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갈무리하는 나날들 입니다.
사람들만이 두꺼운 옷으로 자신을 감싸는 듯 보이네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은 사람과 다르게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온전히 바람, 추위, 햇빛을 받고 있는 것 처럼 보입니다.
자연이 우리의 스승이라면 육신은 두꺼운 옷으로 감쌌지만 마음만은 그간 갖고, 쟁겨두었던 모든 것을 허심하게 비워낼 수 있으면, 그곳에 새로운 무엇인가가 싹트기 위한 준비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걸을 때는 바람만 불지 않으면 수월합니다.
요즘은 얼음 얼은 곳이 인기입니다.
발로 슬며시 눌러보고 싶고, 그 위에 올라가서 통통 뛰고 싶은 마음은 한결같은가 보지요.
얼음 얼은 곳에 동무들이 오글오글 동무들이 모여있네요.
이번 한주는 마무리 주간입니다.
한해 잘 머물렀던 곳, 자기 책상, 사물함, 청소구역 등을 정갈히 정돈하고, 9학년 언니들을 위해 편지도 쓰고, 축하 사진도 찍고, 가족별 못다한 일들(생일 잔치, 못다한 수업들) 챙겨서 천천히, 고요히 마무리 하기를 염원하며 지내게 되겠습니다.
초등 동생들은 사진을 찍고, 편지를 쓰는 시간을 오전, 오후 가졌고, 천지인들은 할아버지 마음 공부 마무리, 옷짓기 마무리 시간을 가졌습니다.
할아버지 마무리 시간에는 1년동안 할아버지께 무엇을 배웠는지 질문 받고 각자 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야기 할 때 상대를 쳐다 보는 것, 사람답게 살기 위한 삶의 방법, 나를 좀 더 사랑할 수 었었다는 이야기 등을 동무들이 말해줍니다.
할아버지께서는 수업 마무리 말씀으로 우리 동무들이 건강한 양심을 지키며 살면 좋겠다 하셨습니다.
영어의 con은 함께라는 뜻으로, science는 안다란 뜻으로 해석하는 사람이 있다시며 함께 안다는 것은 자신 깊은 곳의 내(한님)가 나와 함께 아는 것이라 하셨습니다.
누구나에게 있지만, 건강하게 그것을 지키고 사는 것의 중요성에 대한 말씀을 하셨어요.
그리고 오후에 천지인들은 옷짓기 마무리 수업을 하였어요.
1년간 수고해주신 재희 언니 오셔서 함께 진행하였지요.
이것은 한 동무들의 사과 편지입니다.
태율이가 4학년을 잘 마무리 짓고 선혜학교로 전학을 갑니다.
방학식 때 태율이와의 인사를 하기 위해 동무들이 편지를 쓰고 있어요.
태율이를 통해 참 많은 것을 우리는 배웠습니다.
'다름' '배려' '존중'
처음에는 태율이도 우리도 모두 힘들었지만, 힘든 시간을 잘 지내고 나니 태율이도, 다른 동무들은 어울려 사는 법을 조금 알아가고 있지요.
늘 아슬아슬 했던 이 동무가 태율이에게 이렇게 마음을 전하는 것이 기적처럼 느껴집니다.
이렇게 우리는 힘들었고 때론 재미있었던 시간을 잘 맞이하며 커가는 것이 아닐까요?
한주 동안 이렇게, 요렇게 잘 마무리하며 보내길 바랍니다.
오늘 하루도 잘 보냈습니다.
당신이 계셔 내가 있습니다.
우리는 사랑어린사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