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계 심판 판정에도 AI 열풍
야구·농구·복싱 등 확산세…종합격투기도 주심·팬 판정 달라 “필요”
인공지능(AI) 시대에 스포츠 경기의 심판 판정에도 AI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한국프로야구는 경기장에 설치된 고속 카메라가 투수의 투구를 추적한 뒤, AI가 이를 분석해 스트라이크를 판별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농구는 3점 슛 위치가 골대에서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미 NBA에서 AI로 분석한다.
심지어 복싱에선 지난해 12월22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헤비급 통합 타이틀 매치에서 챔피언 올렉산드르 우식과 도전자 타이슨 퓨리의 경기에 AI 심판을 시범적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국가통계포털(KOSIS)의 인공지능 기술 및 서비스 이용 여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스포츠를 포함한 예술, 여가 관련 서비스업에서 AI 이용률이 전년 대비 9.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판정 결과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던 종합격투기(MMA)에서도 AI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MMA 판정 시비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것이 지난해 12월8일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UFC 310 헤비급 매치. 시릴가네와 볼코프 경기에서, 공식 심판 판정의 승자는 시릴가네였지만, 미디어 판정에서는 볼코프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UFC 공식 판정은 3명의 주심이 라운드별로 채점, 더 많은 라운드를 가져간 선수를 승자로 정하는 방식이지만, 미디어 판정은 팬들이 직접 라운드별로 채점, 결과를 도출하는 시스템이다. 이 경기는 주심들이 정한 승자에 대해 팬들 다수가 동의하지 않음을 보여준 사례였다.
MMA 단체 UFC의 판정 논란 경기 (좌: 시릴가네 / 우: 볼코프)
UFC 시릴가네 vs 볼코프 공식 판정. 심판 3명 중 2명이 시릴가네를 승자로 판정했다. <출처: MMA Decisions>
UFC 시릴가네 vs 볼코프 미디어 판정. 팬 89.3%가 볼코프를 승자로 판정했다. <출처: MMA Decisions>
이런 판정 논란이 국내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보니, 판정시스템 개선에 대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이종격투기체육관 춘천팀매드의 차인호 관장은 현 판정 시스템의 개선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말했다. 현역 파이터겸 코치이기도 한 차 관장은 “심판이 과거 킥복싱 베이스 선수였다면 타격에서, 그래플링 베이스였다면 그래플링에서 점수를 더 주는 등 편향된 판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며, “AI는 이렇게 편향적인 판정을 내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그래플링이란 몸싸움에서 상대방에 우위를 점하는 기술을 뜻한다.
스포츠계 판정 분야에 불고 있는 AI 열풍이 종합격투기에까지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병우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