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추쌤의 상황별 독서
중학생을 위한 추천도서 - 2011
이민수 / frindle@hanmail.net 서울 삼정중학교
해마다 3월 첫 국어시간에 아이들에게 ‘내가 만든’ 추천도서 목록을 나누어 준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권장도서, 추천도서라는 말을 싫어하는 사람이다. 독서를 강요하면 부작용만 낳을 뿐이라고 생각하는데, 읽을 책 제목까지 정해주는 건 너무 심한 간섭이기 때문이다. 내가 만든 목록은 그저 책읽기를 싫어하고, 책이란 고리타분하고 재미없다는 선입견을 가진 아이들에게 ‘이런 책도 있어, 선생님은 이 책이 재미있더라.’하면서 슬며시 건네주고 싶은 책일 뿐이다. 읽는 책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또 지금 읽고 있는 책에 의해 그 다음 읽을 책이 정해지기도 하고, 좋은 책 한 권 덕분에 한 사람의 생각과 마음이 바뀌기도 한다. 책은 지금까지 나에게 그러했듯이, 내가 만나는 아이들에게도 훌륭한 선생님이요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독서교육에 관심을 갖고 아침독서를 시작한 지 6년이 되었다. 내 목록은 주로 동화와 성장소설 목록이다. 처음이나 지금이나 ‘즐거운 책읽기’를 목표로 하기에, 아이들에게 내가 읽고 좋았던 동화와 성장소설을 권한다. 하지만 작년부터는 아이들이 문학 위주의 편식만 하면 안 되겠다 싶어 인문, 사회, 역사, 과학에도 관심을 갖는다. (솔직히 말하면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의 일상적인 질문조차 과학, 역사, 지리 등에 대한 지식이 없어 대답을 하지 못하는 나의 무지함을 보면서 느끼는 위기감의 발로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취향의 한계와 ‘이야기의 힘’을 믿는 뿌리 깊은 믿음 때문에 아직도 나의 목록은 문학에 머물러 있다. 그렇지만 내가 만나는 아이들은 문학을 시작으로, 자신의 관심분야에 따라 책읽기의 가지를 쭉쭉 뻗어가며 자라기를 바란다. 학교를 졸업해도 배움은 끝이 없는 이 세상에서, 자신만의 색깔이 있는 독서목록을 만들어 가면서 <공부의 즐거움>(장회익, 생각의 나무, 2011)’을 아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프린들 주세요(앤드류클레먼츠, 사계절) -닉은 장난꾸러기 초등학교 5학년, 볼펜을 ‘프린들’이라고 부르면서 그레인저선생님과 한 판 전쟁이 시작된다. 학교와 마을, 도시를 넘어 전쟁은 눈덩이처럼 커지고..대학생이 된 닉에게 날아온 한 통의 편지, 가슴 뭉클한 반전을 기대하시라!
부숭이는 힘이 세다(박완서, 계림북스쿨) - 고인이 되신 박완서 선생님이 손주들을 위해 쓰셨다는 장편동화, 약삭빠른 서울내기 누리와 자존심 강한 시골 아이 부숭이가 서로를 이해하고 친해지는 과정을 통해 자연과 환경,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법을 생각하게 만든다. 첫 장을 펼치자마자 술술 읽히는데, 다 읽으면 할머니가 끓여주신 된장찌개에 밥 한 그릇 뚝딱 먹고 난 듯이 힘이 난다.
궁녀 학이(문영숙, 문학동네)- 조선시대 궁녀의 삶을 소재로 한 창작 동화. 학이는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여덟 살 어린 나이에 입궁한다. 아기나인 시절부터 정식 나인이 되기까지 궁궐 생활을 그리고 있는 이 동화는, 조선 시대의 역사와 왕실의 생활과 법도, 보통 여자들의 삶과는 다른 궁녀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사극에 나오는 궁녀들의 삶을 쉽게 재미있게 보여주는 책
장수 만세!(이현, 우리교육)- 전교1등 모범생인 오빠의 자살을 막기 위해 동생 혜수와 친구 연수가 저승과 이승을 넘나들면서 벌이는 기상천외한 이야기,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 모두는 지금 얼마나 힘든지, 대한민국 평범한 가정을 통해 오늘의 교육문제 날카롭게 보여준다.
