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머리 위의 고슴도치
브라질에 사는 52세 주부 샌드라 나부코는 여느 때처럼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고슴도치 한 마리가 머리 위로 툭 떨어졌습니다. 통신선 위에 있던 고슴도치가 몸의 균형을 잃고 떨어진 것입니다.
그녀의 머리에는 무려 272개나 되는 고슴도치 가시가 박혀 병원에 가서 족집게로 가서 하나하나를 모두 뽑아야 했습니다. 워낙 드문 일이라 기자가 나부코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따로 없네요.”
“그러게요. 고슴도치가 제 머리 위로 떨어지다니….”
“왜 하필 나야? 이런 원망을 하지 않으셨어요?”
“원망스럽긴요. 오히려 다행인 걸요!”
“다행이라니요?”
“제가 아니라 어린아이였다면 어쩔 뻔했어요?”
“정말 생각해 보니 그러네요.”
“참, 고슴도치는 어떻게 됐어요?”
“땅바닥에 떨어지지 않아 다친 곳 없이 멀쩡하다고 하네요.”
“정말요? 제 머리가 생명 하나를 구한 거네요. 기분 좋은데요. 좀 아프긴 하지만….”
브라질에서 실제로 있었던 황당한 사건입니다. 고슴도치가 지나가는 행인 머리 위로 떨어질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재수 없어도 이렇게 재수 없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사건을 겪으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살다가 아무런 이유 없이 생뚱맞은 고통을 겪게 될 때, 과연 나부코 씨처럼 생각할 수 있는 확률은 또 얼마나 될까요?
누가 272개의 고슴도치 가시로 나를 아프게 한다면, 나는 그 사람을 백배로 더 아프게 할 궁리를 할 것입니다. 고슴도치가 하늘에서 떨어지면 하늘을 원망하고,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면 나무를 원망할 것입니다.
나만 생각하면 견딜 수 없는 분노가 늘어나고, 나 자신을 벗어나면 견딜 수 있게 하는 감사함이 늘어날 것입니다.
첫댓글 아멘.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