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리셀 문제에 달라진 팝업 문화… 꿈빛파티시엘 퀴즈 논란
최근 브랜드와 캐릭터를 활용한 팝업스토어 문화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추억의 애니메이션 팝업 현장에서 전문 되팔이(리셀러)를 걸러내기 위한 즉석 ‘퀴즈 시스템’이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장 방문객 상당수가 입장권을 받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면서, 온라인상에서는 “진짜 팬을 위한 조치”라는 반응과 “지나치게 배타적인 운영”이라는 비판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논란의 중심이 된 행사는 대원씨아이가 주최한 《꿈빛파티시엘》 오리지널 팝업스토어다. 행사는 서울 마포구 AK PLAZA 홍대 애니메이트 홍대점 5층 White hall에서 5월 19일부터 25일까지 일주일간 진행된다. 이번 팝업은 애니메이션 버전이 아닌 원작 코믹스와 일러스트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한국 한정 신규 일러스트와 원화 전시, 한정판 굿즈, 콜라보 카페 등을 함께 운영해 시작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꿈빛파티시엘》은 2008년 일본 만화 잡지 ‘리본(Ribon)’에 연재된 마츠모토 나츠미 작가의 순정만화 작품이다. 한국에서는 2010년 투니버스를 통해 애니메이션 버전이 방영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케이크와 디저트를 만드는 ‘파티시엘’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화려한 비주얼, 개성 있는 캐릭터들로 당시 어린이와 청소년층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얻었으며, 현재는 이를 시청했던 세대가 20~30대 주 소비층으로 성장해 ‘추억의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논란은 행사 첫날과 둘째 날인 19~20일 오전, 현장 대기표 배부 과정에서 발생했다. 주최 측은 행사 초반 혼잡을 대비해 첫 이틀간 입장권 배부 방식으로 운영했으며, 하루 총 10회차로 나누어 시간당 최대 50명씩, 일일 총 500명 규모로 제한 운영했다. 행사 첫날에는 오픈 전부터 방문객들이 몰리며 대기 줄이 AK PLAZA 홍대 건물 외부를 둘러쌀 정도로 길게 형성됐다. 이에 따라 주최 측은 영업 시작 전 방문객들에게 미리 준비한 입장권을 배부했다. 그러나 대기 순서가 되어 입장권을 받으려는 순간, 현장 스태프가 방문객들에게 《꿈빛파티시엘》 관련 퀴즈를 즉석으로 제시하기 시작했다. 만화의 주요 캐릭터 사진을 보여주고 이름이나 작품 속 설정을 맞히는 방식이었다. 문제를 바로 맞히지 못할 경우 작품 속 설정 등을 다시 묻는 방식으로 한 차례 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지만, 추가 기회에도 답하지 못하면 입장권 자체를 받을 수 없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앞에 선 사람들 절반 이상이 탈락했다.”, “두 시간 넘게 기다렸는데 입장도 못 했다”는 후기들이 이어졌다. 이러한 반응에 대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주연 캐릭터 이름을 맞히는 수준이었다”며 “작품을 본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은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주최 측이 이처럼 별도의 공지 없이 퀴즈 시스템을 도입한 배경에는 최근 서브컬처 및 캐릭터 굿즈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리셀 문제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최근 서울숲 일대에서 열린 ‘포켓몬 메가 페스타 2026’이 꼽힌다. 지난 1일 열린 행사에는 14만 명 이상이 몰렸으며, 현장에서 제공 예정이었던 ‘잉어킹 프로모 카드’를 받기 위해 새벽부터 대규모 인파가 몰렸다. 결국 경찰이 현장 통제에 나설 정도로 혼잡이 심해졌고, 일부 행사는 안전 문제로 중단됐다. 이후 해당 카드는 중고 거래 시장에서 30만 원 안팎, 일부는 50만 원 이상의 가격으로 거래되며 리셀 논란으로 이어졌다. 실제 중고 거래 플랫폼에는 ‘잉어킹 프로모 카드 100장 판매’ 게시글까지 올라오며 사재기 의혹이 확산되기도 했다. 희소성이 곧바로 프리미엄 가격으로 연결된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포켓몬코리아 측은 공식 공지를 통해 현장 안전 문제를 사과하고, 프로모 카드 지급 방식을 온라인 접수 형태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이후에는 향후 포켓몬 행사에서도 해당 프로모 카드를 추가 배포하겠다고 안내하며 혼잡 완화와 리셀 문제 대응에 나섰다.