엄마의 마흔 번 째 생일(최나미, 청년사)-누구보다 씩씩하고 축구를 좋아하는 열 세 살 가영이, 치매 할머니를 모시던 엄마는 아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직장을 나간다 하고, 중3 언니는 얄미운 소리만 할 뿐 도움이 안되는데. 두 분 할머니에서 엄마, 가영이로 이어지는 여성의 삶, 그 깊은 연대감이 잔잔한 강물처럼 우리 마음 안에도 흐른다.
할머니의 비밀(장프랑수아 샤바스, 창비)- 캐나다 숲 속에 살던 증조할머니가 오셔서 갑작스레 한방을 쓰게 된 미키, 80살 차이나는 괴팍한 증조할머니의 일기장을 엿보기 시작하는데, 일기장만 나오는 게 아니라 가방 안엔 장총까지! 도대체 할머니의 정체는?
노란 코끼리 (스에요시 아키코. 이가서) - 겁 많고 덜렁대는 엄마가 어느 날 중고 소형차를 운전하기 시작하면서 크고 작은 사고 연발, 뒤치다꺼리는 언제나 엄마보다 의젓한 5학년 주인공의 몫, 그래도 괜찮다. 노랑코끼리를 타고 세상을 향해 힘찬 전진! 싱글맘 가족, 파이팅!
노근리 그 해 여름(김정희, 사계절)- 노근리 실화를 토대로 한 책. 1950년 7월, 한국 전쟁 당시 미군은 '흰 옷을 입은 사람은 무조건 사격하라'는 작전 명령에 따라 충북 영동군 노근리 일대에 사는 주민 400여 명을 무차별 사격했다. 평생 잊지 못할 상처를 안게 된 소녀 은실이의 눈으로, 우리 민족의 비극적인 역사를 담담하게 그리고 있는 이 책은 아이들도 감동적이라고 한다. 묵직한 아픔, 문학으로 만난 역사는 역사책보다 강한 여운과 힘이 있음을 느낀다.
지엠오 아이(문선이, 창비)-유전자 조작(GMO)이 보편화된 미래사회의 빛과 그늘을 흥미진진하게 파헤친 동화다. 유전자 산업 회사의 대표로 기계처럼 살고 있는 할아버지가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났지만 인간다움을 간직한 '나무'라는 아이를 만나게 되면서 인간의 참다운 마음을 회복하게 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미래사회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펴고 빠져들게 하는 과학 동화!
초정리 편지(배유안, 창비) -장운이는 나무를 하러 산에 갔다가 낯선 양반 할아버지를 만난다. 한양에서 왔다는 어른은 장운이에게 새로 만들어진 글자를 가르쳐주고 다음 날까지 외워오라 한다. 쌀을 한 되 상금에 장운은 누이와 함께 신나게 글자를 익힌다. 그런 장운이를 보며 할아버지는 기뻐하고, 둘의 우정은 깊어간다. 과연 이 할아버지의 누구일까?
봉주르, 뚜르(한윤섭, 문학동네)- 프랑스 뚜르를 배경으로 한국인 소년 봉주가 비밀을 추적해가는 이야기. 봉주는 새로 이사한 집 책상에서 한글로 쓴 글자를 찾아낸다. 낯선 이국땅에서 의미심장한 한글 낙서를 발견한 봉주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들을 토대로 낙서의 주인공을 찾아 나선다. 추리적 구성으로 흥미진진해 하며 읽다 보면 어느 새 통일에 대한 소망이 생기는 책.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이경혜, 바람의 아이들)- 모범생 재준과 날나리 유미, 그런데 오토바이 사고로 죽는 건 재준이. 추리소설 같은 긴장은 없지만, 절친했던 재준이를 떠나보내는 유미의 마음이 처연하다. 16살, 세상을 떠나기엔 너무 이르지만 사랑이 있었기에 한편 위안이 된다.
