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Hip’, 활자를 멋으로 읽는 20대
지난해 평균 9권 읽어 유일하게 독서율 상승…함께 읽기·야외 독서도 눈길
‘책을 읽는다’는 행위가 단순히 교양과 지식 쌓기를 넘어, “감각적인 취향”으로 소비되는 추세가 감지되고 있다.
자신의 SNS 계정에 ‘필사’, ‘책스타그램’과 같은 해시태그를 붙여 독서를 기록하는 이들이 생겨나는가 하면, 오프라인에서도 ‘독서’라는 문화를 공유하며 개인 활동 수준을 넘어 함께 하는 문화로서의 책읽기로 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모든 현상을 통틀어 ‘텍스트힙(text-hip)’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3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민 독서율은 43%로 최근 10년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유독 20대만 상승세를 보였다. 국민 평균 연간 종합독서량은 2021년 4.5권에서 2023년 3.9권으로 감소했는데 20대만 유일하게 8.5권에서 9.0권으로 증가한 것이다. 1년간 한 권이라도 읽은 사람들을 놓고 보더라도, 전 연령대 평균 독서량은 연간 9.5권에서 9.1권으로 감소했지만, 20대는 10.8권에서 12.1권으로 증가했다.
실제로 대학생 배유민(23)씨는 “책 한 권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구절에 밑줄을 긋거나, 중간중간 드는 생각을 책 안에 메모하듯이 적어서 완독 후에 친구에게 건네준다”며 “서로 교환한 책을 읽고 메모를 통해 친구의 생각도, 감정도 느끼며 책을 볼 수 있어서 더욱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독서를 계절적 취향과 결합하는 문화도 생겨나고 있다. 배씨는 “여름이면 여름과 관련된 제목이나 내용의 책을 찾게 되고, 겨울이면 눈이 내리는 소재를 가진 책을 읽는 것처럼 계절에 맞는 독서를 한다”고 말하며, “계절에 맞는 독서를 하면 괜히 더 몰입하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대적 흐름을 반영해 ‘야외도서관’도 활기를 띠고 있다. 서울도서관에서는 서울광장(책읽는 서울광장)과 청계천(책읽는 맑은냇가), 광화문 광장(광화문 책마당)에서 야외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도서관을 방문하지 않아도 야외에서 자유롭게 독서를 하고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또, ‘건물없는 도서관’으로도 불리며 야외 공간이라는 장점을 이용, 실내 도서관 서비스의 한계를 극복했다. 2022년 개장 이후 800만여 명이 방문한 서울야외도서관은 올해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인 4월 23일부터 11월 2일까지 혹서기를 제외한 매주 금·토·일요일, 283만명의 시민이 찾았다.
야외도서관은 서울을 넘어 타 시·도로도 확산됐다. 올해는 부산광역시의 ‘부산 바다도서관’과 울산광역시의 태화강국가정원에 펼쳐진 야외도서관 ‘소풍’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등 서울을 포함한 전국 총 229곳에서 야외도서관을 운영했다. 춘천시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축제들과 협업해 야외 도서관을 운영했다.
춘천시의 야외도서관 사업은 지난해 9월 시립도서관 ‘숲속체험장’을 처음으로 시작됐다. 올해는 각종 축제장에 찾아가는 야외도서관으로 운영됐다. 상반기에는 춘천마임축제와 춘천인형극제 축제장에서 운영했으며, 하반기에는 춘천시 평생학습축제와 춘천 애니토이페스티벌 행사장에 야외도서관을 조성했다. 춘천시립도서관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야외도서관 운영은 내년에도 하게 될 것”이라며 “춘천시립도서관 야외에서 못하게 되면 다른 지역의 기관 도움을 받아서라도 꼭 할 것”이라며 장소는 미정이지만 야외도서관을 운영할 계획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서울광장과 청계천을 비롯, 각 지자체가 운영하는 야외도서관이 활성화되며, 도심 속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텍스트를 감각적 콘텐츠로 ‘함께’ 소비하는 경향을 보이며 20대가 그 문화의 선두에 섰다.
맹민주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