또 다른 사례로는 최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진행 중인 대형 전시회 ‘ONE PIECE EMOTION’이 있다. 해당 전시회는 《원피스》 원작의 명장면과 연출을 중심으로 구성된 공식 전시로, 입장객들에게 한정 특전 카드가 제공되며 큰 관심을 모았다. 주최 측은 리셀 문제를 막기 위해 온라인 예매 기준 1인 1매 제한을 적용했지만, 일부 업자들이 가족이나 지인 계정을 동원해 여러 차례 예매에 나서면서 현장에는 오픈 전부터 긴 대기 줄이 형성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원피스 전시회 줄서기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게시글까지 등장했으며, 현장에서 무료로 제공된 특전 카드가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7만~10만 원 수준에 거래되기도 했다. 수량 제한과 본인 인증 같은 기본적인 제재만으로는 리셀 문제를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온라인에서는 “이 정도면 왜 꿈빛파티시엘 팝업에서 퀴즈까지 냈는지 이해된다”는 반응도 나왔다.
최근 영화 개봉과 함께 출시된 ‘CGV 슈퍼 마리오 요시 팝콘통’ 역시 비슷한 문제를 불러왔다. 해당 상품은 영화관에서 팝콘을 담아 판매하는 한정 굿즈로, 닌텐도 게임 캐릭터인 ‘요시’ 모양을 그대로 구현한 입체형 팝콘통이다. 영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의 인기에 힘입어 출시 직후부터 구매 경쟁이 벌어졌고, 일부 업자들이 지인까지 동원해 여러 CGV 지점을 돌며 제품을 대량 구매했다는 글이 온라인상에 확산됐다. 이후 정가 2만9000원인 상품이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최대 3배 수준 가격으로 거래되며 논란이 커졌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정작 영화를 보러 간 사람은 구매하지 못한다”, “리셀러 때문에 진짜 팬들만 피해 본다”는 불만이 이어졌고, 결국 CGV는 1·2차 판매 물량 소진 이후 추가 생산과 3차 판매를 결정했다. 온라인에서는 “리셀러를 제대로 저격한 조치 같다”, “사재기한 업자들이 타격을 입게 됐다”는 반응이 이어졌으며, 이후 업계에서도 추가 생산과 구매 제한 등 리셀 대응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최근 캐릭터와 애니메이션 굿즈 시장에서는 한정판 상품과 희소성을 이용한 되팔이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실제 팬들이 새벽부터 줄을 서고도 상품을 구매하지 못하거나, 정가보다 훨씬 비싼 가격으로 재구매해야 하는 상황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5 콘텐츠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전국 10세 이상 국민 65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캐릭터 콘텐츠 이용률은 38.7%로 집계됐다. 이는 음악에 이어 주요 콘텐츠 소비 영역으로 자리 잡은 수준이다. 캐릭터와 서브컬처 시장이 거대한 소비 시장으로 성장하면서, 리셀 문제 역시 함께 심화되고 있다.
특히 이번 《꿈빛파티시엘》 팝업은 일주일이라는 짧은 운영 기간에 한국 한정 원화 굿즈까지 포함되어 있어 리셀 대상이 되기 쉬운 조건이었다. 이에 주최 측은 사전에 문제를 공부하고 오는 것을 막기 위해 공지 없이 현장 퀴즈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행사 초반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다른 대형 팝업스토어에 비해 관련 굿즈 리셀 게시물이 상대적으로 적게 올라왔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온라인에서는 이를 두고 찬반 의견이 엇갈렸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네티즌들은 “캐릭터 이름도 모른 채 첫날부터 오픈런을 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리셀러를 걸러내는 데 효과적인 방식 같다”, “다른 팝업에도 도입됐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SNS에서는 “요즘 덕질판 리셀 문제가 심각한데 속이 시원했다”, “진짜 팬들에게 우선권을 준 것 같다”는 게시글이 높은 공감을 얻기도 했다.
반면 운영 방식이 지나치게 갑작스럽고 배타적이었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일부 이용자들은 “어릴 적 가볍게 본 작품이라 캐릭터 이름까지 기억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림체나 전시가 좋아서 방문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 “사전에 공지했어야 했다”는 의견을 남겼다. 또 “두 시간 동안 줄을 서게 한 뒤 현장에서 탈락시키는 방식은 과도하다”, “여러 사람 앞에서 문제를 틀리고 돌아가야 했던 점이 부담스러웠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한 현장 관계자는 사전에 공지가 없었다는 방문객들의 항의에 대해 “문제를 맞힌 팬만을 위한 팝업”이라고 응대했으며, 이를 두고 지나치게 공격적인 대응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주최 측은 행사 초반인 5월 19일과 20일 이틀 동안만 입장권 배부 과정에서 퀴즈를 진행한다고 안내했다. 5월 21일부터는 입장권 배부 없이 자유 입장 방식으로 운영되며, 현장 상황에 따라 정리권 배부 방식으로 변경될 수 있다. 또한 작가 사인회가 예정된 5월 23일은 사인회 종료 이후 일반 방문이 가능한 것으로 공지됐다.
권지윤대학생기자