뚱보 내 인생(미카엘 올리비에, 바람의 아이들) -열 여섯 벵자멩, 멋진 식당 겸 호텔 주인이 꿈인 그에게 어느 날 사랑이 찾아 온다.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고백을 하고 차이고 결국 다이어트를 포기 하고, 과연 클레르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재미있게 읽히는 청소년 성장+연애담
하모니 브라더스(우오즈미나오코, 사계절) -가출한 형이 7년만에 누나로 돌아오다니! 3주간 형이 집에 머무르는 동안 (부모님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려 애쓰는) 나보다, 오히려 형이 더 행복하고 자유롭다는 걸 알게 되는데...트렌스젠더, 가족, 교육문제가 모두 어우러지는 재미있는 책
컬러풀(모리 에토, 문학수첩리틀북스)- 전생에 엄청난 죄를 지은 탓에 윤회가 불가능하게 된 주인공에게 운 좋게도 패자부활전(?)의 기회가 주어진다. 눈을 떠보니 자살을 시도한 중학생의 몸에 환생! 집안 멀쩡해 보이는데 대체 이 녀석 왜 죽은 거야? 5개월 만에 죽음의 이유를 알아내야하는 미션, 과연 성공할까? 재치, 반전, 감동이 즐거운 작품!
까망머리 주디(손연자, 푸른책들)- 미국에 입양된 한국 소녀 주디는 어느 날 자신이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사춘기 주디가 피부색이 다른 가족과 친구들 사이에서 힘겹게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 인종차별이나 입양문제에 관심이 없던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입양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기억전달자(로이스 로리, 비룡소)-극단적인 통제와 질서 속에서 인간적인 것을 잃어가는 미래 사회, 열두 살 생일날 ‘기억전달자’ 직위를 부여받은 조너스가 하는 일은 뭘까? 딴 세상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다 보면 지금 우리 사회의 문제, 삶의 사소하지만 가장 본질적인 것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된다. 시종일관 흥미진진,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
창가의 토토(구로야나기 테츠코, 프로메테우스)- 도모에 학원(대안학교)에 다니는 토토가 어쩌다가 공교육기관에서 쫓겨났는지, 도모에 학원의 교장선생님과 교육방식은 기존의 교육과 어떻게 다른지, 이 책은 교사와 학부모에게 먼저 읽으면 좋겠다. 작가의 실제 경험담이라니 더욱 감동!
열혈수탉분투기(창신강, 푸른숲주니어)- 살찐 고기닭 대신 ‘훌륭한’ 수탉이 되고 싶어 하는 수평아리가 여러 가지 시련을 딛고 마침내 삶의 주인으로 자리 매김하는 이야기. 황선미의 <마당을 나온 암탉>과 견줄만한 중국판 수탉 이야기. 인간 삶을 풍자하는 해학적인 문체가 톡톡 튄다.
나는 개입니까?(창신강, 사계절)- 작가의 <열혈 수탉 분투기>가 좋아서 이 책도 샀다. 인간 세상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가족까지 등진 어느 토종개의 이야기, 우화의 특성을 절묘하게 살려 낸 독특한 풍자 소설. 작가는 ‘인간이 되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린 개의 이야기를 통해 철저하게 자기중심적이고 탐욕스럽기 짝이 없는, 즉 ‘개보다 못한’ 인간들의 세상을 통렬히 풍자한다.
첫사랑(이금이, 푸른책들)- 이금이 작가가 십대의 '첫사랑'을 소재로 쓴 장편동화. 사춘기 소년들의 심리와 생활을 드러내며 '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준다. 열세 살 소년 동재가 경험하는 '첫사랑'의 감정이 진솔하게 그려지는 한편, 주인공을 둘러싼 인물들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사랑과 관계 맺음을 보여준다.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재미있게 금방 읽는다, 추천 즉시 성공 보장!^^
소희의 방(이금이, 푸른책들) -작가의 대표작 <너도 하늘말나리야> 후속작. 이야기는 달밭마을을 떠나 열다섯 살이 된 ‘소희’가 친엄마와 재회하여 새로운 가정에 들어가면서부터 시작된다. 결핍과 상처로 조숙해진 소희의 억눌렸던 욕망이 표출되는 과정, 그리고 이 때 드러나는 인간의 이면과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역시 이금이 작가! 한 편의 드라마를 보듯, 요즘 아이들의 개성과 프랜드가 풍부하고 섬세하게 살아있다.
