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언자 도스토예프스키
1849년 봄. 몇 명의 사형수가 형장으로 끌려나왔다. ‘거총’ 소리와 함게 병사들이 사형수의 심장에 총을 겨누었다. 그리고 달카닥, 탄환을 격발시키는 금속성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때 갑자기 말발굽소리와 함께 한 병사가 소리치며 나타났다. “사형 중지. 황제가 특사를 내리셨다.” 이 때 한 사형수가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졌다. 27세의 젊은 나이로 총살 직전에 발작을 일으키며 살아난 사형수, 그의 이름은 도스토예프스키였다. 그는 이후 시베리아로 유형을 떠나게 되었는데 유일하게 허용된 책인 성경을 4년 동안 항상 들고 다니면서 읽었다.
부활 대축일 밤에 갑자기 그는 소리쳤다. “하느님은 존재한다. 하느님은 존재한다.” 이때의 경험을 도스토예프스키는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나는 하늘이 땅 위로 내려와 나를 감싸는 것을 체험했다. 나는 내 안에 신을 받아들였고 그분은 나의 전부로 침투해 오고 있음을 느꼈다. 그렇다. 하느님은 존재한다라고 나는 소리쳤다…….”
평생을 불우한 생애를 보냈으면서도 빚에 몰려 쓴 그의 작품은 불후의 명작이 되었다. 그것은 그의 작품 속에 깃들여 있는 주님의 빛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천 년을 그리스도교의 시대가 될 것이다”라고 그는 예언했으며, 그가 말년에 쓴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에서는 이것이 더욱 두드러지게 된다. “모든 것은 천국이다. 내가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영혼 속에 천국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보려고 앞질러 달려가서 나무 위에 올라간 키 작은 자캐오에게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려오너라. 오늘은 네 집에서 머물겠다.” 키 작고 못 생긴 사람, 돈은 많이 있었지만 매국노라고 멸시 당하던 자캐오는 이 순간 주님으로부터 구원을 받게 된다. 이는 간질병자, 도박꾼, 인간적으로는 결함이 많던 도스토예프스키를 불러내어 예언자로 쓰신 주님의 놀라운 은총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죽기 반년 전 푸시킨의 동상 제막식에서 푸시킨의 시 「예언자」를 정열적으로 낭송함으로써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사막에서 잠든 나의 시체는 하느님의 소리가 가르치는 말을 듣고야 깨어났다네/ 예언자여 어서 살아나서 알지어다. 나의 뜻이 너를 가득히 채워줄 것이니/ 지상에 내려가서 사람의 마음을 너의 말로 태워다오.’
주여, 우리에게도 앞질러 달려갈 수 있는 용기와 나무 위에 올라갈 수 있는 정열을 허락하소서. 그리하여 예언자 도스토예프스키처럼 하느님께 사로잡히게 하소서. 오소서, 오셔서 제 집에 머물러 주소서.
첫댓글 아멘. 아멘. 아멘.~~
아멘 아멘 아멘!
감사합니다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