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야기 잔치가 펼쳐졌습니다.
어제 한 언니의 수공예 작품이 망가져 있었던 일을 공유하며, 마음이 아팠을 동무의 이야기도 듣고, 함께 생활하면서 힘들었던 속마음들을 꺼내놓으며 어떻게 하면 서로 힘들지 않게 살 수 있을지 그 방법들을 찾아가는 여정이었습니다.
모든 일과를 멈추고 하루종일 이야기, 이야기,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었지요.
사실 이 이야기들이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으나 마음 모아가며, 다 같이 이야기 하고, 모둠으로 이야기 하며 차곡차곡 마음들을 모아가는 시간이었네요.
저학년 동생들도 지치지 않고 진지하게 참여해 주어서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마음껏 꺼내주어서 더욱 고마웠구요.
마지막에는 각 모둠별로 우리가 힘들지 않게 살 수 있는 방법들을 만들어 지켜보자 약속했습니다.
놀랍게도 이들의 거의 모든 이야기는 '공감과 경청' 이었습니다.
' 누구든 힘든 것을 이야기 하면 잘 들어주고 위로해 주기' ' 모든 분쟁들을 대화로 해결하기' '솔직하게 배움지기와 상담하기' '진심어린 사과나 편지쓰기' '눈치있게 예의 지키기' '학생 자치회 구성' '공정한 학교' '누구에게도 강요하지 않기'
동무들이 이야기를 할 때 배움지기들도 모여서 어떻게 할 것인가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어떤 것도 정해놓지 않고 그 흐름에 적절하게 진행하자 이야기 하고 마치는 시간까지도 열어두고 동무들과 만나다 보니 그 이야기들이 조금씩 모아지는 과정을 경험했네요.
오늘이 이야기 잔치의 첫 경험이었기에 모든 것이 서툴수가 있었겠지만, 앞으로 살아가면서 함께 고민하고 배워야 하는 여러 일들을 오늘처럼 몸과 마음을 맞대고 해결해 가면 좋겠습니다.
자기 작품이 망가진 동무는 감정적으로 전혀 동요하지 않고 괜찮다며 오히려 우리를 위로해주는 듯 하여 정말 고마웠습니다.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정말 쉬운 일이 아닙니다.
모두가 다 다름을 지닌 존재이기도 하고, 일이 벌어지는 상황도 자기 중심으로 보게 되는 한계들이 늘 존재하니요.
정말 다행한 일은 일이 벌어지면 늘 말썽을 일으킨 사람을 찾으려 하고, 또 그 사람만 벌 받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사고를 하는 사회속에 살고 있음에도 우리 동무들은 그런 경향성들에 조금은 자유로왔습니다.
또 추측하여 서로를 의심하는 행위도 하지 않아 놀라웠구요.
우리가 이렇게 난관에 봉착했을 때, 누군가가 마음이 아플 때, 어려움이 처했을 때... 그때마다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곳이 함께 어울려 놀면서 크는 집인 사랑어린배움터가 존재하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마침 스물 한 살 생일 전날 힘겹지만 귀한 공부를 함께 할 수 있어서 다행이며 고마운 하루였습니다.
수업하고 일하는 것 보다 힘들게 느껴지는 하루였어요.
우리 동무들도 정말 고단할텐데 잘 쉬었다가 내일 밝은 모습으로 만나길요.
스물 한 살 생일이 되는 날!
다시 첫 걸음을 내딛는다는 마음으로 오시는 벗들도 잘 모시고 우리도 즐거운 하루가 될 수 있기를 두손 모읍니다.
당신이 계셔 우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사랑어린 사람입니다.
첫댓글 나누어주어 감사합니다.
귀한 시간 힐링으로 가는 길이었기를 저도 마음모아봅니다
"누가 그랬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했어." 이 말 한마디로 오늘 시간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어요. 우리 마음도 늘 그러하길... 배워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