쑤우프, 엄마의 이름(사라 윅스, 낮은 산)- 정신지체장애인 엄마에게 아주 오래전, 엄마를 사랑한 한 사람이 쑤우프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엄마는 그걸 자신의 이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이는 안다. 쑤우프는 엄마의 이름이 아니라 엄마 말로 사랑이라는 것을. 쑤우프의 비밀을 찾아 떠나는 열세 살 소녀 하이디의 사랑스럽고 신비한 여행 이야기.
백산의 책(하은경, 낮은산)- 세상을 변혁하기를 꿈꾸었던 양반 허균과 서얼 ‘홍길동’을 한 축에 놓고, 이야기 속에서나마 억눌린 꿈을 마음껏 펼쳤던 하층민 소년을 또 다른 축으로 하여 역사적 상상력을 펼쳐 나간다. 시대를 초월하는 문학의 힘을 느끼게 해주는 역사 동화인 동시에, 고통을 견뎌 낸 뒤 훌쩍 어른이 되어 가는 한 소년의 극적인 성장담, 쉽게 읽히면서도 감동이 있다.
마지막 이벤트(유은실, 바람의 아이들)- 작가의 장편동화 중 <나의 린드그렌선생님>과 이 책이 모두 좋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죽음과 장례식을 경험하는 6학년 남자아이를 통해 엄격한 절차로 가득한 장례식을 세심한 관찰과 특유의 화법으로 그려 낸다. 인물 하나하나의 캐릭터가 살아 있고, 유머와 아이러니가 돋보여 편하게, 찡하게 읽힌다.
미안해 스이카(하야시 미키, 다산책방)- 내가 읽고 난 후의 느낌보다 아이들의 반응이 훨씬 더 뜨거운 책. 집단 따돌림을 당한 열네 살 소녀의 경험담과 진심 어린 메시지가 담긴 소설. 일본에서 저자 자신이 집단 따돌림의 피해자였기에 자신의 아픔은 물론 가슴 속 사랑과 치유의 시간을 진솔하게 그려나간다. 독후감을 받아보면 간혹 보이는 진심을 보이는 아이들의 고해성사(?)가 고맙다.
수호천사 이야기(이범, 홍은경, 다산에듀)- 교육전문가와 동화작가가 함께 쓴 '사춘기 아이들의 교육해법'을 담은 교육소설. 아이 인생의 올바른 가치관과 실행력을 가질 수 있도록 어린 시절부터 올바른 페이스를 잡아주는 책이다. 현지라는 중학교 1학년 여자 아이가 공부와 생활에서 겪는 갈등과 극복 과정을 소설로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다
나는 브라질로 간다(한정기, 비룡소)-14세 소년의 브라질 축구 유학기를 다룬 청소년 소설. 실제로 지은이가 아들을 브라질로 축구 유학을 보낸 경험을 한껏 살려 생동감과 현장감이 넘친다. 준혁이가 축구 유학을 떠나게 된 14세 가을부터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는 16세 겨울까지 3년 동안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이들도 각자 자신의 꿈을 진지하게 생각해 본다.
해바라기 카 짱(니시카와 츠카사, 뜨인돌)- 작가가 모리타 선생님의 세심한 관심을 통해 변화하는 성장 이야기. 4형제 중 둘째인 카 짱은 말썽꾸러기에 고집쟁이, 게다가 엉뚱한 생각만 골라서 하는 아이다. 그 결과 지적장애아로 규정되어 해바라기 반으로 가게 되는데 만일 카 짱이 모리타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처럼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감동을 주는 책.
