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주인으로 오시는 분
1) 마굿간에 오신 예수님(루카 2,11-12)
*따스했던 성탄의 추억
성탄절의 의미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예수님이 태어나신 일이 정확하게 언제이며 성지는 어디냐가 아니라, 예수님께서 태어나셨다는 사실 그 자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탄절의 의미가 점점 희미해지는 요즘, 세상으로 나가는 성탄절이 아니라 성당과 가정에 모여 주님 태어나심을 기뻐하는 날이 되기를 원합니다. 또한 동방박사들은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수님께 선물로 드렸습니다. 우리가 예수님께 드릴 수 있는 선물은 믿지 않는 사람들을 예수님께 인도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모르고 사는 사람, 예수님 없이 절망하고 방황하는 사람들을 주님께로 인도하는 것보다 더 큰 선물이 어디 있겠습니까?
‘성탄절’ 하면 어떤 추억이 떠오르십니까? 저는 성탄절에 억힌 추억들이 많습니다. 밤새 성가를 부르며 돌고서 얻은 간식을 가지고 성당에 돌아와서 친구들과 함께 밤을 새며 먹던 일, 그리고 성탄절만 되면 없는 살림이지만 약간의 먹거리를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며 기도해 주셨던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납니다. 또 대학교 시절 가난한 동네를 찾아가서 라면을 돌리며 봉사하던 일도 떠오릅니다. 그들과 함께 아픔을 나누고 웃고 울면서 예수님을 전하였던 그 소박한 마음이 바로 성탄절의 진정한 의미임을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 겸손과 가난의 참 모습, 구유의 예수님
예수님의 탄생을 보면, 그분이 얼마나 겸손하고 가난한 마음을 가지셨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화려한 예루살렘이 아닌 소박한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습니다. 이것은 참 놀라운 일입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어떻게 여관도 아닌, 말이나 소가 사는 곳에서 태어나셨단 말입니까? 저는 하느님의 아들이 집도 없이 노정의 그런 누추한 곳에서 태어나셨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어떻게 구원자 메시아가 그런 장소를 택해 태어나셨을까요?
에수님의 생애를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는 듯 떨려 옵니다. 신부인 내가 교우의 집을 방문해도 상전 대접을 받는 데 어떻게 하느님의 아들이 마구간 구유에서 태어나신다 말입니까? 예수님은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을 나는 새도 머리 둘 곳이 있는데 사람의 아들은 머물 곳이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무리 어렵게 산다 해도 셋방은 있게 마련인데, 예수님은 집 한 칸 없이 떠돌아다니셨던 것입니다. 그러니 혹시 아는 사람 집을 이리저리 기숙하며 떠돌아다니며 산다 해도 너무 서럽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또한 예수님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오셨습니다. 천한 신분을 가진 사람, 창녀, 가정이 풍비박산이 난 사람, 부모가 누군지 모그는 고아로 던져진 사람들을 위해서 예수님은 오신 것입니다. 부자집 아들로 태어났다면, 가난한 자들은 위로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예수님 앞에서 위로받지 못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예수님이 태어나신 것을 환영하는 사람들도 거의 없었습니다. 에수님은 양치는 목동 중에서도 가장 신분이 낮은, 밤에 양을 치는 목동들의 환대만을 받으셨습니다. 밤에 양떼를 지키던 목동들에게 둘러싸이신 예수님, 저는 그런 예수님만 생각하면 눈물이 나면서도 마음이 참으로 편안해집니다. 아울러 그런 하느님의 아들이 인간의 손에 찢겨 참혹하게 죽으셨다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첫댓글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