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기온이 뚝 떨어지네요.
두툼한 옷을 챙겨 입습니다.
그래도 하늘은 더없이 높고 맑습니다.
어린동무들을 맞이하러 가는 길에 절로 흥얼거려지는 노래가 있네요.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 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어린동무들을 만납니다.
어린동무들의 옷차림에도 변화가 있네요.
금새 벗어던지지만 말이지요.
잘 걷고 들어와서 아침열기를 합니다.
노래를 부르는데 어찌나 크고 힘차게 부르는지 입이 다물어지고 절로 입가에 미소가 머뭅니다.
오전공부는 민들레가족은 두더지와 마음공부입니다. 도서관 책상에 잘 차려진 찻잔과 곶감이 놓여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신난다가족은 조미나선생님과 인문학입니다. 피카소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고 하네요.
9학년은 재희언님과 바지만들기가 한창입니다.
배움지기일꾼들은 준성이, 해리와 밥상공부를 합니다. 생일잔치 준비부터 다함께 밥모심, 동네한바퀴 등등 일정과 내용을 공유하고 필요한 것들을 조절합니다.
밥모심 시간입니다.
오늘은 따끈하게 청국장이 나왔네요.
어린동무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추운 날에 따뜻한 국물이 있으면 마음까지 더 따뜻해지는 것이 어른들의 정서인 듯합니다.
어른들은 다들 함박웃음으로 공양간으로 오시네요.
잘 모셨습니다.
날이 좋으니 모두들 운동장으로 모입니다.
공을 차고, 그네를 뛰고, 흙놀이를 하고, 산책을 하고......
2층 교실에서 울려오는 피아노 소리에 맞춰 나뭇잎도 흔들흔들흔들 서로를 비비며 의지하고 놉니다.
참 좋은 날입니다.
오후 징소리와 함께 다시 수업이 시작됩니다.
초등동무들은 해리와 도예수업을, 천지인은 조미나선생님과 인문학, 연극수업으로 이어집니다.
자운이 오셔서 들깻단을 다 털어내고 돌아갑니다.
고맙습니다.
오후 수업은 마쳤지만 소리샘이 오셔서 동무들과 피아노모임을 합니다. 오늘은 연주발표도 합니다. 몇 분의 어머니들도 보이네요.
일꾼들은 하루 마무리를 하고 자운이 털어놓은 들깨를 구멍숭숭 소쿠리로 1차, 2차로 불순물(?)을 거른 후 다시 모아두었습니다.
늦은 시간에는 연극모임도 있네요.
좋은 시간되시길.
오늘도 당신 덕분에 잘 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는 사랑어린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