검은 바다(문영숙, 문학동네)- 일제강점기 당시 강제징용의 참상 ‘조세이 탄광’과 ‘태평양전쟁’을 고발하는 최초의 창작동화. 폭격 현장에 끌려 나가 일을 하다 또 다른 폭격에 목숨을 잃고 말았던 조선 여인들,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으로 처참하게 죽어가야 했던 수많은 조선인들. 이 작품을 읽다 보면 당시 상황이 얼마나 끔찍하고 억울했는지 실감할 수 있다.
저스트 어 모멘트(이경화, 탐)- <나의 그녀>로 유명한 이경화의 최신작, 많은 청소년들 (특히 고등학생들)은 알바를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청소년들은 일한 댓가로 얼마를 받아야 하는지, 또 부당한 처우를 받았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리나라 청소년 소설에서 이제껏 다루지 않던 청소년의 인권과 노동을 이처럼 발랄, 상큼, 후련하게 말하다니, 강추!
완득이(김려령, 창비) - 2008년을 화려하게 장식한 완득이는 여전히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다. 애증이 교차하는 괴짜 담임 똥주 덕분에 오래 전 헤어진 엄마를 만나게 되고, 여자친구를 사귀고, 킥복싱을 배우면서 자기 길을 찾게 되는 씩씩한 완득이, 줄거리도 재미있지만 해학적인 문체, 비속어가 주는 친근함 때문에 아이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는 건 아닐까?^^
불량엄마 납치사건(비키 그랜트, 미래인)-어느 날 엄마가 실종되었다. 사고인가, 가출인가? 아니면 납치? <불량엄마 납치사건>은 열네 살 소년의 엄마 구출 대작전을 그린 명랑 법 스릴러다. 44장까지 이어지는 소제목이 업무상 과실, 물적증거, 범인은닉죄, 피후견인 등 법률용어로 이어지는 것도 눈길을 끈다. 작가의 유머와 재치, 치밀한 구성력을 감탄하며 읽게 되는 책
스프링 벅(배유안, 창비)- 평범한 열여덟 살 소년이 갑작스레 찾아온 형의 죽음을 극복하고 연극을 통해 한 걸음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장편소설. 제목은 아프리카에 사는 양의 이름으로, 이 양들은 풀을 먹기 위해 무리를 지어 초원을 달리다가 어느 순간 풀을 먹으려던 원래의 목적은 잊고 무작정 뛰기만 해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우리 나라 입시 교육의 현실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면서도 작가의 청소년들을 향한 애정이 느껴진다.
파랑치타가 달려간다(박선희, 비룡소)- 초등학교 동창이었다 고1이 되어 재회한 강호와 윤호, 답답한 현실을 조금씩 공감하면서 교내 ‘밴드부 결성’이라는 공통분모를 찾아낸다. ‘파랑 치타’는 강호가 타는 파란색 오토바이 이름이자, 이들의 에너지가 뭉쳐진 록밴드의 이름. 다양한 십대들이 그들의 방황과 혼란, 자유를 향한 갈망을 표출한다. 음악이라는 비상구를 통해서.
UFO를 타다(배봉기, 우리같이)- 이 땅의 교육문제, 청소년들의 암울한 현실을 정면으로 고발하는, 하지만 <희곡>이라는 양식을 사용함으로써 참신하면서도 실감나게 읽히는 단편집, 대사를 따라 읽다보면 독자는 등장인물이 되어 극중 세상으로 빠지게 된다. 매 작품이 열린 결말로 맺기에 해결책도 독자의 몫, 현실을 바꾸긴 쉽지 않다는 걸 알기에 마음이 무겁다.
합체(박지리, 사계절)- 아버지는 난장이, 키가 작다는 것 말고는 완전히 다른 쌍둥이 형제가 있다. 체는 어느 날 동네 약수터에서 우연히 알게 된 (계룡산에서 도를 닦았다는) 자칭 ‘계도사’한테 키 크는 ‘비기’를 전수받고, 합과 함께 짐을 꾸려 계룡산으로 수련을 떠난다. 33일 동안 ‘형제동굴’에서 수련을 쌓아야 하는 합과 체. 이들은 과연 수련에 성공하여 키가 클수 있을까?
