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이가 멀어지기 쉬운 코로나 상황 속에서
더욱 가족 관계와 이웃 관계를 거든 실천을 찾아 소개하고 있습니다.
기유리 선생님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기유리 선생님이 2020년 구슬 복지관 사회사업 글쓰기 모임에서 만든 책
<놀며 잇는 우리 동네 놀잇터 - 주민과 함께 놀며 관계를 이은 우리 동네 사회사업 이야기>에
허락 얻고 '함께해밥'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가족, 이웃과 함께해밥
코로나19 이전에도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라는 유행어가 있을 만큼 다들 바쁘게 살아갔습니다.
아이는 학교와 학원으로 부모님은 회사로, 모두 모여 밥 먹고 대화할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온 가족이 집에 있는 날도 대부분 스마트폰이나 TV로 다른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듣고 웃었습니다.
대화할 시간이 부족하니 자연스레 가족의 관계도 멀어졌습니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며 스트레스로 가족의 관계가 더 멀어질까 걱정스러웠습니다.
어떻게 하면 가족끼리 서로 대화하고 격려할 수 있을지 궁리했습니다.
- 기유리, <놀며 잇는 우리 동네 놀잇터>
방법을 궁리하던 때 강감찬관악종합사회복지관 박세경 선생님의 부침개 나눔 실천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이웃들의 반가움이 보였습니다.
웃음과 감동이 넘치는 글을 읽으며 우리 기관에서도 해볼 만하겠다 생각했습니다.
가족의 애정에서 점차 이웃과의 정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주제를 달리하여 해보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마침 복지관에 후원받은 라면이 구실이 되었습니다.
라면은 그냥 먹어도 참 맛있습니다. 달걀 소시지 만두 마늘 쌈장 해물, 여러 재료를 넣어 먹어도 맛있습니다.
만드는 방식에 따라 우리 집만의 라면을 만들 수 있습니다.
농심 짜파게티 광고에는 ‘짜라짜라짜짜~ 짜파게티, 농심 짜파게티’라는 노래가 나오고 광고모델이
“오늘은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라고 말합니다.
‘이번 주말은 내가 라면 요리사’ 라는 주제로 가족과 함께해밥이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복지관을 이용하시는 주민에게
‘가족과 함께해밥’에 대해 말씀드리고 주변 이웃에게도 홍보를 부탁드렸습니다.
신청해주신 분에게는 라면 다섯 봉지를 드리기로 했습니다.
20가정이 신청했고 편하신 때에 찾아와 라면을 가져가셨습니다.
주민분들께 우리 집만의 라면을 끓이며 가족과 많은 이야기 나눠주시길,
아이가 라면을 끓인다면 아낌없는 칭찬 해주시길 제안했습니다.
라면을 끓이며 즐거웠던 이야기를 담당자에게도 들려주시길 부탁드렸습니다.
동네 곳곳에서 라면 끓이는 냄새, 가족과 웃으며 이야기하는 소리가 퍼져나가길 기대했습니다.
- 기유리, <놀며 잇는 우리 동네 놀잇터>
“우리 아들이 만들어본 라면이에요. 원래는 기본치즈를 넣는 건데 없어서 피자치즈를 넣었어요.
정말 맛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어떤 라면을 해볼까 잠들기 전까지도 고민하는 모습이 귀여웠고
직접 만든 라면도 대성공이라 즐거운 시간이었답니다.”
“라면으로 파스타를 만들어드렸더니
가족들한테 칭찬도 들어보고 기분이 너무 좋은 주말이었어요.”
“주말 점심에 신랑이랑 라면을 먹으며 저희 부부는
육아에 대한 고민과 일상에서 서로에게 있었던 재밌는 일을 이야기했어요.”
“완전 즐거운 시간 보냈습니다.
같이 요리해보자고 하니 애들이 너무 좋아해요.”
“큰딸이 직접 끓여준 라면입니다.”
아이가 맛있게 끓인 라면에 온 가족이 기뻐하고 칭찬했습니다.
라면을 먹으며 고민과 일상을 나눴습니다. 가족 모두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바쁜 일상으로 가족과 대화가 줄어든 요즘, 라면 하나로 웃음이 넘쳤습니다.
- 기유리, <놀며 잇는 우리 동네 놀잇터>
길에서 오랜만에 만난 주민 한 분이 말씀하셨습니다.
“동네에 운동 나갔는데 한 할아버지가 마스크도 안 쓰고 운동하는 거야.
그래서 마스크 좀 쓰라고 좋게 말했는데 나한테 욕을 하더라고.
(…) 코로나로 이웃과 단절됐어.”
고향에 모여 왁자지껄 송편을 빚고 전을 부치던,
맛있는 음식을 먹고 부른 배를 통통 두들기던 추석.
코로나19로 함께하는 풍성함을 누릴 수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승강기 앞에서 이웃을 만나면 인사하고 이야기 나누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지는 것이 속상합니다.
9월 함께해밥은 ‘부침가루’를 구실로 가족, 이웃과 넉넉함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8월과 같은 방식으로 했습니다.
복지관에서 부침가루를 드리고 가족, 이웃과 부침개를 함께 만들거나 나눠먹기를 제안했습니다.
“주신 부침가루로 오징어파전을 만들어
추석 당일에도 일하시는 경비아저씨께 드렸습니다.”
“손이 큰 저와 제 짝꿍은 부침개 11장을 부쳤습니다.
당황하지 않고 이웃들과 나눠먹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음식을 전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말이라도 건네 보자 했는데
다들 좋아해주실 줄이야. 재미있는 추억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족, 이웃과 함께해밥을 준비하며 바랐던, 주민에게 듣고 싶었던 말이 있습니다.
“그래도 추석은 추석이야.”입니다.
코로나19로 이웃과 대화하거나 음식을 나누던 이전 명절 모습과는 달라졌지만
그래도 함께 풍성함을 나누는 그런 추석이 되길 바랐습니다.
- 기유리, <놀며 잇는 우리 동네 놀잇터>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상황이 심각해지면
이웃과 대화하지 않는 것이 자연스러워지는 게 아닐까 걱정했습니다.
어쩌면 함께 승강기를 타지 않거나 길을 걸어가지 않는 등
한 공간에 있는 것도 어려워질 수 있겠다는 무서운 생각을 했습니다.
사회복지사인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궁리했습니다.
사회복지사는 사람과 사회 속에서 관계로써 복지를 이루는 사람입니다.
가족과 애정이 가득한 시간, 이웃과 정이 넘치는 시간을 보내며 즐거워하는 주민분들을 보며 다짐합니다.
이웃 관계를 살리는데 적극 돕는 사회복지사가 되겠다고.
첫댓글 이렇게 해볼 만한 일이 적지 않습니다.
돈이 드는 일도 아니고, 따로 무언가를 더 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 사회사업가 더욱
주민이 서로 챙기고 살피게 거들면 좋겠습니다.
기유리 선생님이 참고한 강감찬관악복지관 박세경 선생님 실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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