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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까운 관계이면서, 그렇기 때문에 갈등의 가능성이 큰 이들이 바로 가족 구성원이라고 할 수 있다. 형제나 자매 혹은 부모와의 갈등 때문에 서로 소원하게 지낸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들이 다른 가족 구성원들과 갈등 관계에 이른 계기를 살펴보면, 대체로 아주 사소한 문제가 서로의 감정을 건드려 확대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어찌 보면 가깝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말이나 감정을 함부로 표출했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이 책의 저자는 가족을 ‘사랑하면서 상처를 주고받는 관계’로 규정하고, 이를 위해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모르면 오해하기 쉽고, 알면 사랑하기 쉽다’라는 부제의 표현처럼, 어쩌면 가장 가깝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들은 상대를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 어떤 갈등이 생기면 부모는 ‘자식을 위하여’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자식들은 ‘부모이기 때문에’라고 토를 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저자는 부모는 절대 자식의 생각을 다 알 수 없으며, 자식은 부모의 입장에 다가서기 힘들다는 상황을 인정해야만 한다고 조언한다. 그래서 가족이란 공동체와 구성원들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각자의 입장에서 공부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모두 5개의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첫 번째가 ‘사랑하지만 가장 상처 주는 관계, 가족’이란 제목으로 가족 구성원들 사이의 갈등이 생기는 이유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부모의 입장에서 ‘자식은 타인이다’라는 것을 인정하고, 자식의 관계에서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 돌보기’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또한 ‘부부는 일심동체가 아니다’라는 제목을 통해서 부부 사이에도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운명의 라이벌, 형제자매’와 ‘드러나지 않은 갈등, 사위도 처가가 힘들다’ 등에서는 형제들 사이의 갈등과 처가와 사위 사이의 갈등도 방치하면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족 위해 희생하는, 착한 사람들의 화병’에서는 가족들을 위한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면서, 다른 구성원들의 태도 때문에 혼자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결코 현명한 처사가 아니라고 단언한다.
‘가족, 치유가 필요하다’라는 두 번째 항목에서는 가족 구성원들 사이의 갈등을 방치하지 말고, 서로 노력해서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리하여 가족 구성원들의 관계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면서 ‘이젠 가족을 공부해야 할 시간’이 필요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가족의 비결’을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가족들 사이의 갈등을 줄일 수 있는 ‘최고의 유산, 긍정 유전자’라는 제목을 통해서, 자신에게 닥친 상황과 상대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려는 자세를 갖출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부모, 공부가 필요하다’라는 세 번째 항목에서는, 오로지 공부만을 강조하는 ‘학부모 말고 부모 되기’의 자세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한 아이의 상황과 마음을 세심하게 읽어주면서 ‘내 아이는 내가 지킨다’는 자세가 요구되며, ‘꼭 알아야 할 부모 공부’의 내용과 자세를 제시하고 있다. 네 번째 항목인 ‘가족 상담소 처방전’에서는, 가족 갈등을 줄이기 위한 가족 구성원 각자의 노력이 필요한 사항들을 제시하고 있다. ‘가족 평화를 깨트리는 욱, 버럭 화 다스리는 법’이 필요하고, ‘소통 잘하는 가족들이 꼭 지키는 소통의 기슬’을 제시하면서 그 내용과 방법을 고민하도록 유도한다. 또한 가족 구성원들이 대화를 통해서 ‘내 가족 고민 상담실’을 시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며, ‘사랑은 배우고 익혀야 할 기술이다’라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마지막 항목에서는 현대사회에서 가족 관계에서 가장 소외되기 쉬운 존재가 ‘아빠’라는 현실을 직시하면서, ‘혼자 우는 아빠들을 위하여’ 각별한 조언을 제시하고 있다. ‘아빠의 우을증’을 점검할 필요성을 제시하고, ‘남자도 울어야 산다’고 조언하면서 억지로 참지 말고 울고 싶을 때는 울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록의 형식으로 덧붙인 ‘박상미의 비밀 상담실’ 항목에서는 저자에게 의뢰했던 다양한 가족 갈등의 사례들을 제시하면서 그에 적합한 해결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가족은 구성원들의 관계가 가깝기 때문에 더 상대방을 배려할 필요가 있다는 당연한 현실을 새삼 자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한 현실을 직시하여 저자는 ‘가족 상담’의 필요성을 절감하여 이 책을 기획한 것이라고 이해된다.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친절한 사람이 막상 가족들에게는 매우 엄격하고 감정을 억제하지 않고 표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매일 부딪히는 가족들 사이의 갈등은 누군가의 일상을 뒤흔들 정도로 오래 지속되기도 한다. 따라서 자주 접하는 가족들 사이에 더 조심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요구된다고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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