을텐데 조용하고 느긋한 목소리로 '내 신발 어딨지'를 중얼거리며 여기저기를 찾습니다. 신난다가 나와서 같이 찾아봅니다.
어제의 서준이가 아닌 오늘의 서준이의 모습을 봅니다. 참 고맙습니다.
밥모심을 마치고 쉼터가 떠들썩합니다. 노래소리와 악기소리가 터져나오네요. 잘 가지고 놀았으면 마무리도 잘 해야겠지요. 아직은 서투네요.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해야겠습니다.
오후수업은 은지언니와 소현이 오셔서 리코더수업입니다. 초등 3학년 동생부터 9학년 선배들까지 리코더 하나로 함께 어울려 잘 놉니다. 함께 하는 이도 듣는 이도 미소짓게 하지요.
1.2학년 동생들은 형태꼴그리기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 서툴고 손에 힘이 없어 색연필 쥐는 것도 어수룩했는데 지금은 형태가 제법 나오지요. 서로가 바라보면서 흐뭇해하지요.
목공실 앞에서는 언제부터인가 베어다 놓은 들깻단이 있습니다. 천지와 푸른솔이 합심하여 들깨를 털어냅니다. 제 때 거두는 것이 이렇게도 어렵네요. 참 고맙습니다.
오늘의 간식은 빵과 감입니다. 이 감은 마을인생동무들이 우리밭에서 직접 딴 귀한 감이지요. 덕분에 어린동생들은 배가 부르다는 말이 나올정도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어린동무들은 집으로 돌아가고 학교일꾼들은 살림이야기를 합니다. 동무들 이야기, 새식구모심, 잔치, 농사일 등등.
이야기를 나누면 마음이 열리고 눈이 떠지면서 새로운 기운이 들어옵니다. 고마운 시간들입니다.
조금 이따가도 배움터 21살 생일 잔치 모임이 있겠네요. 좋은 시간이 되시길.
참, 저녁 밥모심을 하는데 야옹이가 오셨네요. 감기기운이 조금 있어보이나 건강하고 밝아보입니다.
만나서 고맙습니다.
우리는 사랑어린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