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산천 위로 구름 띄워 흘리고, 울창한 숲이 황금빛으로 점차 탈변색 되던 날, 부풀려 지는 흥분된 마음에서 옛 추억을 회상하여 그려간다.
오늘 또 다시 세번째 찾는 주왕산... 전에 왔던 그 날과는 감회가 다름은 세월 흐름 앞에 영원히 머물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는 탓인가 보다.
문무왕12년(672년)에 창건되었다는 대전사 넓은 마당에 인산인해를 이루는 수많은 군중에 잠시 발걸음을 멈춰 가을바람 스치는 현수막에 시선을 흘린다.
제9회 주왕산 "시 와 국악의 만남 음악회"가 있는 날 병풍처럼 웅장한 기암괴석으로 둘러 싸여진 석병산의 운치에 재삼 놀래서 그랜드캐니언과 비교해 본다.
주왕산명은 석병산과 신라시대 왕족이였던 김주원이 머물렀던 산이라하여 주방산이라는 이름이 있다.
주왕산 이름의 근원은 진나라 주왕이 피신하여 있던 곳이었다고 하는 설과 나옹화상을 모셨던 산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주왕산이라 칭하였다는 설이있다.
가을로 들어 선 산길 역시 명산 답게 수많은 산을 즐기는 매니아들로 가득 채워져 오르내림의 복잡한 사람 교체 틈새를 휘접으며 사람 살아가는 분위기가 넘쳐 흐름을 즐긴다.
깍아지르듯 하늘을 뚫고 있는 기암괴석 협곡에서 작아지는 나의 모습을 잠시 수정 같이 맑은 계곡 흐르는 물에 반영시켜 본다.
가을이 오는 계절 입구에 주름졌던 내 모습이 흐르는 물에 주름은 떠내려 갔는지 젊어진 내 얼굴이 흐르는 세월을 잠시 멈춰 세우고 있다.
다시 고개들어 거대한 기암괴석 사이 흐르는 구름과 높은 바위 끝 아슬아슬 뿌리를 안착하고 빨갛게 물들인 작은 단풍 나무의 끈질긴 생명력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자연의 신비로움의 기를 가슴 가득 채워 본다.
장가계가 아름다운들...
그랜드캐니언이 아무리 웅장한들...
작게 쪼그려 들어 서서 내가 지금 올려다 보는 주왕산 협곡 웅장함이 그곳에 뒤떨어지겠는가?
동행한 45명 일행이 이 강산 자연의 신비로움에 도취되어 짙어져 가는 계절의 감성을 가슴 깊숙히 저장해 가고있다.
용추폭포 지나 절구 폭포 입구의 이정표가 인파에 가려져 흘리고, 용연폭포 흐름을 따라 몸과 마음을 싣고 움직여 진다.
여인네들의 즐거움을 실은 함박꽃 같은 웃음소리와 대화가 계곡물 흐름에 실려 스치고, 오를 수록 짙어져 가는 단풍잎의 아름다움에 가을을 만긱해 가는 순간 용추폭포 내림길에서 일행들이 잡아 세운다.
그곳이 반환점이란다.
가을의 아름다움을 쫓아 마냥 지나쳐 오를뻔했다.
일행과 몇컷 기념사진을 남기고, 흩어졌던 일행과 함께 만나기로 약속된 장소 절구폭포를 향한다.
작은 오솔길에도 가을은 깊어져 가고있다.
아늑하게 파여 흐르는 계곡 따라 작은 숲길에 떨어진 낙엽잎을 밟으며, 절구폭포 앞 간식 자리에 둥글게 모여 앉은 한 자리 끼여 절구통 같이 움푹파인 큰 바위에서 낙수하는 폭포 소리에 귀 기울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