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딜레마2 :아프가니스탄의 염소치기 (p36)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중에서)
다음 이야기는 실제 사건을 옮긴 것이다. 2005년 6월, 미 해군 특수부대 실(SEAL) 소속의 마커스 루트렐 하사와 수병 세 명이 파키스탄 국경과 가까운 아프가니스탄에서 비밀 정찰 임무를 수행했다. 오사마 빈 라덴의 측근인 탈레반 지도자를 찾기 위해서였다. 정보기관의 보고에 따르면, 이들이 찾는 인물은 140명~150명의 중무장 세력을 지휘하면서 험한 산악지대의 어느 마을에 머물고 있었다.
특수부대 팀이 그 마을의 내려다보이는 산등성이에 자리 잡은 직후, 아프가니스탄 농부 두 명이 약 100마리의 염소를 몰고 나타났다. 일행에는 열네 살가량의 남자아이도 끼어 있었다. 모두 무장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미군은 이들에게 총을 겨누고, 땅에 앉으라는 시늉을 한 다음 어떻게 처리할지 의논했다. 염소치기들은 비무장 민간인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들을 놓아주면 미군의 소재를 탈레반에게 알려줄 위험이 있었다.
미군은 몇 가지 선택을 놓고 고민했는데, 밧줄이 없어서 이 염소치기들을 묶어놓고 다른 은신처를 찾을 수도 없었다. 유일한 선택은 이들을 죽이든가 풀어주든가, 둘 중에 하나였다.
한 사람은 염소치기들을 죽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상관의 지시로 적의 전선 후방에서 임무를 수행중입니다. 우리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군의 결정은 자명합니다. 저들을 놓아주는 것은 잘못입니다.” 투루렐은 갈등했다. 그는 뒷날 이때를 회상하며 이렇게 썼다. “마음속으로는 그가 옳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분명 그들을 풀어줄 수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마음속에 또 다른 내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나였다. 그가 내게 달려들었다. 무언가 내 마음 저편에서 줄곧 속삭였다. 무장하지 않은 저들을 냉정하게 죽이는 것은 잘못이라고.” 루트렐은 그리스도인의 어떤 의미인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양심상 염소치기들을죽을 수는 없었다. 그리하여 그들을 풀어주자는 쪽에 표를 던졌다.(다른 한명은 기권했다.) 곧 후회할 결정이었다.
염소치기들을 풀어준 지 한 시간 반쯤 지나 미군 네 명은 AK-47과 휴대용 로켓 발사기로 무장한 탈레반 80~100명에게 포위되었다. 곧이어 격렬한 총격전이 벌어졌고, 세 명이 목숨을 잃었다. 탈레반 무장 세력은 대원들을 구출하려던 헬리콥터 한 대까지 격추해, 그곳에 타고 있던 군인 열여섯 명을 모두 죽였다.
중상을 입은 루트렐은 산 아래로 굴러떨어지는 바람에 간신히 목숨을 건져 11킬로미터를 기어서 파슈툰 마을에 도착했고, 그곳 사람들은 구출될 때까지 그를 탈레반의 눈에 띄지 않게 보호해 주었다.
- 루트렐이 선택에 대해 우리는 어떤 평가를 내릴 수 있을까요?
첫댓글 이거 해볼까...
너쿠는 이게 어울릴듯....ㅋㅋ
왜 그리스도인으로서 선택이 잘못된건데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