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겨울 이야기/김종태(시인)
나무는
불 나간 이모티콘 하나
옆구리에 달랑 달아놓고도
한 자리에 멈춰 선 채 인내하며
또다시 뜨거워질 여름을 기다린다
공존의 숲에서 인내를 생각하다
겨울숲을 거닐면 추위를 견디는 나무들이 경이롭다.상록수든 활엽수든 여름의 영상 30도 겨울의 영하 10도, 그 40도의 온도차를 극복한다는 게 얼마나 괴로운 일이겠는가. 그래서 적도 지역의 나무들보다 북쪽의 나무들이 단단하다. 폭염엔 겨울이 그립고 한파의 계절엔 차라리 여름이 그립다. 이 디카시를 보는 순간 두 가지의 공존을 느낀다. 우화등선이 되어 떠나간 매미의
빈껍데기와 겨울 숲에 쌓인 하얀 눈을 보며 오뉴월과 동지섣달을 동시에 생각한다.
문득 황지우 시인의 <겨울 나무로부터 봄 나무에로>의 시가 떠오른다.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부르터지면서 / 자기의 뜨거운 혀로 싹을 내밀고
천천히, 서서히, 문득, 푸른 잎이 되고 / 푸르른 사월 하늘 들이받으면서
나무는 자기의 온몸으로 나무가 된다
아아, 마침내, 끝끝내 / 꽃 피는 나무는 자기 몸으로/꽃피는 나무이다
산다는 것이 언제나 봄 가을이면 얼마나 좋으랴. 지구의 기상변화로 인하여 봄 가을은 짧고 더위와 추위의 계절은 길어진다고 한다. 찌는 듯한 더위엔 눈사람 이모티콘을 가슴에 담고, 북풍한설엔 뜨거운 태양 이모티콘 하나 간직하며 살아야하지 않겠는가. 나무의 겨울 이야기를 읽으며 사람의 세상 살아가기 한 편을 읽는다.(조영래)
첫댓글 깊은 겨울에서
뜨거운 여름까지 기운차게
살아내는 그 힘의 원천까지
< 나무의 겨울이야기>
시도 조영래 선생님의 글도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송재옥 선생님*
김종태 시인이 시
조영래 시인의 감상
둘 다 넘 좋아요
시란 이런 것이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