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번 경주월드에 가서 놀이 기구를 아무것도 타지 않았습니다. 롤러코스터 같은 것들은 무섭고 어린이 친구들이 타는 회전목마 이런 무섭지 않은 것들은 너무 어릴 때 타는 것 같고 너무 유치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형들, 친구들, 동생들이 타는 것을 구경만 했습니다. 구경하다가 다 친구가 있고 같이 다니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만 없어서 가만히 핸드폰만 보기 뻘쭘해서 돌아다녀도 보고 사진도 찍고 먹을 것도 사 먹고 나도 저걸 타볼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저는 너무 무서웠습니다. 타보 자라는 마음을 먹고 앞까지 가면 다시 무서워서 돌아왔습니다. 계속 형, 친구, 동생들이 이건 안 무섭다고 탈만하다고 재미있다고 했지만 난 무서웠습니다. 안 탄다고 해도 자꾸 타보라고 해서 혼자 도망쳤습니다. 돌아다니다 보니 조그만 아이가 바이킹을 타는 걸 봤습니다. 저런 조그마한 아이가 타는 데 나도 탈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생각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나는 안되는구나 하고 조용한 구석에 벤치에 가서 멍 때리며 생각했습니다. 나는 왜 저런 걸 탈 용기가 없을까 나도 타보고 싶은데 왜 탈 수 없을까 무서운 걸 타고 온 형 친구 동생들은 다 웃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 혼자 웃지 못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항상 나는 그래왔습니다. 무서워서 빠지고 뭘 하든 같이 안 하고 사진만 찍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사진만 찍고 돌아다니다가 학교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오고 저녁 모임을 할 때 현곡이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놀이동산에 들어간 것은 어머니의 뱃속에서 태어난 것이고 놀이 기구를 타는 것이 삶을 사는 여러 과정들이고 놀이동산을 나온 것은 죽은 것이다. 인생의 축소판이 놀이동산이다. 그 놀이동산을 잘 즐길 수 있는 사람은 무슨 사람이냐 하면 겁 없는 사람 두려움 없는 사람 두려움이 삶에서 가장 큰 적이다 나는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내가 그 두려워하는 것을 어떡해 마주할 것인가 그 숙제를 찾아내야 한다 그런 두려움과 마주하는 훈련을 하지 않으면 그걸 넘어설 수 있는 경험을 하지 않으면 두려움 때운에 놀이동산에 널게 가득 차있는데 즐기지 못하는 찌그러져서 있다가 남들 노는 거 구경 허다가 집에 돌아온다라 면 인생 참 그렇잖아“ 그 말씀은 현곡께서 나에게 해주시는 말 같았습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뜨끔했습니다. 어차피 타도 안 죽는데 내가 너무 겁먹었나? 나는 모임이 끝나고 제 스승께 여쭤보았습니다. 이 두려움을 어떡해 마주해야 할까요?라고 여쭌 다음날 한 말씀이 들렸습니다. 두려움은 마음에만 있는 것이다. 아직 이 한 말씀이 무슨 뜻인지 자세하게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다음에 또 놀이공원에 가면 놀이 기구를 용기 내서 탈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쉬운 것부터 도전해 보면서 제 마음속에만 있는 두려움을 마주하는 훈련을 해야겠습니다.
첫댓글 찍새탈출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