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우리 숙소인 진안 소부 농장 청소를 하고, 이웃집 집사님(어제 우리 동무들에게 피자를 주셨어요.)과 소부가 임실까지 차로 태워주셨어요. 그래서 진안에서 버스타고, 전주에서 기차타는 번거로움이 한결 줄어들어 편히 우리들의 집, 배움터로 무사히 돌아왔지요.
그리고 구절초와 가흔 언니가 맛있는 점심 먹으라고 거마비를 주셔서 순천에 도착하여 맛있는 점심 밥모심을 하고 더욱 가벼워진 걸음으로 오게 되었지요.
어느 하나 생각이나 예상으로 되어진 일이 아니라 그냥 이런 걸음으로 우리는 오고 가게 하시더군요.
고맙고 고마운 마음과 이렇게 저렇게 여러 일들은 뜻하지 않게 경험하게 되는 알수 없음의 묘미를 크게 느끼는 나날이었네요,
마음 모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은 빛.오름식. 날입니다.
사람은 파동이든 입자든 여하튼 빛의 존재라지요.
그런 빛의 존재가 자기 성숙을 위해 하늘과 땅 그리고 천지만물에게 고하는 의식이 빛오름식이라 여겨집니다.
저마다 정성껏, 떨리는 마음으로 수줍지만 용기내어 한해 동안 살고싶은 자신의 바람을 들려줍니다.
짧은 1년 동안이지만 발심發心이자 서원誓願이었어요.
키가 크고 싶고, 힘을 기르고 싶고... 그런 것들이 다른이들을 도와주기 위함이라고 조그만 몸집의 생명들이 이야기 하다니 참 놀랍습니다.
또 동생, 언니들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싶다는 이야기도 많은 동무들이 한결같이 바라는 바였습니다.
자신의 한해살이를- 물론 우리 동무들은 생각보다는 직감으로 자기 바램을 적지만-그려보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려 애써보며 말과 행동의 간극도 느끼게 되고, 의지를 북돋아 보기도 하며 여물어 가는 과정이 오늘의 의식이 아닐까 합니다.
동생들 보러 온 승희 언니,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들, 어머니 교사들 등 오신 분들과 서로 서로 한해 살이의 이야기를 귀 기울어 듣고, 들려주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갓 1학년이 된 야무진 아이라의 발표부터 늠름한 9학년 언니들 까지... 모두 고맙습니다.
천지인 언니들 순례 잘 다녀왔다고 반겨준 모든 분들도 고맙습니다.
순례대장 재민군이 멋지게 인사도 해주셨지요.
7학년 언니들은 하늘과 땅에 뿌리를 둔 건실한 일꾼들이 되라고 호미도 선물로 주셨어요.
아직은 사랑어린학교가 낯설어 쉬이 자신을 이야기하기 힘든 동무도 있었습니다.
조금만 익숙해지면 사랑어린 동무들 사이에 오롯하고 당당하게 서있을거에요.
오늘 우리들의 이야기는 하늘과 땅 그리고 보이지 않는 만물들까지 귀기울려 들었기에 우리의 발걸음을 오롯하게 이끌어 주실겁니다.
우리는 걷고, 기도하고 사랑합니다.
이렇게 큰 소리로 울려진 노래처럼 2025년 한해도 천천히 그 길로 자신의 속도대로 걸어가 봅시다.
당신이 계셔 내가 있습니다.
우리는 사랑어린 사람입니다.
마을인생과 어른이들의 한해 다짐.
소부 생일날 우동이 할머니의 깜짝 선물!
임실 역에서 소부와 마지막 인사!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