어쩌자고 우린 열일곱(이옥수, 비룡소)- 서울에서 88올림픽이 열린다고 온 국민이 들떠있던 그 해 봄, 시골에서 주경야독의 꿈을 품고 상경한 열일곱 세 소녀가 공장기숙사에서 잠을 자다가 화마에 휩싸인다. 갑작스레 앗아간 그들의 목숨, 그 날로 꿈을 잃고 말을 잃은 소녀가 있으니...실화를 바탕으로 했기에 가슴이 먹먹하다. 해마다 봄이 되면, 진혼제라도 올려야 할 듯 야속하다.
키싱 마이 라이프(이옥수, 비룡소) - 이 땅의 미혼모 이야기를 이렇게 발랄하게, 사실적으로 그러면서도 따뜻하게 쓴 책이 또 있을까? 어쩌다 그렇게 됐어? 하며 동정어린 눈으로 싸늘하게 보던 시선이 부끄럽다. 현실에서도 이처럼 착하고 책임감 있는 미혼부가 많기를, 힘내라 미혼모!
목요일, 사이프러스에서(박채란, 사계절)-자살을 모의하는 세 명의 여고생, 그리고 이들에게 접근하는 엉뚱한 안전요원 K-758 하빈이, 이들이 목요일마다 모여 이야기를 나눌수록 각자의 아픔은 밝혀지는데...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죽음을 고민하는 이에게 따뜻한 격려를 주는 책
낙타(정도상, 문학동네) - 짧은 유서를 남긴 채 세상을 떠난 아들을 모티브로 쓴 소설, 아버지와 아들이 떠나는 몽골, 고비 사막 여행. 길 위에서 만난 이들과 우정을 나누면서 어색하던 둘의 마음도 열리게 되는데...지상의 모든 부모, 혹은 상처받은 자들을 위로하는 아름다운 여행기.
피부색깔 꿀색(전정식, 길찾기) - 5살 때 벨기에로 입양된 만화가 전정식의 자전적인 이야기, 중3 국어교과서 <일레인 이야기>를 배울 때 같이 읽어보면 좋겠다. 전쟁 이후 지금까지 이어지는 해외입양의 현주소 뿐 아니라, 작가가 성장하면서 겪은 상처와 혼란이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어머니, 나를 버린 어머니를 가슴으로 받아들이기까지의 작가의 마음 고생이 애잔하게 와 닿는다.
내가 살던 용산(김성희 외, 보리)- 만화가 여섯 분이 유가족들에게 직접 이야기를 듣고, 돌아가신 분들이 살아온 흔적을 찾아다니며 그린 책이다. 철거민들이 왜 망루에 오를 수밖에 없었는지, 평범한 우리 이웃으로 어떻게 살아왔는지, 충격적인 사건과 다양한 쟁점에 가려져 있던 ‘사람들 이야기’를 담았다.
습지생태보고서(최규석, 거북이북스) - 둘리부터 울기엔 애매한 현빈까지, 최규석 만화의 광팬인데,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가장 재미있었다. 작가의 대학시절은 궁상맞지만 즐겁고 풋풋하다. 반 지하 자취방에서 동고동락하는 세 친구, 또 유일한 동물(동거인?) 녹용이, 귀여운 녹용이는 지금도 눈에 밟힌다!^^ 제목만 보고 환경이나 생태 책이라고 오해하는 분들, 반드시 읽어보시길!
열 네 살의 인턴쉽(마리 오드 뮈라이유, 바람의 아이들) - 프랑스에서는 열네 살에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미리 체험해 보는 인턴쉽 제도가 있나 보다.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동네 미용실에서 인턴쉽을 시작한 루이, 결론은 성공이지만 더 중요한 건 루이로 인한 주위사람들의 변화! 우리나라의 진로교육은 언제쯤 이런 제도를 도입할 수 있을까?
꼴찌들이 떴다(양호문, 비룡소)- 춘천공고 2학년 학생 4명이 현장 실습을 나갔다가 겪게 되는 황당, 유쾌, 통쾌, 흐뭇한 이야기. 다양한 삶의 경력을 가진 작가의 내공과 입담이 존경스럽다. ‘성적’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삶 속에서 자기 존재감과 자신감을 찾아가는 꼴찌들에게 기립 박수를! 중3 학생들, 인문계나 특성화냐 진로를 고민할 시기에 읽으면 더욱 좋겠다.
번데기 프로젝트(이제미, 비룡소)- 번데기처럼 웅크리고 있던 열여덟 소녀가 ‘소설’로 꿈을 이루기 위해 일생일대의 승부를 펼치는 이야기, 작가의 실제 경험이 녹아든 디테일한 묘사가 ‘정수선’이라는 캐릭터에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아빠의 식당에서 일당 2만을 받고 일하고 공부도 바닥, 친구도 없는 왕따 수선이의 꿈을 위해 도움을 주는 사람은 누구일까?
불량가족 레시피(손현주, 문학동네)-여고생 여울이가 도덕 수행평가로 자서전쓰기를 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불량가족의 판도라 상자 열기, 주변에 흔치않은 콩가루 가족이지만 그 안에서 씩씩하고 쿨하게 자기 길을 찾는 주인공이 참 믿음직스럽다. ‘위기에 처할 때 인간은 진화한다!’ 바로 지금이 내가, 우리 가족이 진화해야 할 때!^^
연을 쫓는 아이(할레드호세이니, 열림원)- 아프가니스탄에서 부유한 상인의 아들인 아미르가 어린 시절 하인 하산에게 저지른 잘못으로 인해 겪는 내면적 갈등과 그 빚을 갚기 위해 자신의 온몸을 던지는 과정을 그린다. 아프가니스탄의 다양한 전통과 관습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삶의 진정한 용기와 성장의 의미가 무엇인지 가슴으로 느끼게 하는 책
천개의 찬란한 태양(할레드호세이니, 현대문학)- 전쟁의 포화가 휩쓸고 간 아프가니스탄. 그곳에 나이도 다르고 자라온 환경도 다른 두 여자가 살아남아, 절망과 고통을 희망으로 바꿔나가는 이야기이다. 할레드 호세이니의 저력을 전작에 이어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장편, 여성의 연대, 인간에 대한 그 깊은 사랑과 헌신은 읽는 이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든다.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1,2(박경철, 리더스북)-의사가 되고 싶은 학생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 아니 자신의 꿈을 이루면서 가슴 뛰는 삶을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함께 읽고 싶은 책. 이 세상에는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고통과 운명이 있지만 저자와 같은 사람이 있기에 세상은 좀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
퀴즈쇼(김영하, 문학동네)- 귀여운 백수 청년 ‘이민수’의 천일야화와도 같은 신비로운 이야기, 갑작스레 빚더미에 올라 앉아 멀쩡한 집을 날리고 고시원 쪽방으로 들어가는 주인공에게 천만 원을 들고 찾아와 거래를 하는 한 사내. 너무나 현실적인 배경으로, 너무도 비현실적인 모험과 사랑이 펼쳐지는데, 김영하의 어떤 작품보다도 따뜻한 결말이 마음에 든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공지영, 푸른숲) - 작가가 7년 간의 공백을 깨고 세간의 이목을 받으며 화려한 부활을 선언한 작품, 사형제도의 찬반을 토론하기 전 아이들과 읽으면 사형제도를 찬성하던 아이들의 입장이 바뀐다. 영화로는 책의 감동을 절대로 전할 수 없다. 죽음 앞에 선 두 사람, 상처를 가진 두 영혼의 슬픈 사랑 이야기.
즐거운 나의 집(공지영, 푸른숲)- 얼마 전 TV <무릎팍도사>에서 공지영을 본 딸에게 권했더니 읽고 재미있다 한다. 이제 중학생이 되는 딸아이가 친구처럼 느껴진다. 이혼에 대해, 가족에 대해, 교육에 대해, 또 부모(386)세대의 젊은 시절에 대해서 함께 나눌 이야기가 많아서 (딸과 엄마에겐 특히) 고마운 책
동정없는 세상(박현욱, 문학동네)- 출간된지 벌써 10년이 지났지만 ‘한 번 하자’로 시작해서 ‘한 번 하자’로 끝나는 이 책은 아이들이 열광적으로 읽는 책. 분명 <19금>이긴 한데, 야동에 익숙한 아이들도 이 책으로 건강하고 아름다운 성을 다시 배웠으면 싶다. 다만 충동적인 실습(?)은 절대 금물, 아침독서시간에 읽었다가는 1교시 수업에 방해가 될 수도 있음!^^
도가니(공지영, 창비)- 몇 년 전 실제 있었던 장애인 학교의 성추행 사건이라는 소재가 아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기 전 망설이게 한다. 하지만 중3 아이들은 이 책을 아주 감동적으로, 충격적으로 읽어냈다. 한국 사회에서 진실을 위해 싸우는 것이 이토록 어렵단 말인가? 좌절과 무력감을 느낀 만큼, 약자의 편에 서서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용기도 생겨나기를.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웅진닷컴) - 16년 전에 발표된 책, 그 때 한참 권하다가 2000년 이후 재미있는 동화와 청소년소설이 많아지면서 권하지 않았는데 아이들에게 다시 권하려 한다. 올해 초 돌아가신 박완서 선생님을 기리면서, 가신 자리가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다. 현대사의 궤적과 같이 한 그 분의 삶을, 아이들도 할머니 이야기 듣듯이 편하게 재미있게 읽어주었으면.
(참고로 위의 책 소개 글 중에는 인터넷 서점에 올라와 있는,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 소개 글을 인용한 것도 있음을 밝혀둡니다.^^)
** 문학 이외 분야에서 재미있게 읽은 책들
생각한다는 것(고병권), 기록한다는 것(오항녕)
국경없는 마을(박채란, 서해문집)
9인九색 청소년에게 말걸기(김용규 외, 주니어김영사)
14살, 인생 멘토1,2(김보일, 도서출판북멘트)
십대답게 살아라(문지현, 뜨인돌)
사랑을 물어봐도 되나요?(이남석, 사계절)
우리 앞의 세계화이야기(정희용, 아이세움)
두 얼굴의 나라 미국이야기(정범진, 허용우, 아이세움)
소년병, 평화의 길을 열다(사토다다오, 검둥소)
이순신을 만든 사람들(고진숙, 한겨레)
조선의 실학자들(고진숙, 한겨레틴틴)
별똥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우주이야기/화산이야기/우리 몸이야기(이지유, 미래아이)
지구를 구하는 경제책 (강수돌, 봄나무)
어린이를 위한 우리 겨레 수학이야기 (안소정, 산하)
수학자도 사람이다1,2(엘리자베스 레어드, 꼬마이실)
대구 이야기-세계 역사를 바꾼 물고기 이야기 (마크 쿨란스키,미래앰엔비)
친절한 생활 문화재 학교(이재정, 길벗어린이)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박경화,북센스)
바람을 길들인 풍차소년(윌리엄 캄쾀바, 브라이언 밀러, 서해문집)
그건 사랑이었네(한비야, 푸른숲)
책만 보는 바보(안소영, 보림)
위안부리포트(정경아, 이미지프레임)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장 지글러, 갈라파고스)
울지말고 당당하게-하종강이 만난 여인들(하종강, 이숲)
공부의 즐거움(장회익, 생각의 나무)
*** 시집
시가 내게로 왔다1.2 (김용택, 마음산책)
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읽어야 할 시(도종환 엮음, 나무생각)
버림받은 성적표- 고등학생, 우리들이 쓴 시(구자행 엮음, 보리)
로그인하詩겠습니까2 - 중학생이 사랑하는 시(이상대 엮음, 아침이슬)
내가 가장 착해질 때(서정홍, 나라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